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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장벽.jpg

 

  미혼 시절에는 이성에 반하는 타입이 다채롭다. 남자들은 공히 곱게 빗어 넘긴 생머리에 청순가련형의 인상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시선을 놓지 못한다. 반면 여성들은 과묵한 남자에 끌린다. 촐싹대고 말이 많은 남자보다는 묵직한 인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남자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걔중에는 독특한 성향에 끌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매력에 빠져드는 것이다. 소위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랄까? 분명히 안하무인에 행동거지가 반듯하지 못한데 빠져들고 만다.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평범하기보다는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여성에게 홀리고 만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쏘는 스타일이다. 표현하기 힘든 뭔가 잡아당기는 듯한 매력을 지닌 이성에 매료된다. 결혼생활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부부는 더 이상 상대를 위해 에너지를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덤덤해진 부부사이를 위협하는 것이 바로 톡 쏘는느낌이다. 과연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순간이요, 스쳐지나가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허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잠시 떠오르는 신기루를 진짜 오아시스로 알고 그것을 잡으려 한다.

 

  희대의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남아있다. “나는 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소유했다. 젊음, 건강,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 등. 나는 하루에도 수백 통의 팬레터를 받고 있다. 그런데 내 마음은 왠지 공허하다. 행복을 찾고 찾다가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그녀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우를 범하고 만다. 평범 속에 숨어있는 진리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톡 쏘는허상을 좇다가 화를 당하고 만다.

 

  개구리는 보통 파리 같은 곤충을 잡아먹는데 꼭 꿀벌만을 고집하는 개구리가 있었다. 벌침에 쏘이기라도 하면 아주 치명적일 수 있는 데도 여전히 꿀벌만을 잡아먹기를 즐겼다. 다른 개구리들이 걱정스레 물었다. 그 때 그 개구리가 하는 말 , 톡 쏘는 맛이 좋더라!” 그렇다. 어쩌면 남자들은 톡 쏘는 맛이 좋아 꿀벌을 잡아먹고 싶어 하는 개구리인지도 모른다.

 

  사냥할 때 실제 사냥감을 발견하고 활을 쏘거나 창을 던지는 것, 사냥감을 따라 초원을 달리며 사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걷기, 사냥감이 다니는 길목에서 숨죽이고 기다리기도 톡 쏘는 맛의 연장이다. 그렇게 톡 쏘는 맛. , 적당한 긴장이 있는 그 순간이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영국의 대상관계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컷(D.Winnicott)은 이것을 ‘Real’‘Unreal’ 이란 말로 설명했다. , 반복되는 일상에서 ‘Unreal’ 해지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Real’ 한 상태로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게 된다는 논리이다. 이를테면 놀이동산에서 무서운 기구를 골라 타는 이유도 되고, 여름철에 흉가체험 같은 것을 할 때,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고 결심에 결심을 하지만, 삶이 ‘unreal’ 해 지면 다시 찾아가는 것과 같다.

 

  외도의 메카니즘을 이것으로 설명하는 부부상담가들도 많다. 그러니까 외도하는 목적이 육체적 쾌감 자체가 아니라 아내에게 들킬까 말까?’하는 그 상태가 바로 ‘Real’한 상태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뒷조사를 하고 캐내고 사실을 확인하고 추궁해 들통 나게 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빌 지라도 그것이 곧바로 ‘Unreal’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머지않아 그 짓을 또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다분히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뭔가 ‘Real’해 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거나 함께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보아야만 한다. 함께 할 수 있다면야 부부로서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부부사이의 fun time이 많아지는 것도 되고 또 삶이 real 해 지는 경험을 계속하게 되니 더욱 행복해 질 것이다. 일순간의 자극보다는 평범함 속에서의 참 행복을 족한 줄 아는 지혜가 그래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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