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7:50

아쉬움 2/20/2015

조회 수 627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패배.jpg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렸던 AFC(아시안 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은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나는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는 최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55년 동안 아시안 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갔다. 금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하여 분위기를 쇄신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실점 없이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가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번에는 결승 상대인 호주를 제압하고 55년의 한을 풀어주기를 고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준우승이었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2:1 스코어로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다.

선수 중에는 “차두리”라는 명장이 끼어있었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것이 신인시절부터 세간에 관심을 끌었다. 작년, 월드컵 때는 부자가 나란히 앉아 축구해설을 하는 모습을 보여 선수생활은 마감한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수비수로 나서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결승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냈다. 어린 후배 선수들을 독려하며 35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두리는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에 걸 맞는 강한 인상을 선사했다. 공식은퇴를 앞두고 출전한 차두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멋지게 대미를 장식해 주기를 원했건만 그 기대는 무너졌다.

작년 이맘때에 열렸던 소치 올림픽에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은퇴를 번복하며 대회에 출전했다. 역시 김연아는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피겨스케이터에게는 버거운 연령이었지만 모든 종목에서 그녀는 최상의 기량을 선보였다. 파이널 경기가 열리던 날, 온 국민은 김연아가 멋지게 금메달을 목에 걸며 동계올림픽2연승의 명예를 안고 은반을 떠나가기를 기대하며 경기 장면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주최국 러시아에 텃세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뒤섞이며 은메달로 만족을 해야만 했다. 아쉬움을 넘어서서 분이 올라오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이처럼 인생을 살다보면 땅을 치고 안타까워해야하는 아쉬운 순간들을 지나야 할 때가 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사랑이 뭔지도, 사랑할 줄도 모르는 시절에 스쳐지나가듯 이성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월이 지나며 “왜 그걸 몰랐지!” 아쉬워하며 나름대로 첫사랑을 미화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뿐이랴! 인생의 고비 고비마다 얼마나 많은 기회들을 놓치며 아쉬움 속에 살고 있는가?

공부할 기회, 사업할 기회, 직장을 잡을 기회가 있었다. 예민한 이야기지만 결혼도 마찬가지이다. ‘그때 그 여자(남자)를 나는 왜 마다했던가? 왜 나는 그때 그곳에 안 갔을까? 왜 나는 그때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그때 나는 참지 못했을까? 왜 나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우리얘기를 하자. ‘왜 나는 영어 공부를 그리 안했을까? 미국에 오려면 진작에 올 것을 왜 나는 뒤늦게 미국에 왔던가? 아이들이 보다 어릴 때에 신앙을 심어주었을 것을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 가슴에 신앙을 심지 못했을까?’

내 삶에도 아쉬움이 한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장애”의 덫은 평생 아쉬움의 한숨을 토하게 한다. ‘왜 나는 장애인이 되었을까? 장애가 없었다면 보다 더 풍요롭고 멋진 삶을 살았을 텐데’ 남들은 평범하게 모든 것을 누리며 정도(正道)를 걸어가고 있을 때에 나는 저 뒷전에서 고통을 겪으며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철저히 무시되고 불이익을 당하는 아픔을 감내해야만 하였다.

그러면서 내가 자주 내뱉는 말이 있다. “그래, 인생은 다 아쉬움을 안고 가는 거지!” 자조적인 넋두리이지만 짧은 순간 위로가 된다. 아시안 컵은 다시 돌아온다. ‘김연아’는 떠났지만 또 다른 신예가 그 자리에 서며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아쉽지만 의연하게 그 인생의 파도를 견뎌낼 때에 생각지 못했던 위로와 환희가 아쉬움의 자리를 메워주며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힘을 내자! 아쉬움 없는 완벽한 인생이 어디 있으랴! 아쉬움이 있기에 겸손할 수밖에 없질 않은가?그 아쉬움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예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면 그 아쉬움은 고마운 아쉬움이다.


  1. 컵라면 하나 때문에 파혼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
    Views16747
    Read More
  2. 우리 애가 장애래, 정말 낳을 거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
    Views16731
    Read More
  3. 반 고흐의 자화상

    누구나 숨가쁘게 삶을 달려가다가 어느 한순간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화가들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자화상을 그린다. 뒤...
    Views16761
    Read More
  4.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16816
    Read More
  5.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23180
    Read More
  6.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17633
    Read More
  7.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18473
    Read More
  8.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17593
    Read More
  9.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18077
    Read More
  10.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17544
    Read More
  11.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17910
    Read More
  12.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18450
    Read More
  13.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19310
    Read More
  14.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17996
    Read More
  15.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18487
    Read More
  16.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19035
    Read More
  17. 배캠 30년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안타깝게도 음악을 접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TV를 틀면 다양한 음악 채널이 잡히고 유튜브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듣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였다. 길가 전파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Views18339
    Read More
  18. 부부의 세계

    드라마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을까? 종영이 된 지금도 <부부의 세계>는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가족 드라마라 생각하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을 겸...
    Views18477
    Read More
  19. 학습장애

    사람은 다 똑같을 수 없다. 공동체에 모인 사람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장 · 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는데 음악성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천재적인 작품을 그려내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Views19189
    Read More
  20. Small Wedding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우리 세대는 결혼적령기가 일렀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처녀, 남성은 30에 이르르면 노총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태가 변했다. 이제는 30이 넘어도 ...
    Views1922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