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전령사 귀뚜라미 소리가 정겹게 가슴을 적시며 가을이 깊어감을 느낀다. 귀뚜라미에 얽힌 이야기가 신비롭다. ‘귀뚜라미가 울면 게으른 아낙이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여름에 부지런히 길쌈으로 천을 짜 두어야 할 아낙네가 실컷 게으름을 피우다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놀라 뒤늦게 베틀채를 다시 가다듬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귀뚜라미를 ‘촉직(促:재촉할, 織:베를 짬)벌레’라고도 한다나.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귀뚜라미 소리로 온도를 짐작했다는 기록도 있다. 귀뚜라미는 가난한 자의 온도계라는 미국 속담도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과학적인 근거도 있다. 1897년 미국 물리학자 아모스 돌베어(Amos Dolbear)가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귀뚜라미가 14초 동안 우는 횟수에 40을 더하면 화씨 온도가 나온다고 한다. 예를 들어 귀뚜라미가 14초 동안 35회 울었다면 화씨는 35+40=75°, 이것을 섭씨로 환산하면 24°. 이것을 돌베어의 법칙이라고 한다. 신기하다. 귀뚜라미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온도에 민감하다. 사실 귀뚜라미 소리는 우는 것이 아니라 날개를 비벼서 내는 마찰음이다. 참 안스러우면서도 고맙다.
귀뚜라미 소리가 깊어가면 밀알은 이벤트를 준비한다. 20회 밀알의 밤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20년, 돌아보면 오랜 세월이다. 2003년 첫 밀알의 밤에는 시각장애 자매 엘렌니콜스와 오랜 친구 소아마비 바이올리스트 차인홍 교수가 초청되었다. 이후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선천성기형을 가진 세계적인 복음 가수 레나마리아. ‘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복음가수 송정미, SES 바다, 오로지 Gospel Song만 부르던 소향, ‘나는 가수다’로 등극한 이후에 두 번째 초청된 대중가요 가수 소향. 반응이 뜨거웠다.
노을팀 강균성이 초청되어 젊은이들의 가슴을 흔들었고, 소통전문가 김창옥이 뒤를 이었다, 말만으로 두 시간동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을 보았다. 지누션 “션”은 나눔의 덕을 보여준 게스트였는데 이후 코로나가 덮치며 밀밤을 멈춰 세웠다. 2년만에 원더걸스 선예가 감동을 선사했고, 작년에는 한국의 대표적 복음가수 박종호가 그의 대표작을 줄줄이 불러주고 딸로부터 간을 기증받아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간증으로 청중들의 가슴을 적셨다.
가을이 오면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으레 받는 인사가 있다. “금년에는 누가 오나요?” 당당히 대답했다. “박완규가 옵니다” 상대방에 놀란 표정에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다. “와, 박완규?” 그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을 하면 “아, 그 머리 긴 남자 가수요?” 되물어오고 고개를 끄덕이며 초청을 한다. “어, 그 사람 몇 년전에 오지 않았나요?” 사람들 기억력도 좋다.
그렇다. 2016년 제 14회 밀알의 밤. 뉴커버넌트처치 공연에 초청되었었다. 당시 은근히 걱정이 많았다. 풍기는 이미지가 그리 단정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 “뚝배기보다 장맛”이었다. 진솔한 간증과 그의 깊은 신앙심이 거센 물결처럼 관중석을 사로잡았다. 그의 반전 매력에 사람들은 매료되었고, 특유의 가창력은 그해 밀알의 밤을 풍성하게 수놓았다. 무엇보다 난 순수한 그의 인성이 마음에 들어 간간히 관계를 이어왔다.
간청에 기쁜 응답이 왔고, 드디어 11월 3일 필라델피아에서 그를 다시 만난다. 누군가가 물어왔다. “박완규씨가 예수를 믿어요?” 이런이런.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면 위험하다. 그의 신앙은 절대적이다. 누구나 그렇듯 어려운 삶의 여정에서 그는 예수그리스도를 만났고, 누구보다 주님을 신뢰하는 신앙인이다. 부활 보컬로 자리매김을 한 박완규는 5집에서 “Lonely Night”의 고음을 능히 소화함으로 가창력 인정과 인기를 함께 누리게 된다.
탁월한 표현력과 가창력, 김태원의 보컬 최적화 작곡 능력이 어우러져 “부활”팀은 엄청난 관심을 받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잠시 팀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한 박완규는 새로운 신앙과 연륜을 구비하고 8년만에 필라델피아를 다시 찾아온다. “천년의 사랑” “네버엔딩 스토리” “사랑할수록”등 히트곡을 들려줄 뿐 아니라 찬양과 간증을 엮어 가을밤을 수놓게 될 박완규 공연에 모두를 초대합니다! 온 가족이 모처럼 흡족한 공연에 한자리하는 것은 어떠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