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알리요, 부모의 심정을!

by 관리자 posted Oct 14,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애통.jpg

 

 

 “장애인 아들 감금 폭행한 비정(非情)의 목사 부부” 언젠가 한국에서 보도된 신문 기사 제목이다. 목회자가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감금하고 폭행까지 하다니! 그것도 10년 동안이나. “발에 긴 쇠사슬을 묶어 도망을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기사까지 덧붙여졌다. 하루가 지난 후 두 부부 이야기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 기사가 올랐다. "오죽 했으면 아들 발에 쇠고랑을 채웠겠느냐?"는 하소연이다. 이 기사를 계기로 네티즌의 의견은 급전했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답 글이 줄을 이었다. 한 포털 사이트는 이 문제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부모 심정에 공감 한다'는 사람이 35%를 넘었다.

 

 기사의 주인공인 김주학 목사(53)와 권윤순 사모(48)는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 소재한 안의 중앙 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분들이다. 기자가 찾아가서 묻자 김 목사는 아들 발에 쇠사슬을 채운 사실이 있다는 것을 쉽게 인정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감금했다는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평소에는 아무 제약이 없이 다니도록 두었다가 부부가 집을 비울 때만 아들의 안전을 위해 가두었다는 것이다. “아들 김진용 씨(24)에게 무슨 문제가 있길래 방에 가두었냐?”고 물었다.

 

 김주학 목사는 아들 발에 쇠사슬을 걸 수밖에 없던 사연을 말하며 자주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이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썼습니다. 부산의 큰 병원 중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초등학교에 보냈지만 적응을 하지 못해 3개월 만에 그만 뒀습니다. 장애인학교에 보내 2년 넘게 잘 다닌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이 진용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해서 역시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자주 가출을 하더니 이제는 집에 있는 돈을 들고 먼 곳으로 달아나는 일이 벌어졌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것은 예사였다. 동네 꼬마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죄로 파출소에 붙잡힌 사건이 터졌다. 여자 아이들을 귀엽다고 쓰다듬다가 성폭행 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좋아하는 물건을 들고 있다가 절도죄로 붙잡힌 일도 있다. 서울 가출 사건 이후로 아들 발에 사슬을 걸었다. 더 이상 방치하다간 큰 범죄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결국 부산을 떠나 함양의 작은 마을로 이사했다. 한적한 시골에 오면 자유롭게 아들을 키울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아들은 시골 생활에 잘 적응했다. 발을 묶었던 쇠사슬은 함양에 오면서 풀렸다. 그러나 즐거운 날은 오래 가지 않았다. 4년 만에 김진용 씨는 다시 집안에 있는 돈을 모두 들고 가출했다. 이번에는 부산에서 붙잡혔다. 절도죄로 검거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니, 경찰이 "아들 단속 잘 하라"고 호통을 쳤다. 김진용 씨 발목엔 다시 사슬이 채워졌다.

 

 11월 23일. 사건은 터졌다. 김진용 씨가 사슬을 풀고 달아나 버린 것. 김 목사 부부는 온 동네를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사슬을 발목에 걸고 돌아다니는 김진용 씨 모습을 본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다. 사건 접수를 받은 안의지구대는 목사 부부를 소환해 조사하고 함양경찰서로 이송했다. 11월 24일 새벽 함양경찰서에 긴급 체포된 두 사람은 하루가 지나지 않아 풀려났다. 담당검사는 "아들을 학대한 흔적이 없으며 쇠사슬로 묶었지만 아들을 보호하는 조치여서 구속할 사항은 아니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의 고충을 누가 이해 할 수 있으랴! 밀알선교단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 장애 아동들을 Day Care하는 “사랑의 교실”이 열린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 사는 학부모님들의 노고에 비하면 너무 미미하여 송구할 뿐이다. 놀라운 것은 밀알에 소속한 학부모님들의 얼굴이 언제보아도 환하게 빛난다는 것이다. 가정마다 하나님의 능력의 손길이 임하시기를 기도한다. 또한, 누군가를 판단하기 전에 그 깊은 사정을 헤아리고, 함께 울어주고, 힘이 되어 주는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사는 이웃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