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52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갈등.jpg

 

 

 부르기만 해도 설레이는 단어가 “결혼”이다. 사랑해서 만나고 영원히 헤어지기 싫어 결혼을 한다. 신혼에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환상을 꿈꾸며 가정을 꾸미지만 신혼의 단꿈이 사라지고 결혼이 차디찬 현실로 다가 올 때에 부부는 좌절한다. 그 깊은 골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혼생활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한때는 부스스한 그의 머리칼이 순수해보여서 좋았는데 이제는 자신에게 닿는 손길뿐 아니라 목소리조차 듣기가 싫다. ‘저 꼴을 안보면 살 것 만 같다’는 생각에 다다르며 이혼으로 방향을 잡는다.

 

 결혼은 이벤트가 아니다. 기나긴 생의 과정이다. 성경 고린도 13장을 “사랑 장”이라 부른다. ‘사랑은 오래 참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라고 말한다. 4절에 ‘오래 참고’는 영어로 ‘long suffering(오래 아파하는 것)’이다. 의미가 있다. 오래 아파하지 않고는 참사랑의 샘물을 길어낼 수 없다. 결혼은 거의 다른 사람과 만난다. 성향도, 자라온 배경도, 취미도, 성격도, 심지어 식성과 잠버릇까지 판이하게 다르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아픔”의 과정을 통과해야만 한다.

 

 결혼은 보이지 않는 목적을 향해 계속 움직인다. 산꼭대기를 오르기도 하고 가파른 낭떠러지를 만나기도 하며, 때로는 망망한 바다와 세찬 물줄기를 건너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여정을 무사히 마쳐야만 진정한 사랑의 나라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뜨거워지면 상대의 약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사랑이 불붙는 시기를 ‘애정기’라고 한다. 서양 사람들은 ‘허니문’, 즉 「꿀맛 같은 시기」라고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깨가 쏟아지는 시기’라고 표현한다.

 

 한창 깨가 쏟아지는 애정기에는 그 사랑의 깨가 일생동안 쏟아질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랑의 깨를 다 쏟아내고 나면 그 후유증은 무섭게 다가선다. 시골에서 깨를 털어 본 사람은 안다. 베어 낸 깻단을 가을볕에 잘 말려서 막대기로 ‘툭툭’ 털어내면 깨가 한꺼번에 다 쏟아져 나온다. 인간의 사랑도 이와 같다. 물 불 가리지 못하던 애정기가 지나면 서서히 배우자의 실망스러운 모습이 드러나고, ‘저런 사람과 한평생 살을 맞대고 살아갈 일이 아득하다’고 느껴지면서 “권태기”에 접어든다.

 

 그 과정을 지혜롭게 잘 견뎌내면 좋으련만 포기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때의 위기는 결코 우리를 괴롭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부부의 위기는 자기 성찰과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극복을 위해 적응하는 동안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의 지평이 열릴 수 있다. 애정기의 마냥 좋게만 보이던 모습, 밉상스럽게만 보이던 권태기 시절의 모습이 “부부애”라는 큰 그릇에 용해되어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배우자의 참 모습은 권태기에서 쏟아지는 여러 번의 소나기가 지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다.

 

 깊은 어둠 뒤에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듯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새로운 감동으로 맞이할 수 있다면 이것이 참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도 많은 부부들은 이런 참사랑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결혼생활을 지루하게 지속하거나 파경으로 끌고 간다. 사랑은 감정에서 출발하지만 이후로는 의지로 지속해 가야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지루하고도 힘든 여정을 동반한다. 수십 수백 번의 소나기를 지나고 세찬 파도를 넘은 자만이 천국에 다다를 수 있다. 이 삶의 신비가 있기에 우리는 이렇게 노래할 수 있다.

 

 『하나의 깨어진 꿈은 모든 꿈의 마지막이 아니다. 하나의 부서진 희망은 모든 희망의 마지막이 아니다. 폭풍우와 비바람 저 너머로 별들은 빛나고 있으니 그대의 성곽이 무너져 내릴지라도. 그래도 다시 성곽 짓기를 계속하라. 수많은 꿈들이 재난에 무너져 내리며 고통과 상한 마음이 세월의 물결 속에서 그대를 넘어뜨릴지라도 그래도 믿음에 매어 달리라. 그리고 그대의 흐르는 눈물 속에서 새로운 교훈을 배우기를 힘쓰라』

 


  1. 남편만이 아니다, 아내도 변했다

    신혼이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있을까? 얼마나 달콤하면 “허니문”이라고 할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날 이후이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며 부부간의 전쟁은 시작된다. 그때 부부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속...
    Views58213
    Read More
  2. 애타는 “엘렌”의 편지

    엘렌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한국명은 “김광숙”이다. 그녀의 생모는 시각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기가 버거웠던지 어느 날 마켓에 버려두고 사라져 버렸다. 엘렌은 고아원으로 인도되어 살게 되었고, 4살 때 미국 볼티모어에...
    Views58605
    Read More
  3.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rs...
    Views57777
    Read More
  4. 스쳐 지나간 사람들 속에 내 모습이 있다

    인생을 길게 살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린 시절에 만나 긴 세월을 여전히 만나는 사람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 그립고 사랑해서 만나는 사람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만남의 형태는 다양하다...
    Views56849
    Read More
  5. 행복을 원하십니까?

