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04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극장.jpg

 

 

 이미 영화가 시작된 극장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더듬거리며 자기가 예약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고역이다. 그런데 이미 극장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볼 때는 그런 사람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환히 보이는 극장 안을 어쩔 줄 모르며 걸어올라 오는 모양이 그렇게 재미질수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동공이 열리며 서서히 극장 안에 모든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극장 문을 마주치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들어서기도 한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때가되면 보이는 것이 인생이다.

 

어릴 때는 이해가 안 가던 부분들이 나이가 들어가며 깨달아 지기 시작한다. 미쳐버리고 죽을 것만 같았던 상황이 시간이 흐르며 안개가 걷히듯 풀려가는 것이 인생이다. 왜 내 부모님은 그런 삶을 사셨을까? 왜 누구의 부모처럼 탁월하지도 못하고 내게 ‘금 수저’를 물려주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간직한 채 살아가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그것이 내게 가장 적합한 최고의 환경”이었음을 깨달으며 인생은 깊어간다. 모든 것이 주어져도 만족은 없으며 내가 평생을 목적으로 달려왔던 그 무엇을 움켜쥐는 순간 또 다른 허탈감에 허덕여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20대 초반. 대학진학도 막히고 몸이 성치 못하기에 취직도 못한 채 하루 놀고 하루 쉬는(일명:백수)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우연히 마주친 고교동창생과 다방에 마주 앉았다. 대뜸 “재철아, 다들 네가 미국에 갔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일이냐?”라고 물어온다. 전혀 뜻밖에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누가 그래? 생뚱맞게 미국은 무슨 미국?” 학창시절에 워낙 활동적이었던 내가 두문불출하니 누군가에 입에서 장난처럼 새어나온 말이 풍문을 만들었던 모양이다. 졸지에 나는 미국에 간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제 생각한다. 그때 그 소리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었어야 한다는 것을. 왜 나는 20대에 미국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물론 그 시절은(1970년대) 특별한 계층이 아니면 외국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던 때이다. 그때 막 들어온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를 타는 것조차 쉽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누가 외국에 간다고 하면 가족은 물론 친척, 지인들까지 공항에 나가 손을 흔들며 떠나보내던 때이다. 젊은 세대는 이런 말을 들으면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로 치부할는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70년대, 아니 60년대에 미국에 오신 분들을 나는 진정으로 존경한다.

 

 이왕 오려면 20대에 미국을 왔어야 했다. 왜 나는 장애인에 대한 극심한 편견이 난무하는 나라를 벗어날 꿈을 꾸지 못했을까? 보다 큰 포부를 품고 모험을 감행하지 못했을까? 이것이 나이가 들어가며 가지는 커다란 아쉬움이다. 가만히 상상을 해 본다. 그때 미국 땅을 밟았다면 새롭고 큰 발걸음을 내디디지 않았을까? 물론 죽도록 고생을 했을지 모르지만 내 삶은 엄청난 역동성을 가지고 지금보다는 완연히 다른 방향으로 지경을 넓혔으리라!

 

 20세기 프랑스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로맹 롤랑>은 “인생이란 15분 늦게 들어간 영화관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결국 인생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놓쳐 버린 15분의 줄거리를 찾기 위해 뭔가에 집착을 한다. 15분의 이야기를 놓친 영화는 보는 내내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입만 열면 “왕년에!”를 찾는 사람이 있다. 과거에 화려했던 삶, 소위 잘 나가던 때, 모두에게 추앙받을 뿐 아니라 돈이 몰려오던 때를 회상하며 아쉬워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결코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인생은 철저히 오늘을 사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회상과 추억은 삶의 윤활유일 뿐이다. 지금 내가 살아야 할 곳은 ‘여기’이다. 지나간 것은 지난 간대로 가슴에 묻고 현재를 살아야 한다. 모든 면에서 만족하며 평생을 환희 속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미 놓쳐버린 15분에 집착하기보다 지금 주어진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잃어버린 15분도 어렴풋이 자취를 드러내며 인생의 스토리를 완성하게 된다.

 

 내가 20대에 미국에 왔다면 아마 지금 내게 주어진 것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그분의 섭리를 그래서 찬양한다. 인생은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보물창고이다.

 


  1.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한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님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는다. 실로 결혼은 “종합 예술”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세상에서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며 산다...
    Views16868
    Read More
  2. 어느 장애인의 넋두리

    나는 지체장애인이다. 어릴 때부터 온몸을 흔들고 다니는 것이 수치스러워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살아왔다. 이제 내 나이 스무살. 모든 것이 예민해지는 세대를 살고 있다. 요사이 아는 누나와 ‘썸’아닌 ‘썸’을 타고 있다. 누나는 청...
    Views18149
    Read More
  3. 여름을 만지다

    지난 6월 어느 교회에서 주일 설교를 하게 되었다. 예배를 마치고 친교시간에 평소 안면이 있는 집사님과 마주앉았다. 대화중에 “다음 주에 한국을 방문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외쳤다. “여름에 한국엘 왜가요?” 잠시 당...
    Views17042
    Read More
  4. 남자는 애교에, 여자는 환심에 약하다

    “애교”란? “남에게 귀엽게 보이는 태도.”이다. ‘애교’는 여성의 전유물처럼 보이지만 이제는 애교 있는 남자가 인기 있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귀여운 여자”라는 별칭을 얻으려면 몇 가지 특...
    Views32752
    Read More
  5. 전철 심리학

