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Slump)

by 관리자 posted Aug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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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럼프.jpg

 

  어느 주일 아침, 한 집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들이 하는 말 어머니 오늘은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아요?” 깜짝 놀란 어머니가 외친다. “교회를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아들이 대답한다. “첫째, 장로님의 기도가 너무 길어요. 둘째, 성가대 화음이 너무 맞지 않아 짜증이 나요. 셋째, 1주일 중에 하루는 좀 쉬고 싶어요아들의 말에 노모가 대답한다. “그래? 그러나 네가 교회에 꼭 가야할 이유가 있다. 첫째, 하나님은 장로님의 기도보다 너의 기도를 듣고 싶어 하시기 때문에. 둘째, 하나님은 성가대의 찬양보다 너의 목소리로 찬송하는 것을 더 기뻐하신단다. 또 하나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너는 그 교회에 담임 목사이기 때문이다.” ()이 오십니까? 누군가 지어낸 조크라 생각한다. 하지만 곰씹어보면 누구에게든지 슬럼프는 올수 있다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사실 '슬럼프(slump)'란 말은 경제용어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를 말한다. 1929년 세계대공황을 '그레이트 슬럼프'라고도 부른다. 비슷한 말로 규모와 기간에 따라 '슬로다운(slowdown)' '리세션(recession)' '디프레션(depression)'등이 있다. 경제학자들조차 혼동해서 쓰다 보니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용어의 차이를 규정한 적이 있다. 이웃이 실직하면 슬로다운’, 자신이 실직하면 리세션이며, 경제전문기자가 일자리를 잃으면 그게 디프레션이라는 얘기이다. 슬럼프는 어떤 사람이 맞벌이 부인과 함께 실직하는 경우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적 의미로는 생산이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가 슬럼프다.

 

 그만큼 심각한 게 슬럼프다. 슬럼프는 살아있는 생명체에겐 언제든지 올 수 있다. ‘골프 황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지니고 살던 타이거 우즈도 사생활 문제로 삶이 얽혀들더니 슬럼프에 늪에서 헤매이고 있다. 러시아 추상화가 바실리 칸딘스키도 깊은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마음에 드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한동안 소질이 없다고 비관하며 거리를 방황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찾지 않던 화실에 들른 칸딘스키는 벽에 걸린 명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가 자신의 그림을 거꾸로 걸어놓은 것이다. 그는 깨달았다. 보기에 따라 자신의 잠재력이 엄청나게 다른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운동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졌을때에는 항상 기본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을 통해 그 상황을 벗어나기도 하고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들은 결국 하나님과 상대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쓰러질 수 있다. 누구나 살다보면 슬럼프를 경험 할 수 있다. 나이가 지긋한 목사님들 중에 나는 신학을 결심한 날부터 오늘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 죄송하지만 나는 그런 분을 별로 존경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냄새가 나는 분이 좋다. 후회도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끝내 일어나 아름다운 목회를 해온 그런 분들이 더 귀하게 보인다.

 

 사람이 왜 사람인가? 한계를 절감하기에 사람이다. 노력을 해도 안 되고 애를 써보아도 안될 때가 있는 것이 인생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고백이다. “답답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대체 왜? 라는 질문에 대답할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걸 나도 모르는데에 화가 나기도 하였다. 어떤 날은 아무 이유도 없이 아예 감각을 잃어버려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멍한 상태도 있었다. 그럴때면 점프를 시도하는 것조차 두려워지곤 하였다. 99도까지 열심히 올려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 다음 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라! 처음부터 성공하고 승리하여 끝까지 전개되는 작품이 있는가? 실패하고 넘어지지만 결국은 해피 앤드를 장식하는 영화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혹시 지금 슬럼프에 잠긴 분이 있다면 이 글을 읽고 용기 내어 다시 일어나 실패담을 성공담으로 바꾸어 내는 역전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