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밤을 열며 10/4/2014

by admin posted Nov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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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사람들은 공히 “지난 여름은 그닥 덥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이 깊어가는 시점에서도 사람들은 별 감흥이 없어 보이나보다. 숲속을 지날 때에 나뭇잎이 하나둘 차창에 부딪혀 오는 광경을 보며 가을의 손길을 느껴본다.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어느 때보다 삶의 여유를 누리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밀알은 가을이 되면 바삐 움직여야만 한다. 요사이는 정말 하루해가 짧음을 실감한다. 많은 분들을 만나고 삶의 대화를 나누고 다가오는 밀알의 밤에 대한 사랑의 후원을 받으며 바쁘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생각에 잠긴다. 특유의 가을 색깔과 습도가 걷힌 상쾌한 가을의 숨결이 그렇게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하다. 그러면서 원인모를 외로움이 몰려오는 때가 가을이다. 한 여름 반딧불의 향연이 어릴 때 노닐던 고향을 떠올리게 하더니 이제 여기저기서 울려오는 “귀뚜라미” 소리가 저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감성을 자극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리도 바쁘게 살아왔을까? 과연 내 생은 어떻게 저물어 갈까?’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하얀 머리칼을 더듬으며 회한에 젖는다.

어느새 열두 번째. 그러고 보니 길다면 긴 세월동안 가을을 지켜왔다. “밀알의 밤”은 그렇게 동포들의 사랑을 먹으며 햇수를 더해왔다. 지난 세월을 잠시 돌아보며 새로운 밀알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나온 밀알의 밤 게스트는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았다. 금년 제 12회 밀알의 밤에는 최초로 남성 싱어가 무대에 오른다.훤칠한 키에 감미로운 목소리. 거기다가 신앙까지 아름다운 25살의 청년 “한희준”이 바로 그이다. “한희준”은 지난 2012년 미국 Fox TV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 출전하여 아시아인 최초로 ‘Top 9’에 올라 큰 화제가 되었다.

부드럽고도 열정이 넘치는 목소리와 세련된 무대매너로 ‘All In Love Is Fair’, ‘Hey Jude’ 등을 불러 ‘제니퍼 로페즈’, ‘스티븐 타일러’등 심사위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당시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한희준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엄청난 열풍이 불었었다. 2014년 봄에는 한국 SBS TV <K팝스타 시즌 3>에 출전하여 ‘지나간다’, ‘천일동안’등의 노래로 ‘Top 6’에 랭크되기도 한다. “한희준”의 노래엔 특별한 힘이 있다고 한다.

어수선한 공연장에서도 한 번에 객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매력이 있고 노래의 가사를 자기 이야기로 만들어 부르는 능력도 탁월하다. 그래서 늘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와 뉴욕에서 성장을 한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리라. 더 귀한 것은 2005년부터 <뉴욕밀알선교단>에서 장애 아동들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해왔으며 그가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 출전한 이유가 밀알의 장애아동들을 세상에 알리고 후원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다.

또 한명의 게스트는 올해 13세의 소년으로 시각장애와 자폐를 가진 “노래하는 천사” <크리스토퍼 더플리>이다. 2001년 5월, 코카인 중독자인 어머니에게서 6개월 만에 자신도 마약에 중독된 채 1파운드 12온스의 극심한 미숙아로 태어나 친부모로부터 버려진다. 그 후 무수한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았지만, 이중 장애를 입고 사회복지시절에 맡겨져 자라나던 중 14개월 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고모에게 입양된다. 전혀 말을 못하던 “크리스토퍼”가 어느 날 노래하는 것을 발견한 부모는 잠재해있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계발해 나가기에 이른다.

양부모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 양질의 음악교육을 받은 더플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메모리얼데이 행사에서 미국국가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이후 수많은 학교,교회 행사와 지역사회가 주관하는 각종 연주회에 참가하어 두각을 나타내었다. 특히 최근 테네시주 머프리스보로에 위치한 World Outreach Church에서 열린 공연에서 더플리는 ‘I Can Only Imagine’이라는 감동적인 노래를 불러 참석한 모든 관중의 심금을 울렸다. 이 가을, 멋지고 귀한 두 친구의 공연을 보며 온 가족이 손을 잡고 함께 눈시울을 적시며 행복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귀한 자리에 모두를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