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의 감동

by 관리자 posted Jul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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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눈물.jpg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숨죽이며 시청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올림픽에 관한 공부를 할 때에는 먼 나라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그 올림픽이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열린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사실 1970년대 만해도 우리나라에는 해외여행이 허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70년대에 이민을 온 분들은 실로 금수저 집안이라 할 것이다. 88 올림픽을 유치하며 정부는 어쩔 수 없이 걸어두었던 빗장을 풀게 되었고 80년대에 접어들며 이민러시가 시작되었다.

 

  올림픽의 긍정적 여파는 대단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그 시너지 효과는 컸다. GNP가 치솟고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하더니 금년 20182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에 이른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나라, 유엔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근근히 살아왔던 약소국에서 이제는 굴지에 세계대회를 여유 있게 진행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많은 염려가 있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하계나 동계 올림픽이 폐막되고 나면 열흘정도 후에 반드시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열린다. 몸이 건강한 사람들이 벌이는 경연 못지않게 패럴림픽은 감동의 드라마가 연일 연출된다. 선천 장애인들은 어릴 때부터 장애에 대해 익숙해지며 살아간다. 하지만 중도장애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상상하기 힘들다. 사고로 병원에 실려 왔는데 눈을 떠보니 신체 어딘가가 절단당한 상태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기에 단행된 결과였다. 그때 받는 충격은 얼마나 클까?

 

  패럴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은 그런 아픔을 딛고 일어선 승리자들이다. 결과에 관계없이 갑자기 찾아온 장애의 커다란 고통을 박차고 스포츠에 뛰어든 영웅들인 것이다. 이번 패럴림픽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뿐만 아니라 운동경기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며 기염을 토한 선수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었다. 그중에서도 클라이맥스는 317일 열린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이었다. 패럴림픽 성과가 기대 이하였기에 동메달결정전은 모두의 기대를 안고 시작되었다. 상대 이탈리아는 체력적으로나 경험상으로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홈구장이여서 그런지 응원의 열기는 대단했다. 박기량씨가 응원단장을, 구준엽 디제잉도 맡은 경기였다. 힘겨운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경기 말미에 종료 4분을 앞두고 한국이 극적인 골을 터뜨린다. 그 점수는 그대로 이어져 결승점이 되었다. 결국 1:0으로 승리하며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경기장은 엄청난 환호가 터지며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두 발로 걷는 올림픽의 아이스하키보다 더 멋져보였던 귀한 경기였다. 두 손으로 썰매를 끌면서 공까지 쳐내야하는 힘겨운 과정을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TV 화면에 선수들의 우는 장면이 계속 잡혔다. 장애를 입어 힘들어 하던 시간과 연습하며 겪었던 수많은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을 것이다. 장애를 가지고 그 극한 경기를 감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고비가 있었겠는가? 얼마나 한계에 도전해야 했을까? 그 눈물은 감동으로 번져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나타난 태극기가 경기장 한가운데 펼쳐졌다. 태극기를 중심으로 원을 만든 선수들은 ~한민국 짝짝짝짝짝. ~한민국 짝짝짝짝짝호흡을 맞추더니 갑자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승리의 퍼포먼스였다. 관중들도 일어나기 시작했고 경기장 전체가 따라 불렀다.

 

  감동의 애국가를 부르는 선수들이나 관중들의 뺨에는 두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선수들은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했다. 인간승리는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패럴림픽은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안기는 장이다. 그들에게 한계 따윈 없었다. 불가능 앞에 과감히 도전하는 그대들이 진정한 영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