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29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5분만.png

 

                      

 

 새날이 밝았다. 창가로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싱그럽다. 단잠으로 쉼을 누리고 맞이하는 새아침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이다. 그런데 많은 가정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등교해야 할 아이를 잠자리에서 깨워야 하는 일 때문이다. 아침부터 아이와 일전(一戰)을 치루어야 하는 엄마의 고성과 짜증 섞인 얼굴로 일어나는 아이 때문에 아직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아침부터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물론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첫 목소리는 처음부터 높지 않다. 부드럽다. “학교 늦는다. 일어나라.”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서도 아이는 침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두 번째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빨리 일어나! 학교 늦어!" 이불속에서 꾸물대며 "5분만!"을 외치는 아이에게 드디어 엄마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빨리 안 일어나? 정말 안 일어 날꺼야?" 어제 밤늦게 들어와서 단잠에 빠져 있던 남편이 안방에서 소리를 지른다.

 

 “정말 시끄러워서 못 자겠네! 좀 잠 좀 자자! 잠 좀 자! 왜 여자가 아침부터 빽빽거려!!!” 열 받은 아내가 아이 방에 뛰어 들어가 이불을 ‘확’ 잡아채며 소리를 지른다. "내가 미쳐! 빨리 안 일어나, 왜 아침마다 엄마 소리 지르게 하니? 시간 좀 봐! 시간을, 학교 안 갈꺼야?"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일상이다. 온 가족이 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시작되어야 할 아침이 아이를 깨워 학교에 보내는 일로 엉망이 되고 만다. 아이를 깨우는 엄마는 엄마대로 화가 난 아침을 맞고, 아이는 아이대로 온통 인상을 쓰며 세면실로 들어가고 안방에 있는 남편은 남편대로 ‘툴툴’대며 아침을 맞는다.

 

 어느 가정은 가정사역 세미나에 참석한 후 아예 아이를 내버려 두었단다. ‘결석을 하든 지각하든 네 일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그랬더니 진짜 알아서 하는데 매일 지각을 하더란다. 후배 목사 가정이야기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일을 아버지인 자기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엌에서 바쁘게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를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아침에 아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였다.

 

 아이가 잠들어 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아침을 맞는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귓가에 대고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좋은 아침이다. 네 이불속이 참 따뜻해서 기분이 좋구나. 너의 냄새도 참 좋고, 잘 잤니?" 그랬더니 이 녀석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으응'하는 신음을 낸다. 그리고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아빠의 목을 끌어안는다. 그대로 아들을 안은 채로 하나님께 이렇게 감사했다.

 

 “하나님! 우리 아들 어제 밤에 잘 자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아침을 주신 하나님, 오늘 하루도 이 아들에게 아주 신나고 행복한 하루가 되게 하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건강하고 훌륭한 아들을 주신 것 감사합니다. 또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잘 돌볼 줄 아는 우리 큰 아들 주신 것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줄 아는 우리 아들 주신 것 감사드리며 특별히 제가 힘들 때마다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힘이 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끝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부지런한 아들 주신 것 감사합니다.”

 

 했더니 아들은 벌떡 일어나서 이불을 ‘척척’ 개고 환한 얼굴로 나오며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를 향해 인사한다. "엄마!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자기가 ‘부지런한 아들이라’고 믿고 있는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듯 씩씩하게 욕실에 들어가 요란하게 세면을 한다. 스스로 일어나서 반갑게 인사하는 아들의 인사를 받은 아내 역시 행복한 얼굴로 남편을 바라보며 “고마워요!”하더란다.

 

 오늘부터 아침에는 아이 이불속에 들어가 보자. 그리고 가장 달콤한 언어와 부드러운 포옹으로 아이와 아침인사를 나누어 보자. 아이가 맞는 아침은 분명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는 하나님의 은혜가 듬뿍 넘치는 복된 날이 될 것이다.


  1. 기다림(忍耐)

    현대인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 무엇이든지 짧은 시간에 큰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배워야 할 것은 스피드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왜냐하면 기다림은 하나님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절대 조급하지 않으시다. 하나님의 백성...
    Views156362
    Read More
  2. 감성 고뇌

    가을이 왔는가보다 했는데 한낮에 내리쬐는 햇살의 농도는 아직도 여름을 닮았다. 금년은 윤달이 끼어서인지 가을이 더디 오는 듯하다. 따스한 기온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고 싶어 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는 은근히 방해가 되는...
    Views54004
    Read More
  3.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유학생 부부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보기에도 퍽 아름답고 유익한 신앙인들의 모임이었다. 먼 이국땅에서 낮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며 사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한다. 짧은 언어로 일하면서 공부하는 유학생활은 참으로 버거운 과정이다. 같은 ...
    Views54400
    Read More
  4. Not In My Back Yard

    오래전,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교회 역사만큼 구성원들은 고학력에 고상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둘째 날이었던가? 설교 중에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Views53439
    Read More
  5. 누나, 가지마!

