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9:04

패치 아담스 5/1/2015

조회 수 784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7352326_orig.jpg

 

 

2014년 8월 비보를 들었다. 영화배우(희극)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20년 전 상담을 공부하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갔다. 상담을 공부하기 2년차 새 학기에 한 젊은 교수가 강단에 섰다. 미국 하버드에서 상담학을 전공한 “오제은 박사”였다. 그는 나이도 젊었지만 강의 패턴이 아주 특이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소등을 하더니 영화를 틀기 시작했다. 그것도 수업 시간에…. 강의실에 설치된 멀티비젼에 상영되기 시작한 영화는‘패치 아담스’였다. 바로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였다.

영화 <패치 아담스>는 잔잔한 감동이 있는 수준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픽션이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 주인공이 뛰어난 미남이 아닌 평범한 인상의 배우 바로 ‘로빈 윌리엄스’였다는 것이 영화에 금방 빠져들게 만들었다. 의사란 사람들이 가장 약할 때 만나야 하는 가장 어려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패치 아담스>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환자와의 치유가 아닌 병의 퇴치에만 집착하는 의사들을 흔히 보아온 우리들에게 패치 아담스와 같은 인물이 실존한다는 사실은 그 치료 방법의 실효성과 관계없이 이채로와 보일 수밖에 없었다. 반창고라는 뜻의 ‘패치’를 이름으로 사용한 괴짜의사 헌터 ‘패치’ 아담스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는 것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헌터 ‘패치’ 아담스는 영화에서처럼 어린 시절 정신과 치료를 받는 도중, 딱딱한 의료방식이 아니라 웃음이 가져다주는 치료효과에 눈을 뜨면서 의대에 진학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60년대 말, 70년대 초에 버지니아 대학 의대에 다닌 그에 대해 학적부에 “극도로 행복함”이란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그의 대학 생활이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처럼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교수들로부터 “광대가 되려거든 서커스에 가봐라”라는 핀잔을 자주 들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의 행동은 파격적이었다.

그가 대학을 졸업 한 후 자신의 의료 철학을 실현할 목적으로 게준트하이트 병원(註-게준트하이트:독일어로 건강이란 뜻, 미국에서는 건강을 기원하는 인사말로 쓰임)을 설립 해 운영을 시작 했을 때만해도 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괴짜의사에 불과했다. 그러던 그와 그의 병원이 본격적으로 언론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였다. 버지니아 주 서부에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장소에 만들어진 병원. 40병상짜리 그 작은 병원에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료 클리닉,알츠하이머병 등의 전문 클리닉, 음악과 연극을 위한 공연장 그리고 환자의 자녀를 위한 학교 등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 당시의 미국 사회에 신선하게 보였던 것이다.

특히 각지에서 모여든 예술가들과 명상가들이 환자들에게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해 즐거움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사실은 게준트하이트 병원을 일약 의료혁명의 메카처럼 언론에 비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헌터 ‘패치’ 아담스 또한 괴짜의사가 아닌 한사람의 진지한 의료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런 사회적 인정은 동시에 많은 동조자들을 만들어 냈다. 그가 시작한 “웃음을 통한 치료”에 동참하는 의사들이 모여 만든 미국 유모어 치료요법협회의 성장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는 1993년 <게준트하이트>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많은 헐리우드 제작자들에게 호감을 얻은 결과 영화 “패치 아담스”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은 그가 보통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음을 증명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영화 <패치 아담스>를 보다보면 어느 샌가 그 속에 내가 들어가 있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심각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심각한 것만은 아니다. <패치 아담스>에는 웃음이 있다. 감동과 눈물이 있다.

그 영광스러운 졸업식장에서도 모든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기꺼이 우스꽝스러운 복장(다소 망측스러움?)을 연출하는 주인공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초여름의 향기를 맡으며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패치 아담스>를 감상하며 삶의 에너지를 충전해 보는 것은 어떠실지!


  1.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17416
    Read More
  2.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17552
    Read More
  3.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18035
    Read More
  4.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18121
    Read More
  5. 컵라면 하나 때문에 파혼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
    Views18074
    Read More
  6. 우리 애가 장애래, 정말 낳을 거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
    Views18070
    Read More
  7. 반 고흐의 자화상

    누구나 숨가쁘게 삶을 달려가다가 어느 한순간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화가들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자화상을 그린다. 뒤...
    Views18135
    Read More
  8.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18184
    Read More
  9.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24671
    Read More
  10.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18924
    Read More
  11.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19783
    Read More
  12.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18771
    Read More
  13.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19305
    Read More
  14.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18695
    Read More
  15.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19119
    Read More
  16.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19732
    Read More
  17.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20534
    Read More
  18.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19011
    Read More
  19.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19502
    Read More
  20.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2001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