    새해가 밝자마자 시카고 집회를 다녀와 보니 어느새 1월 중순이다. 시카고의 겨울이 그렇게 매서울지 몰랐다. 집회를 인도하는 동안 온몸을 움츠리고 이동을 해야만 하였다. 5일 만에 돌아오는 비행기 상공에서 바라본 필라는 온통 하얀색이었다. 내가 없는 ...
    Views60142
    Read More
  6. 2017년 첫 칼럼 "미지의 세계로"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붉은 닭띠 해’라며 사람들은 호들갑을 떤다. “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계학으로 보면 혈액형, 고향, 인종, 띠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런 유형...
    Views60127
    Read More
  7. 아름다운 매듭

    실로 격동의 2016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치르느라 분주했고, 한국은 말을 꺼내기조차 두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다사다난!”이란 사자성어가 적합한 한해였던 것 같다. 또한 성경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Views56729
    Read More
  8. 초심(初心) 지키기

    이제 막 입학한 신학생들의 모습을 꼬집는 ‘조크’가 있다. 처음 입학하면 목사처럼 산다. 처음 신학대학에 입학하던 때가 생각난다. 신기하고 두렵고 희한하고 기분이 묘했다. ‘와우, 내가 신학생이 되다니!’ 걸음걸이도, 말씨도, 마...
    Views59017
    Read More
  9.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그런 말은 결코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되뇌이게 된다. 젊음이 오랜 줄 알고 그냥 저냥 지내던 20살 때에 고향 ‘포천’에서 사촌 형님이 오셨다. 우리 집...
    Views61386
    Read More
  10. 비바람 너머 별들은 빛나고 있으니

    부르기만 해도 설레이는 단어가 “결혼”이다. 사랑해서 만나고 영원히 헤어지기 싫어 결혼을 한다. 신혼에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환상을 꿈꾸며 가정을 꾸미지만 신혼의 단꿈이 사라지고 결혼이 차디찬 현실로 다가 올 때에 부부는 ...
    Views55223
    Read More
  11. 인생을 3D로 살라!

    바야흐로 3D 시대가 열렸다. 3D란 “Three Dimensions, Three Dimensional”의 약자로 수학에서 공간 내에 있는 점 등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필요한 축의 개수를 말한다. 평면에 포함된 한 점의 위치를 지정하는 데에는 두 개의 숫자가 필요하다....
    Views59419
    Read More
  12. 내 목소리가 들려?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각자의 지문이 다르듯이 사람들은 독특한 목소리를 소유하며 살고 있다. 나는 20대 초반, 교회 ‘어린이 성가대’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음악적인 재능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휘는 ‘문외...
    Views57994
    Read More
  13. 수은주의 눈금이 내려가면 그리움의 온도는 올라간다

    가을이 깊어간다. 어느새 겨울의 반갑지 않은 입김이 서서히 옷깃을 여미게 한다. 서부에 살 때에는 한결같은 청명한 날씨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동부는 그런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계절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흩날리는 가을 낙엽 속에서 불현 ...
    Views62577
    Read More
  14. 시간이 더디갈 때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약속시간에 늦어 열심히 자동차 페달을 밟아대지만 신호등은 계속 빨갛게 변하며 나를 멈추게 한다. 넉넉히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신호는 왜 그리 녹...
    Views56750
    Read More
  15. 내가 그리는 가을 그림

    사계절이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철이 없을 때는 기온의 차이로만 느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계절의 감각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자는 봄에 예민하고 남자는 가을을 타는가보다. 봄의 의미는 신비이다. 여자는 참으로 신비한 존재이다. 사춘기 시절에 접어들며...
    Views56992
    Read More
  16. 그때 그 소녀들의 함성 “밀알의 밤”

    밀알의 밤이 열네 번째 기적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스산한 가을기운을 헤치고 찾아온 수많은 동포들의 사랑을 가슴에 머금을 수 있었음이 행운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갖가지 과일과 다양한 모양의 곡식이 저마다 풍성한 열매로 한해의 삶을 그려낸다...
    Views58589
    Read More
  17. 태국 & 국왕

    2년 전, 처음으로 태국을 방문했다. 절친한 김 목사가 방콕으로 선교를 간지 14년만이다. 선교하는 “태국 새비전교회” 예배당 건축을 기념하여 “와서 부흥회를 인도해 달라!”는 친구의 강청에 이끌리어 태국행을 결단했다. 공항은 동...
    Views61078
    Read More
  18. 누가 알리요, 부모의 심정을!

    “장애인 아들 감금 폭행한 비정(非情)의 목사 부부” 언젠가 한국에서 보도된 신문 기사 제목이다. 목회자가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감금하고 폭행까지 하다니! 그것도 10년 동안이나. “발에 긴 쇠사슬을 묶어 도망을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rdq...
    Views60432
    Read More
  19. 가을남자 박완규

    밀알의 밤이 두주 앞으로 다가왔다. 게스트를 확정하고 밀알 단원들에게 “아직 멀었지만 미리 기도로 준비하자!”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척이다. 가을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삶을 돌아보게 하고 항상 들었던 음악의 느낌을 가슴으로 ...
    Views60994
    Read More
  20. 여기가 좋사오니

    사람은 누구나 안정된 환경과 분위기를 원한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랬다. 예수님과 변화산(헬몬산)에 올라 예수님의 형상이 변화하고 황홀경을 경험하며 베드로는 외쳤다. “주님, 여기가 좋사오니!” 그 고백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욕구인지...
    Views595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