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밤에 함께 해 주세요!

by 관리자 posted Oct 0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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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겨울은 혹한이었다. 그 와중에 우리는 희망에 부풀어 새해를 끌어안았다. 그런데 여름은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뜨거웠다. 잘 견디며 10일 전만해도 다스했던 가을 기운에 행복해했다. 그런데 며칠 가랑비가 대지를 적시더니 이제는 “춥다”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그렇게 또 한해가 저물어 가겠지. 세월의 흐름에 이제 두려움을 느낀다. 

 

 내 나이 40대에 필라델피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했다. 정확히 7월 10일. L.A.에서 온 가족이 비행기를 타고 중간 기착지를 거쳐 필라 공항에 도착하였다. 온종일 피자와 빵을 먹었더니 다들 속이 느끼 할 수 밖에. 당시 성업 중이던 5가 한식당 <한촌>에서 먹던 설렁탕은 실로 꿀맛이었다. 그렇게 필라델피아에 닻을 내렸다. 

 

 모든 것이 열악하던 밀알의 형편에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그대로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기획된 제 1회 밀알의 밤. 새로운 단장이 부임했기에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고, 재정이 너무 열악해서 자그마한 후원을 받고 싶은 소박한 꿈을 안고 첫 번째 밀알의 밤을 기획하게 이른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한 지경이었다. 

 

 한번도 대외 행사를 열어본 일이 없었다. 연말에 장애인(성인), 장애 아동 가족들을 초청하여 조촐한 발표회를 여는 것이 전부였다. 함께 애찬을 나누고, 장애 아동들이 무대에 올라 성경 암송을 하고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찬양을 한다. 순서 중 수화 찬양은 장애인 선교의 상징성을 나타내 주었다. 차후 한해 사역동안 수고한 분들을 격려하는 순서로 마무리되었다. 

 

 당시 밀알 창립 16년차였지만 필라 동포들은 밀알선교단의 존재 자체를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다. 밀알선교단이 있는 것은 알고 있는 분들도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따라서 장애인 선교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제 1회 밀알의 밤에 운집한 인원은 600명. 이후 영생장로교회와 미국교회로 개최지를 옮겨가면서 참석인원 1,200명을 동원하기도 하였다. 자그마한 불씨가 큰 불을 일으키듯 매년 여는 밀알의 밤 파급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이제 22회. 명실공히 필라 최고, 최대의 행사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뉴욕, 뉴저지, 워싱턴에는 한국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이 자주 공연을 온다. 지난 여름에도 최고 인기 그룹 BTS 공연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내가 아는 분들의 자녀들이 장거리를 마다 않고 연일 공연에 참석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그러면서 의구심과 함께 은근히 화가 올라왔다. ‘아니, 왜 필라델피아는 패싱이지?’ 이민 생활의 필요한 것은 정서적 갈증 해소이다. 이 정서 충족을 위해 밀알선교단이 나선 것이다. 

 

 먼저 네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초청하였다. 중증 장애를 가졌으면서도 희아는 밝은 연주와 공연으로 동포들의 마음을 만졌다. 태어날 때부터 두팔 없이 태어난 스웨덴 태생 복음 가수 레나마리아는 두 번이나 초청되어 엄청난 관중을 끌어내었다. 소향이 CCM 가수로 첫 무대에 섰고, 2011년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여 일약 스타가 된 후 두 번째 공연을 할 때는 여기저기서 “티켓을 내어 놓으라”는 항의가 빗발쳐 간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하였다. 

 

 SES 바다, 박완규, 주바라기 이지선, 노을 강균성, 션, 소통전문가 김창옥, 원더걸스 보컬 선예, 작년에는 장애아를 키우는 탤런트 오윤아가 출연하여 동포들의 가슴을 적셨다. 이제 스물두번째 밀알의 밤. 많은 곳을 접촉해 보았으나 일정이 맞지 않거나, 개런티를 너무 높게 불러 난항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초청한 부부가 베이비복스 간미연, 뮤지컬 배우 황바울이다. 

 

 앳되 보이지만 어느새 결혼 7년 차 부부. 그들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성경은 시편 22편(예수님의 고난 예언장), 눈만 뜨면 마주치며 하는 말 “오늘도 사랑해!” 기대되지 않는가? 사랑스러운 젊은 신앙 부부의 고백과 찬양이 알알이 엮어질 것이다. 

 

 풍요로운 가을, 이대로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단풍의 계절. 모두를 위해 가슴 따뜻한 밤을 준비하고 있다. 예쁘게 살아가는 그들의 노래와 삶의 이야기에 흠뻑 취해보면 어떨까? 기다리겠습니다. 정중하게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