    KBS가 UHD 다큐멘터리 ‘순례’를 방영했다. 흐르는 강물조차 얼어붙은 영하 30도,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인도 라다크 깍아 지른 협곡 사이로 수행자들의 행렬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외줄 하나에 온 몸을 의지한 채 순례 길을 걷는 수행자들의 모습...
    Views53180
    Read More
  6. 글씨 쓰기가 싫다

    한국에서의 일이다. 1984년, 한 모임에서 백인 대학생을 만났다. 남 · 여 두 학생은 백인 특유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훤칠한 키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연인사이였는지, 아니면 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정다감하고 ...
    Views69059
    Read More
  7. 청춘과 함께한 행복한 밤

    실로 필라에 새로운 역사를 쓴 뜻 깊은 행사였다. 언제부터인가? 필라에 살고 있는 청춘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었다. 복음으로 흥분시키고 마음껏 젊음을 발산하는 장(場)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오랜 날 기도하며 준비한 밀알의 밤에 막이 오르고 메인게스...
    Views56471
    Read More
  8. 고독은 가을을 닮았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만 되면 이상하리만큼 가슴 한켠이 비어있는 듯 한 허전함을 느낀다. 가을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마력이 있다. 젊은 날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곰곰이 되새기게 된다. 운전을 하며 지나치는 숲속을 주시하고, 우연히 마주친 장애인...
    Views57454
    Read More
  9. 밀알의 밤을 열며

    “목사님, 금년 밀알의 밤에는 누가 오나요?” 가을녘에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물음이다. 그렇다. 필라델피아의 가을은 밀알이 연다. 15년 전,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된 밀알의 밤이 어느새 15돌을 맞이한다. 단장으로 오자마자 무턱대고 기획했던 ...
    Views50814
    Read More
  10. 넌 날 사랑하기는 하니?

    “넌 나를 사랑하니?” 아이가 태어난 이후 남편은 가끔 섭섭함을 이렇게 토로했다. “사랑하지. 아니면 왜 같이 살겠어?” 남편은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같이 산다고 사랑하는 건가?” 나도 남편에게 섭섭함...
    Views53141
    Read More
  11. YOLO의 불편한 진실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
    Views59182
    Read More
  12. 슬럼프(Slump)

    어느 주일 아침, 한 집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들이 하는 말 “어머니 오늘은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아요?” 깜짝 놀란 어머니가 외친다. “교회를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아들이 대답한다. “첫째, ...
    Views53108
    Read More
  13. 밀알 캠프의 감흥

    매년 일관되게 모여 사랑을 확인하고 받는 현장이 있다. 바로 <밀알 사랑의 캠프>이다. 그것도 건강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1992년 미주 동부에 위치한 밀알선교단(당시는 필라델피아, 워...
    Views50442
    Read More
  14. 구름을 품은 하늘

    처음 비행기를 탈 때에 앉고 싶은 좌석은 창문 쪽이었다.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진동을 느끼며 저만치 멀어져 가는 땅과 이내 다가오는 하늘을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 작은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창 쪽에 앉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목을 빼고 밖을 주...
    Views55178
    Read More
  15. 아내 말을 들으면…

    결혼을 하고 처음부터 아내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남편은 거의 없다. 가부장적 배경 속에 서 성장한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 대해 급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어디 여자가? 여자가 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요!”등 흔히 들었던 소리...
    Views51871
    Read More
  16. 그렇고 그런 얘기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딸이 소리친다. “아빠, 송중기, 송혜교가 결혼한대요. 그것도 10월이라네.” “그래? 와!” 온 가족이 갑자기 두 사람 결혼소식에 수선을 떤다. 아니, 두 사람과 인연은커녕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적도 없는데 말이...
    Views54116
    Read More
  17. 장애인인 것도 안타까운데

    사람들이 아주 평범하게 여기는 것을 기적처럼 바라며 사는 존재가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이 땅에는 장애를 가지고 힘겹게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통계에 의하면 인류의 10%가 장애인이라고 한다. ‘10명중에 한명’은 장애인이...
    Views55175
    Read More
  18.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다면

    바람이 분다. 얼굴에 머물 것 같던 바람은 이내 머리칼을 흔들고 가슴에 파고든다. 나는 계절을 후각으로 느낀다. 봄은 뒷곁에 쌓아놓은 솔가지를 말리며 흘러들었다. 향긋하게 파고드는 솔 향이 짙어지면 기분 좋은 현기증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게 했다. ...
    Views51623
    Read More
  19. 마음의 빗장을 열고

    한국 사람의 언어 중에 독특한 단어가 “우리”이다. ‘우리나라, 우리 학교, 우리 동네’로부터 심지어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 한다. 외국사람들이 처음 들으면 기절초풍을 한다. ‘아니 아내(남편)가 저리도 ...
    Views52276
    Read More
  20.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소리

    새날이 밝았다. 창가로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싱그럽다. 단잠으로 쉼을 누리고 맞이하는 새아침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이다. 그런데 많은 가정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등교해야 할 아이를 잠자리에서 깨...
    Views5295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