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 칼럼 "미지의 세계로"

by 관리자 posted Jan 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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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jpg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붉은 닭띠 해’라며 사람들은 호들갑을 떤다. “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계학으로 보면 혈액형, 고향, 인종, 띠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모으고 모아서 연구해 보니 성향이 이렇더라.’이기에 무시할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맹신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눈만 뜨면 ‘오늘의 운세’를 뒤적이며 자신의 띠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재미가 아니라 중독수준이다. 그 운세가 ‘Fact’가 아닐진대 그리 신빙성은 없는 듯 해 보이니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이 나을 듯싶다.

 

 닭띠 생들에 관한 글을 보았다. “닭띠 생은 지능과 지모에 뛰어나며 사물을 이루어 내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다. 담력이 있고 인심을 사며 정보수집 능력과 앞을 내다보는 예견력이 뛰어나다. 또한 무슨 일이든 계획적으로 꼼꼼하게 처리하여 헛일을 하지 않는다. 또 날카롭고 단정하며 체계적이고 결단력이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닭띠 생은 자아 중심적이고 고집이 세며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경향이 있다. 닭띠는 크게 되든가 졸아들든가 독단적인 운기를 타고났으므로 자기 특성인 지적 능력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다.” 흐흠!

 

 중학교 3학년 때에 일이다. 양평역전에서 언덕아래를 내려다보던 악동(?)들은 “닭은 키우면 목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한한 발상을 하게 된다. 마치 달걀 하나를 안고 병아리를 깨어나게 한 후 돼지를, 나중에는 소를 사서 키우면 거부가 될 것이라는 망상을 한 농부 같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부모님을 졸라 ‘정호’네 집 마당 한켠에 자그마한 닭장을 만들고 병아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다. 병아리가 금방 커다란 닭이 된다는 것을. 사료 값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 줄도 말이다. 결국 아이들 싸움에 어른들이 개입하며 의리까지 금이 가고야 우리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닭을 보면 불현 듯 그 생각이 나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사람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과 오히려 설레임을 즐기는 사람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곳, 그리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 갈 때면 가슴이 뛴다. ‘낯선 곳’이라는 것 자체가 내 호기심과 기대감을 자극한다. 이전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소에서 낯선 음식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 마음으로 2017년의 피부를 만지고 있다. 겨울이어서인지 촉감이 따뜻하지는 않다. 하지만 겨울의 찬 기운 속에서 피어오르는 커피 향은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이다.

 

 모르지만 가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차츰 익숙해지리라! 저만치 다가오는 봄 내음과 금년 한복판에서 마주칠 신록과 청춘의 냄새를 미리 예측하면서 너와 추억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했다. 금년에도 너는 사계절의 향취와 풍경을 다양하게 내 가슴에 밀어 넣으리라. 이제 속도가 붙은 세월의 흐름을 능숙하게 아우르며 달리고 싶다. 슬픔도 사랑으로 승화시킬 연륜이 다행스럽다. 세상이 아니라 모든 아름다움이 내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어 고마울 뿐이다. 사람도, 환경과 삶의 흐름도 전혀 버릴 것이 없음을 깨닫게 해 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

 

 금년에도 무척 바쁠 것 같다. 사실 나는 지금 “시카고”에 와있다. 시카고한인교회(서창권 목사 시무)에서 연초부터 청년부흥회를 인도하고 있다. 새롭게 만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귀하고 서먹하던 분위기를 말씀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가니 할 얘기도 많다. 젊었을 때는 입에서 나가던 말씀이 언제부터인가 가슴에서 나가는 신비를 체험한다. 만난 지 이제인데 마치 오랜 세월 만난 것처럼 친숙해져감이 신기하다.

 

 2017년! 너도 그렇게 내게 다가오리라! 나도 마음을 네게 주며 살아가련다.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보고 내 마음을 부요하게 가꿔 가리라! 잘 부탁한다. 미지의 세계를 겁내지 말고 어루만지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생애 최고의 순간이 생겨나리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