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71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동수.jpg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힘들지만 언니 집으로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아요” 장애를 가진 자매의 하소연이다.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저는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뇌성마비 1급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매(35)는 지난 2000년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해지자 서영숙 목사가 운영하는 비인가 시설 ‘평안의 집’(전주시 태평동)에 맡겨졌다. 그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며 힘든 점도 있었지만 목사님의 헌신과 노력으로 그동안 안정적으로 지내왔다”고 장애인 시설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자매는 언니네 집에서 생활하던 일을 ‘악몽’이었다고 털어놨다. “내 앞으로 나오는 월 30만원의 장애 수당을 한 푼도 주지 않았고 언니 부부는 내 앞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행위를 해서 정신적으로 시달리는 등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언니는 불과 6개월 만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동생을 교회로 돌려보냈지만 얼마 있지 않아 다시 찾아와 “동생을 내 놓으라”며 보호자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서 목사가 동생을 납치했다며 경찰과 검찰, 시청에 민원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장애를 가진 자매는 “언니가 나를 다시 데려가려고 하는 것은 올해부터 장애수당이 10만원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며 “제발 나를 데려가지 못하게 해 달라”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가련한 자매는 현재 ‘장애우 권익 문제연구소’와 연계해 언니 부부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하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동수”이야기를 하자. 동수는 매일 엄마가 업어서 등하교를 시켜야 하는 장애아동이다. 하지만 동수는 보통 아이들처럼 칠판 앞에 나가 수학 문제도 풀고, 운동회 때는 달리기도 한다. 어느 날 순찰대의 경찰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나타났다. 매일 동수의 등하교를 책임져 주기로 한 것이다. 아이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으며 경찰 오토바이로 등하교를 하던 동수는 매스컴을 탄다. 인터뷰를 하고, 각종 연출된 사진도 찍으며 동수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러면서 이상한 기류가 학교에 흐르기 시작하였다. 인터뷰를 하러 운동장에 나갈 때는 업어주면서 기자들이 다 돌아가고 난 다음에는 혼자 기어서 돌아오게 만드는 담임선생님. 기사가 실린 신문을 100부나 주문한 교장 선생님. “각반 게시판에 붙여놓으라”고 지시하는 교감 선생님등등…. 그런데 그 후부터 동수를 돕던 경찰 아저씨가 자취를 감춘다. 기사 덕분에 표창장을 받고 승진을 해서 다른 경찰서로 옮긴 것이다. 특별한 대접을 원하지 않았던 동수에게 특별한 대접을 해주더니 자기 욕심을 채우고는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한참이나 연락이 없던 그 경찰 아저씨는 갑자기 커다란 선물을 안고 학교에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는 자신이 동수에게 한일에 대하여 경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달라고 부탁한다. 끝까지 자기 욕심만 채우는 사람이다. 앞에 등장한 “뇌병변 장애 자매” 그리고 “동수”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은근히 분이 올라왔다. “아니,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기가 막혔다. 나약한 장애인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동생 앞으로 나오는 장애인 수당을 가로채는 언니, 동수를 이용해 선심을 쓰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경찰아저씨. 너무 비열하지 않은가? 그러면서 잠시 생각을 했다. 그런 야비한 행각을 하는 사람들이 그들뿐일까?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80년대 후반, 나는 천호동 “동부 교회” 중고등부 학생회를 지도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서 의견이 나왔고 그해 가을부터 “고아원 돕기 바자회”를 열게 되었다. 성도들과 마을 주민들의 협조로 예상보다 많은 수익금을 모을 수 있었다. 수소문 끝에 고아원을 선정하고 학생, 교사들과 고아원을 찾았다. 낙후된 시설에서 살고 있지만 밝고 순수한 그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우리는 사진을 절대 찍지 않았다. 정성이 담긴 성금과 선물을 전달하고 함께 예배를 드린 후 돌아섰다. 묘한 행복감이 솟아올랐다. 함께 갔던 지체들의 상기된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1.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17290
    Read More
  2.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17416
    Read More
  3.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17971
    Read More
  4.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18048
    Read More
  5. 컵라면 하나 때문에 파혼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
    Views18051
    Read More
  6. 우리 애가 장애래, 정말 낳을 거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
    Views17918
    Read More
  7. 반 고흐의 자화상

    누구나 숨가쁘게 삶을 달려가다가 어느 한순간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화가들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자화상을 그린다. 뒤...
    Views18056
    Read More
  8.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18132
    Read More
  9.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24617
    Read More
  10.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18878
    Read More
  11.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19746
    Read More
  12.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18726
    Read More
  13.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19246
    Read More
  14.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18666
    Read More
  15.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19089
    Read More
  16.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19710
    Read More
  17.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20498
    Read More
  18.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18998
    Read More
  19.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19487
    Read More
  20.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199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