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일단 청명한 하늘과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어 좋고 눈에 들어오는 가을 풍경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가을은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달리는 차창에 내려앉은 낙엽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파르르 떨며 자태를 뽐낸다. 봄은 다가오는 님을 맞이하는 설레임이 있다면 가을은 정든 님을 떠나보내듯 아쉬움이 많은 계절이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가을이면 교회마다 단체마다 음악회가 성시를 이룬다. 마트 게시판은 각종 포스터로 빈자리가 없다. 밀알의 밤도 가을이면 대범하게 얼굴을 내어민다. 어느새 17번째. 금년에는 힙합가수 지누션의 “션”(SEAN)을 초청하였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고 쪼개어 션은 필라델피아 행을 허락해 주었다. 그의 본명은 “노승환(Sean Roh)”이다. 아내 정혜영은 유명탤런트이다. 부부는 기부천사라는 자랑스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다. 척박한 현시대에 젊은 부부는 사회봉사활동은 물론이요, 지금까지 상당한 금액을 모금하여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있다. 소위 버려진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후원에 앞장서고 있는것이다.
사실 션은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요, 사회사업가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더불어 붙는 이름은 실력있는 래퍼요, 힙합 가수이다. 1972년 이태원에서 출생한 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괌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학업을 마치고 우연히 춤을 추는 형의 모습에 반해 가수 반열에 동참을 했고 1997년. 한국계 미국인 “지누”와 힙합듀오그룹 <지누션>을 결성하여 일대 한국가요계의 파란을 일으킨다. 그들의 음악은 고급적인 색깔로 만들어 낸 완성도 높은 프로듀싱으로 사랑을 받게 된다.
인기가 올라갈수록 션은 갈등한다. 화려한 무대, 그에 따른 수입에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그의 마음은 늘 공허하고 괴로웠다. 어릴 때부터 믿음의 어머니를 둔 션은 새벽마다 기도를 드렸지만 평안하질 못했다. 그는 깊은 기도 속에서 두 가지를 깨닫게 된다.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이미 넘치게 받고 있다.”는 것과 “그렇게 뜨겁게 받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제부터 이웃에게 베풀어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하나님은 더 깊은 신앙과 심성을 가진 믿음의 배필 정혜영을 만나게 하셨고 실로 기부천사부부는 그렇게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결혼을 하자마자 둘은 매달 적금을 부으며 내 집 마련에 꿈을 키워나갔다. 바로 그때에 정혜영은 후원 아동을 만나러 필리핀에 가게 된다. 극적으로 만난 클라리제(여, 7세)는 나무와 함석지붕으로 지어진 집에서 살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땔감을 긁어모으고 불을 피워 밥을 짓고, 시장에서 물건을 팔아 동생들까지 돌보는 그 모습을 보며 정혜영은 착잡한 심경을 추수리기 힘들었다. 귀국하자마자 션에게 심정을 토한 정혜영은 적금을 깨어 200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기에 이른다. 과감하게 내 집 마련의 꿈을 내려놓은 것이다. 인격적으로 예수그리스도를 만난 그 부부는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션은 달변가이다. 그의 간증은 가식이 없고 지루함도 없다. 어린 나이에 너무나 많은 역경을 겪으며 살아왔기에 그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진동한다. 그가 유명인이라서보다 누구보다 이민의 삶을 잘 이해하는 귀한 입지를 가졌기에 우리와 잘 통할 것 같다. 찬양사역자 최은혜가 무대에 올라 콜라보로 분위기를 달군다. 밀알의 밤을 준비하며 많은분들을 만난다. 정말 바쁘게 사는 모습을 본다. 가을은 쉼의 계절이다.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가을의 품에 안겨보는 것은 어떠실지? 정성을 다해 밀알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재미, 감동, 사랑, 따뜻함, 그리고 원인 모를 기분 좋은 여운이 있는 밀알의 밤에 정중히 초대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