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쉬(Amish) 마을 사람들

by 관리자 posted Nov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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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ish.jpg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우리로 말하면 아미쉬 마을이다. 아미쉬는 푸르른 초원을 가슴에 안은 채 특유의 삶을 이어간다. 아미쉬의 특징은 전기, 자동차, 텔레비전 같은 문명의 이기를 철저히 거절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 땅에 살지만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인사나 인기 연예인들의 이름을 전혀 모른다. 그들 모두는 농사를 생업으로 하고 말과 쟁기로 밭을 갈고 마차를 타고 다닌다. , 3대가 한집에 사는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학교를 세워 산술과 성경 등 기초과목을 가르친다.

 

 그들이 이렇게 사는 이유는 현대문명은 인성을 파괴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일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인 아미쉬의 역사는 16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위스의 신교도 목사인 야콥 암만이 모든 사람들은 죄인이며,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통해 회개하자.”는 교리를 통해 조성된 교파가 아미쉬. 엄격한 신교도인 아미쉬는 카톨릭이 득세하던 유럽에서 배척을 받았고 독일, 스위스, 알사스에 살던 그들은 심한 종교적 박해를 피해 1737년 미국으로 향한다. 그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곳이 우리 이웃인 랭커스터이다.

 

 아미쉬는 1980년 중반에 인기 있었던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영화 “Witness”(목격자)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 영화는 아미쉬 속에 숨어 들어가 그들의 반 현대적인 생활방식을 따라 살 수 밖에 없었던 한 필라델피아 경찰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미쉬는 관광객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영화 “Witness”이후 이들의 폐쇄된 생활방식에 호기심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밭 가운데에서 만난 아미쉬 사람들은 열심히 밭을 가꾸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가정 아이스크림 공장, 유기농법으로 채소를 키우는 가정집에 방문했을 때도 그들은 차분한 모습과 어조로 우리 일행을 맞이하였다.

 

 남자는 19세에서 25. 여자는 17세에서 23세 사이에 결혼을 하며 산아제한을 하지 않기에 한 가구당 평균 자녀수가 8.5명이나 된다. 아미쉬 남자들은 누구나 동이 트기 전에 일을 시작한다. 여자들은 대식구의 식사, 빨래, 옷 만들기, 청소 등을 하느라 잠시도 손을 쉬지 않는다. 남자는 검은 옷에 모자. 여자는 케이프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전형적인 과거 차림새를 하는데 옷에 단추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단추 달린 재킷은 군복을 연상시키기 때문인데 그들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전쟁을 합리화 할 수 없다고 믿으며 징병을 거부한다. 액세서리를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단추조차도 액세서리로 여긴다.

 

 아미쉬들은 생활양식만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현대의 미국인들이 상실 해 가는 순수함과 경건한 신앙을 간직하려고 노력한다. 폐쇄적인 것 같지만 그들은 불쌍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불, 비누, 수건, 통조림 등을 직접 만들어 러시아, 아프리카, 코소보등에 구호품으로 보낸다. 이들은 북한까지도 돕고 있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 질주하는 자동차를 비웃기라고 하듯 여유 있게 마차를 타고 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고고한 신앙의 자존심을 보았다.

 

 아미쉬는 21세기 미국에게 하나의 신비이다. 아미쉬들이 전기 사용을 기피하는 이유는 저녁 시간에 전깃불 사용이 온 가족을 거실에 모이게 하기 보다는 흩어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옛날 화롯불을 떠올렸다. 전기도 없던 시절, 추운 겨울 밤 화롯가에 온 식구들이 둘러 앉아 고구마, 밤 등을 묻어 놓고(이도 잡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겨운 대화가 오고 갔는데. 이제는 그 정겨움을 T.V. 컴퓨터, 핸드폰이 앗아가 버렸다.

 

 아미쉬를 통해 얻는 감동은 겸허(謙虛)이다. 더 누릴 수 있음에도 포기하는 겸허, 편리하고 신속한 것보다 가족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현대 문명을 거부하는 겸허. 주위보다는 자신의 하는 일에 열중하며, 활짝 피어나는 웃음은 아니지만 해 맑은 그들의 미소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