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by 관리자 posted May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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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png

 

 누구에게나 마음의 고향이 있다. 바로 어머니이다. 나이가 들어도 안기고 싶은 곳은 어머니 품이다. ‘남자는 평생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며 산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결혼을 위해 많은 교제를 하다가도 결국은 어머니 같은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어머니가 싫었던 좋았던 상관없이 말이다. 베트남의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 낯선 나라 그것도 모든 것이 낙후되어 있는 땅에서 그는 묵묵히 청소년 축구를 지도하며 꿈을 키웠다.

 

  지난 1월 드디어 베트남 대표팀을 2018 U-23 준우승으로 끌어올리며 그는 대스타 반열에 오른다. 자그마한 체구, 머리가 다 벗겨져 나이보다 훨씬 들어 보이는 수수한 외모.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평생 축구만을 위해 살던 그는 2002년 한국 월드컵 팀에서 코치를 맡아 히딩크 감독을 돕는다. 순항을 거듭하던 그는 실직을 하게 되고 이후 삶의 깊은 터널을 지나야했다. 그러던 그가 60이 다되어 베트남에서 새로운 금자탑을 쌓아올린 것이다.

 

  모 예능프로에서 그를 찾았다. 제작진이 준비한 고향 산청관련 영상은 다채로웠다. 박항서 감독의 고향마을과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그리고 절친들의 안부인사가 담겨 있었다. 영상을 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이 맺혀있던 박항서 감독은 영상이 끝난 후 고향의 친구와 후배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건강하세요!” 울먹이며 내 뱉는 그 한마디에 내 눈에서도 눈물이 솟구쳤다. 어머니는 언제나 진한 감동과 여운의 존재이다.

 

  한국의 최고 아이돌 그룹 H.O.T가 있다. 남성 5인조 보이 댄스 그룹으로 90년대 말부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 중심 멤버 문희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노래와 춤 예능감까지 소유하여 팀의 인기를 정상에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안티 팬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은 것이다. 모든 것을 견디기에는 너무도 힘들고 버거웠다. 그때 그의 어머니가 과일을 들고 그의 방에 들어선다. 너무도 예쁘고 하얗게 깎은 사과를 내어밀며 먹고 힘내라!”며 격려한다. 예쁜 모양으로 하얗게 깎여있는 사과와 어머니의 정성에 감동한 문희준은 새 힘을 얻어 그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추석 명절에 친척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싫어서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하는 청춘이 있다. 바둑에 몰입하지만 기사로도 성공하지 못하고 계약직 2년차로 한 회사에서 인턴과정을 감당한다. 대기업에 계약직으로 있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보여서 길을 헤매다가 집에 들어가는데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대기업에 계약직이지만 성실한 아들을 어머니는 자랑스러워한다. 청년은 달을 보며 이렇게 되뇌인다.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바둑의 시각을 빌려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그려낸 웹툰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 이야기이다.

 

  개그우먼 정선희도 상상할 수 없는 생의 위기를 맞았던 적이 있다. 그때 그녀의 어머니가 나는 우리 딸이 세상에서 제일 웃겨!”라는 말을 전해 줄때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나에게 든든한 지원군이요. 힘이 되었던 분은 어머니였다. 나는 어머니보다는 엄마!”라고 불렀다. 어머니는 평생 아들의 장애를 고쳐보기 위해 팔도를 헤매이며 데리고 다니셨고 신앙을 가진 후에는 그것이 유일한 기도제목이었던 분이다.

 

  언제나 하시는 말씀은 기죽지 마라!”였고 그래서인지 나는 어려서부터 집안경제보다는 한수 높은 의식주를 누리며 살았다. 경우가 바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매를 드셨고, 그 당시 아이들이 흔히 하던 음식(고구마, 감자, 옥수수등)을 들고 대문 밖을 나서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언제나 우리 아들이 제일 잘생겼어!” 말하며 얼굴을 만져주셨다. 부족한 아들이 그분의 눈에는 가장 보배롭게 보였나보다.

 

  어머니는 존재자체가 소중한 분이다. 여주 소망교도소에 들어서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복판에 써 있는 어머니세 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