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Sweet Home

by 관리자 posted Feb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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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가정.jpg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앙케이트 추억 집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 질문은 대개 당신이 생각하는 나는? 당신의 취미는? 당신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등등이었다. 그렇게 내려가다가 만약 당신에게 백만원이 생긴다면 어디에 쓰시겠습니까?”라는 설문이 주어졌다. 그 당시 어머어마한 액수였다. 대학시절이 되니 당신에게 1억이 생긴다면?”으로 이제는 당신에게 10억이 생긴다면?”으로 진화되었다. 화폐가치가 이처럼 차이가 나고 만 것이다.

 

  사람들은 돈의 가치를 너무 높게 책정한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은 진정성이요. 삶의 태도이다. 오랜 친구와 어린 시절을 회고해 보았다. 그 친구의 형제는 장장 10남매이다. 좁디좁은 방에 부모님과 어린 형제들이 자고 조금 장성한 형, 누나들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상상이 안간단다. 하지만 그런 소박하고 넉넉지 못한 공간에서 가족이라는 아름다운 꽃은 풍성히 피어났다. 그때 비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집은 대궐중에 대궐이다. 언제든 수도꼭지만 돌리면 뜨거운 물이 쏟아지고 추운 겨울날에도 안방에 있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니 말이다.

 

  가정은 인류 형성의 가장 기초단위이다. 사람이 처음 태어나 삶의 모든 것을 배워가는 공간이요, 영역이다. 실망하며 좌절을 알게 되고 반면 웃음과 즐거움 속에서 정서를 함양한다. 그 가장 기본단위는 부부이다.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는 엽기적인 사건의 주인공들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희생양들이며, 가정의 따스함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가련한 존재였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흐름을 따라 나이가 차서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자녀교육에는 관심도 없이 방관하는 사이 사회의 악을 끼치는 괴물로 변해 간 것이다.

 

  가정은 부부를 중심으로 자라나는 자녀를 일컫는다. 또한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인 집을 포함한 생활 공동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물고기는 물속에 살면서 물의 고마움을 모르고, 사람은 가족과 같이 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모른다. 소중한 것일수록 우리는 그 존재를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가정은 최고의 안식처여야 하며 사랑과 이해로 서로를 감싸주는 요람이어야 한다. 가정은 댓가없는 희생과 베풂이 가득한 곳이다. 나무의 뿌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역할까지 못보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1852410일 유럽 각지를 방랑하던 미국 시민 존 하워드 페인이 알제리에서 사망했다. 31년이 지난 뒤 군함으로 그의 유해가 본국으로 운구되어 졌다. 유해가 뉴욕에 도착하던 날 부두에는 뉴욕시가 생긴 이래 최대 인파가 몰려들었다. 대통령과 국무위원, 수 많은 시민들이 조의를 표했다. 그는 권력자도, 돈 많은 재벌도, 위대한 과학자도 아니었다. 평범한 시민이 어떻게 전 미국인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가 작사한 한 곡의 노래 때문이었다. 바로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로 시작되는 명곡 <즐거운 나의 집>(원제:Home, Sweet Home)이다. 그가 이 노래를 지은 것은 프랑스 파리에서 돈 한 푼 없는 비참한 떠돌이 생활을 할 때였다. 평생 결혼을 하지 못했던 그는 가정이 없는 외롭고 처절함을 맛보았기에 가정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가정에서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이 가사를 썼다.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기에 그 어떤 유명한 작가보다도 더한 존경을 받았다.

 

  돈으로 좋은 집은 살 수가 있어도 좋은 가정은 살 수가 없다. 유산다툼을 하는 부자보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하는 서민이 풍요롭고 행복하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