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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기쁨의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토록 원하던 일들이 성취되는 순간이나 생각지 않았던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나타날 때이다. 올림픽이 온 세계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올림픽 자체가 감동 덩어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몇 시간, 단 몇 분, 아니 100m 육상경기는 몇 초 만에 승부가 결정이 난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각고의 시간은 측량하기조차 힘들다. 그 한순간의 승리를 위해 청춘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쏟아야 했던가? 그런 환희의 시간을 통해 사람은 살맛을 찾고 지난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살고 있다.


요사이 우리 밀알선교단원들은 이런 감격 속에 살고 있다. 설립 27년 만에 성전 입당의 은혜를 입은 것이다. 27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육신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 밀알은 탄생했다. 예수님이 성경 요한복음 9장에서 “장애는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려함이라”는 영원불변의 진리를 믿고 필라 밀알은 27년을 달려왔다. 그런 우리에게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선물이 주어졌다.

밀알선교단의 가장 큰 목적은 “장애인”들을 복음으로 새롭게 하는 것이다. 인식이 개선되고 배려가 많다 해도 장애인은 여전히 가장 약하고 그 누구의 도움이 없이는 운신할 수 없는 부류이다. 그런 가장 낮은 곳에서 사역해야 하는 밀알의 고충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언제나 장애인들을 우선하고 그분들의 편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힘이 되어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일을 즐거워하며 행복의 단계에 들어간 것은 은총이 아닐수 없다.

27년 동안 많은 장소를 옮겨 다니며 사역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교회의 공간을 빌려서 시작을 했고 내가 알고 있는 곳만 세 곳은 넘을 듯싶다. 그러다가 밀알은 브니엘장로교회를 만난다. 내가 부임하기 전에 일이라 어떤 경로로 그곳으로 입주를 하게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브니엘장로교회는 학교건물이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드나들기가 용이하고 교실이 많아 분반활동을 하기에 좋았다. 특히 옆에 공원이 있어 장애아동들이 돌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 세월이 12년이니까 밀알선교단에 있어서 평생 잊어서는 안 될 은인 교회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교회가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만 하였다. 생각처럼 쉽게 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기적을 체험한다. 랜스데일에 위치한 한인교회로부터 건물을 기증받는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2개월을 그냥 사용하다가 드디어 지난 11월 2일(주일) 오후 5시. “입당감사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세차게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뚫고 사람들은 모여들었다. 180석이 맥시멈인 예배당에 무려 250명의 성도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예배가 시작되고 찬송 “오신실 하신 주”를 부르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졌다.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목이 메어 찬송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 가까스로 절제를 하며 사회를 이어갔다. 시종 예배는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 물 흐르듯 드려졌다.

하나님은 우리 필라 밀알선교단을 긍휼히 여기시고 멋진 예배당을 허락해 주셨다. 더 많은 장애인들을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품으라고 말이다. 분주한 삶속에서 열일을 젖혀놓고 찾아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많은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갈 곳이 없어 기도만 하고 있던 우리에게 하나님은 한 교회와 목회자의 마음을 감동하셔서 큰일을 이루셨다. 입당감사예배를 드리며 눈물을 흘리던 우리 밀알가족들의 기쁨을 알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감격 그 자체이다.

이제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장애인 선교의 꿈을 펼쳐 가리라! 장애로 아파했던 지난날들을 은총으로 여기며 간증으로 삼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하며 말이다. 감사할 뿐이다. 고마울 뿐이다. 이 감격, 감동을 가슴에 담고 이 땅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련다. 동포여러분! 우리 밀알에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당신이 있어 밀알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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