    한국에 가면 가장 편리하고 눈에 띄는 것이 대중교통 수단이다. 특히 전철노선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 속속 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다. 전철의 좌석배치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서인지 양쪽 창가 밑에 일렬로 배열되어 있다. 전철을 타면 어쩔 수 ...
    Views19860
    Read More
  6. '쉼'의 참다운 의미

    어느 무더운 여름, 한 목사님께서 하와이 소재 교포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는 중에 잠시 해변을 거닐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담임하는 교회에 노 장로님 부부를 그곳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목사님은 너무도 반가워 두 손을 잡았더니 장로님 부부...
    Views17469
    Read More
  7. 사랑의 샘 밀알 캠프

    매년 여름이 되면 미주 동부에 흩어져있던 밀알선교단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은혜의 장을 연다. “캐나다(토론토), 시카고, 코네티컷, 뉴욕, 뉴저지, 필라, 워싱턴, 리치몬드, 샬롯, 아틀란타 밀알”까지 10개 지단이 모여 사랑의 캠프를 여는 것...
    Views16628
    Read More
  8. 소금인형

    인도의 엔소니 드 멜로 신부가 쓴 ‘소금 인형’이야기가 있다.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이 하나 있었다. 인형은 어느 날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곳’을 향해 소금 인형은 무작정 길...
    Views18929
    Read More
  9. 철수와 영희가 사라졌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국어시간에 만나는 첫 인물이 “철수와 영희”이다.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로 문장은 시작된다. 아마 지금도 한국인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남자는 “철수”, 여자는 “영희”일 것이...
    Views19203
    Read More
  10. 15분 늦게 들어선 영화관

    이미 영화가 시작된 극장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더듬거리며 자기가 예약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고역이다. 그런데 이미 극장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볼 때는 그런 사람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환히 보이는 극장 안을 ...
    Views20439
    Read More
  11. 음악은 발이 없잖아!

    여름방학은 누구에게나 무한한 꿈을 안기며 시작된다. 그 추억을 회상하게 만드는 영화가 “순정”이다. 1991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곳곳에 흩어져 유학(?)을 하던 소꿉친구들이 고향인 전라남도 고흥. 섬마을 “청록도”에 모여 든다....
    Views17643
    Read More
  12. The Day After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에 겨워 소리치며 흥분에 들뜰 때가 있다. 그런 날들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면 좋으련만 인생은 하향곡선을 그리며 정신이 혼미해지고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너무도 버거울 때를 만나게 된다. 1983년 KBS TV에서 “이산가족을 찾...
    Views17130
    Read More
  13. 산 사람 소식으로 만나자!

    아이가 처음 태어나면 가정이라는 요람에서 꿈을 꾸며 자란다. “엄마, 아빠”를 부르며 입을 열고 두 분의 애정 어린 보살핌 속에서 성장 해 간다. 조금씩 커가며 만나는 것이 “친구”이다. 엄마, 아빠만 찾던 아이가 친구를 사귀게 되...
    Views18240
    Read More
  14. 남자여, 늙은 남자여!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가장의 위치는 대통령이 안 부러웠다. “어∼험”하며 헛기침 한번만 해도 온 집안이 평정되었으니까. ‘가족회의’라고 가끔 소집을 하지만 대부분 아버지의 일장연설이 이어지는 시...
    Views20062
    Read More
  15. 맥도날드 할머니

    인생은 참으로 짧다. 하지만 그 세월을 견디는 순간은 길고도 지루하다. ‘희희락락’하며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기구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일명 ‘맥도...
    Views18062
    Read More
  16. 아, 필라델피아!

    나는 Philadelphia에 살고 있다. ‘필라델피아’라는 이름은 희랍어로 “City of brotherly love(형제애의 도시)”라는 의미이다. 북으로 두 시간을 달리면 “뉴욕”이 반기고 남쪽으로 세 시간을 내달리면 “워싱톤&rdqu...
    Views20685
    Read More
  17. 밀당

    어디나 문은 미닫이와 여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옆으로 밀면 되지만 여닫이는 ‘밀고 당기기’가 분명해야 한다. 대개 음식점이나 일반 가게에는 출입문에 “Push” 혹은 “Pull”이라고 쓰여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Views17984
    Read More
  18.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

    미국에 처음 와서 이민선배들(?)로부터 많은 말을 들었다. 어떤 말은 “맞아!”하며 맞장구가 쳐지지만 선뜻 이해가 안가는 말 중에 하나는 “누구나 자신이 이민을 온 그 시점에 한국이 멈춰져 있다.”는 말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
    Views19828
    Read More
  19. 가시고기의 사랑

    오래전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가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시고기는 특이한 고기이다. 엄마 고기가 알을 낳고 그냥 떠나 버리면 아빠 고기가 생명을 걸고 알을 지킨다. 그 후 새끼가 깨어나면 새끼는 아빠의 고생도 모르고 훌쩍 떠...
    Views20489
    Read More
  20. 인생의 자오선- 중년

    인생의 세대를 나눈다면 유년, 청년, 중년, 노년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유년은 철모르고 마냥 뛰어노는 시기이고, 청년은 말 그대로 인생의 푸른 꿈을 안고 달리는 시기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중년, 사람들은 그렇다. 나도 그랬다. 자신의 삶에는 중년...
    Views222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3 Next
/ 23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