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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댁.jpg

 

 한국에 왔다. 감사하게도 일 년에 한번 씩은 들어올 계획이 잡힌다. 부흥회를 인도하고 전국을 다니며 주일 설교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유기적인 밀알사역 감당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게다가 매년 들어오면 만나야할 사람이 샘솟듯 늘어가는 것도 신기하다. 금년에 새롭게(?) 만난 대상은 친척들이다. 와서 전화통화만 했지,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여 만나기는 20여년 만이다. 참 많이도 변했다. 사촌 큰형님은 금년 81세이시다. 정정한 형님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실로 100세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그 옛날 형님은 23살에 장가를 들어 큰 아들을 낳았고 호칭만 “아저씨, 조카!”였지 우리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조카와 20년 만에 마주앉아 나이를 물으니 나와 겨우 두 살 차이였다. 그때는 한참 어린 조카로 생각을 했는데 또래였음을 알아차리고 나니 많이 당황스러웠다. “공무원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카의 말에 세월의 빠름이 야속하기까지 했다. 조카들과 고향 뒷산과 앞뜰 개울을 뒤지고 다니던 영상이 아련히 다가왔다.

 

 바쁜 일정 중에도 우리 삼남매가 뭉쳤다. ‘이동’에서 푸짐한 점심식사를 하고 고향으로 향했다. 부모님 산소를 둘러보기 위해서이다. 고향으로 향하며 갑자기 차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오빠, 저기가 작은댁이 있던 곳이야!” 누나가 외친다. “재철아, 여기부터 누나가 너를 업고 큰댁까지 걸어갔단다. 무거운 너를 나는 많이도 업고 다녔어.” 뒷자리에 앉아 고향을 바라보던 내 눈이 뿌예졌다. 다리가 불편한 동생을 누나는 많이도 업고 다녔다. 마음을 추수리며 입을 열었다. “누나, 나를 한번도 부끄러워하지 않아 고마워.” “얘는 별소리를 다한다. 동생을 내가 왜 부끄러워 해”

 

 옛날에는 걸어서 두 시간이 족히 걸렸던 고향선산에 차로 20분 만에 당도했다. 저만치 보이는 산소를 향해 우리 남매가 손을 흔들었다. 마치 엄마, 아버지가 서있는 듯 한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부실한 내 걸음을 부축하느라 누나, 동생은 갖은 애를 써야했다. 드디어 산 중턱에 자리한 부모님 산소 앞에 삼남매가 나란히 서서 주님께 기도를 올렸다. 모진 세월을 지나 건강하게 가정을 꾸미고 사는 자식들을 엄마,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로 반기는 듯하였다. 무덤에 잔디를 고르며 그리움이 밀려왔다.

 

 하산을 하며 우리 추억 덩어리인 큰댁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어린 시절에는 내 고향 “화현”에는 ‘이씨’ 가문과 ‘류씨’ 가문이 쌍벽을 이루며 마을을 형성하고 살았다. 나중에는 서로 사돈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 고향에는 객지 사람들이 들어와 살뿐 우리 집안이나 “류씨” 집안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나이가 들어 냉난방이 부실한 시골집에 사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자녀들이 모두 도시로 나가 살기에 어르신들도 고인이 되시거나 모두 떠나가셨다. 그 옛날 고향에 오면 동네어귀에서 만나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분주했는데 말이다.

 

 큰댁 커다란 대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었다. 대문 틈 사이로 앞마당을 들여다보다 ‘울컥’ 눈물이 솟았다. 방학을 맞아 큰댁 대문에 들어서면 오른쪽 외양간에 있는 소가 “움메∼”하며 커다란 꼬리를 흔들어 나를 반겼다. 외양간 특유의 냄새가 고향에 온 것을 실감나게 했다. 버선발로 뛰어 나와 안아주시던 큰 엄마. 저만치서 헛기침을 하며 반기시던 큰 아버지.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 뜻 모를 현기증이 찾아왔다.

 

 그렇게 넓디넓던 바깥마당은 왜 이리 작아졌는지? 북적대던 친척들은 왜 모두 흩어졌는지? 갑자기 시조한수가 흘러나왔다.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야은 길재> 미국은 속도가 느려도 변하지 않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한국은 왜 그리 흐름을 잘 타는지? 시대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도 변해가는 한국의 모습에 아쉬움이 찾아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변해가는 것들을 통해 사람들은 편리함에 익숙해 간다. 한편. 추억도, 낭만도, 꿈과 아늑함은 그 속에 파묻혀 간다. 그렇게 떠나가고 또 다른 세대가 그 자리를 이어가며 인생은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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