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참 어렵다!

by 관리자 posted Dec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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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을 갈구하다가 사랑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요람으로부터 무덤까지 사람은 사랑을 위해 살다간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랑을 받아 행복해 하기도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구걸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평생 사랑을 베푸는 것에 가치를 두는 인생도 있다. 톨스토이는 그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산다”고 했다. 그렇다. 사랑에 피폐하면 인생도 곤고하다. 사랑을 풍성히 먹고 사는 사람은 날마다 행복하다. 그런데 그 사랑이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 세대는 쉽게 사랑을 표현하는 시절을 살지 못했다. “사랑하는 줄 알면 되지. 꼭 표현해야 아나?” 그것이 우리 시대의 미덕이었다. 부부사이나, 부모와 자식 간에도 지금처럼 머리위로 ‘하트’를 날리는 장면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요사이는 사랑 표현을 잘도 한다. 입만 열면 “사랑합니다.”가 나올 정도로 사람들은 사랑표현 자동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참 사랑이 있는가?’라고 묻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 참 어렵다.

 

사람이 태어나면 부모를 만난다. 출생서열에 따라 성격형성이 아주 뚜렷하고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본다. 옛부터 형제가 많은 가정의 자녀들이 온순하고 성격이 좋은 것은 어릴 때부터 서열을 통해 사회생활을 익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자녀일수록 때가되면 너무도 쉽게 떨어져 나간다. 부모가 쏟은 사랑의 대가가 무색할 정도로 매정하게 돌아선다. 반면 교육의 기회는 윗 형제들에게 빼앗기고 부모에게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한 자녀는 평생을 부모 곁에서 맴돌며 사랑 받기를 고대한다. 효도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사랑 참 어렵다.

 

자라나며 이성을 만나고 사랑을 한다. 젊은 날에 우리는 얼마나 사랑이라는 이름 때문에 잠을 못 이루었던가? 다가가면 멀어지고 새침하면 다가오고 그렇게 사랑을 알아가며 배우자를 만난다. 사랑하기에 결혼을 하고 평생을 같이 있고 싶어 부부가 되지만 그게 만만치를 않다. 왕년에 농구 스타였던 “서장훈”이 이혼을 하고 몇 해가 지난 뒤에 “물론 안 맞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다 맞추고 인내하고 참으며 사는 것이 부부생활이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그걸 못했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내가 참 모자란 인간이라는 것을 여러 가지로 느꼈습니다.”라고 고백을 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좋아하고, 하는 그대로를 만족하는 것이다. 더 이상의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더 이상의 변화를 바라지도 않아야 한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기뻐하며 살아야 한다. 사람은 기대를 통해서가 아니라 사랑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야 한다. 내가 변하면 상대가 변하기 시작한다. 사랑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은 사랑만이 사랑을 낳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참 어렵다.

 

 목회가 힘이 드는 것은 교회에는 사랑에 배고픈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다. 일단 영적으로 풍족함을 느끼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영적으로 갈급해지면 보채기 시작한다. 마치 아이가 엄마의 젖이 모자라면 투정을 부리듯이 말이다. 영적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때에 성도들은 불평하기 시작한다. 저만치서 사랑을 고대하며 사는 부류가 있는가하면 전투적(?)으로 사랑을 쟁취하려는 사람도 있다. 관심 받고 싶어 하고 항상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 담임 목사 옆에 있고 싶어 하는 분들로 인해 교회 분위기는 묘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목회가 참 어렵다.

 

 사랑을 알지도 못하고 할지도 모르면서 사람들은 사랑을 원한다. 나는 장애인 사역자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 정말 장애인들을 사랑하니?”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그래서 나는 기도하다 많이 운다.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내가 못나보여서이다. 참 사랑을 알지도 못한 채 흉내만 내고 있는 내가 밉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애를 써도 사랑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