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인생이다

by 관리자 posted Mar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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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만남”이다. 다른 말로 하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잘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관계를 잘한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아도, 지식과 교양이 높아도 관계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본다.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별 내세울 것은 없지만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삶의 힘이 나게 하는 매력을 지닌 사람이 있다. 소중하다. 돋보인다. 자꾸 만나고 싶어진다. 그 사람이 최고로 잘사는 것이다.

 

 관계가 깨진 인생은 외로움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 내가 항상 외치는 말이 있다. “행복은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잘 지내는데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회사사람하고는 잘 지낸다. 밖에 나가면 호인 중에 호인이다. 그런데 정작 가정에 들어오면 아내는 물론 자녀와도 소통이 잘 안 된다. 그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점점 멀어진다. 그만큼 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결국 내 곁에 남아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가족뿐이다.

 

 언젠가 필라에 소재한 모신학교 채플에 가서 설교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외쳤던 일성은 “내 곁에 있는 사모를 기쁘게 못하면서 성도들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허튼소리 하지 마세요!”였다.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분위기가 굳어졌다. 너무 직선적이고 거친 말이었지만 그날 함께했던 신학생들은 도전을 받으며 은혜를 받은 표정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관계가 잘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다들 파안대소하며 웃는데 홀로 굳어져 있고 항상 움추러든 모습으로 눈치를 보는 그런 아이들이 있다.

 

 물론 가정환경의 문제가 크다. 지금은, 특별히 미국에 사는 가정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보아도 엄한 부모님이 많았다.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경망스럽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장면을 보면 신기했다. 우리세대는 한번도 그런 호칭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 그냥 “아부지”였다. 절친한 친구 집에 가서 부모님께 인사를 하면 “왔냐?”가 전부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펼치기가 어렵다. 처음 만나는 사람, 더욱이 연세가 지긋한 분들을 만나면 태도가 경직되어 버린다.

 

 그래서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관을 결정한다.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접촉하는 사람이 엄마이다. 그 엄마를 통해 아가는 감성을 가꾸어 간다. 모유를 통해 신체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고 엄마의 생각과 언어를 들으며 아이는 독특한 인성을 키워가는 것이다. 아가가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마주하는 얼굴은 엄마이다. 아빠는 어떤 역할을 할까? 관계의 기둥을 세워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고, 함께 약주를 들며 담소하는 장면을 익숙하게 보며 자랐다. 대화를 일방적으로 끌고 가지 않고 들어주며 반응하는 모습을 등 너머에서 보며 ‘참 멋이 있다.’고 느꼈다.

 

 인생을 돌아보자!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왔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살고 있다. 목사님들은 자신이 섬기는 교회 성도들을 주로 만나지만 나는 필라에 살고 있는 다방면의 사람들을 만나며 사역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만남은 내 사역의 중요한 과정이며 열매이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은 ‘사람은 다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사람이 없다. 생각하는 것, 추구하는 것, 말투, 화제 거리, 목적하는 바가 다 다르다. 그 모든 것을 얼마나 충분히 아우르며 관계를 이어나가느냐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예술이라 할 것이다.

 

 나하고 같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부부도, 내 가족도 다른데 이 먼 미국 땅에서 만나는 사람이 나와 같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맞춰가야 한다. 아니 관계를 가지다보면 비슷한 것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그 다른 것을 인정하고 품을 때에 끈끈한 관계가 이어진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취지 않는 사람이다. 드러내야 한다. 중심을 나눠야 진정한 친구이다. 상대가 소중하기에 내 마음을 풀어놓는 것이다. 오늘 만나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