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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2 11:31

불굴의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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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jpg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나는 걷는 모습은 기우뚱하지만 그래도 내 다리가 있다. 하지만 그는 허벅지 이하로 의족을 하고 있었다. 장애를 감사로 승화시킨 온화한 인품에 감동을 받으며 함께 사역을 감당해 갔다. 가정사정으로 그와 가족은 무척이나 더운 여름. 한국으로 돌아갔다.

 

  20년 전, 나는 장애가 있는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기 시작했다. 보조기가 맞닫는 피부가 벗겨지며 고통스러웠다. 보조기를 기증해 준 이권재 사장의 말이 내게 자극이 되었다. “처음 보조기를 착용하다가 너무 고통이 커서 구석에 처박아 놓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은 그 고비를 넘기셔서 잘 보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들때마다 그 말이 자극을 주었다. 구덕살이 배기고 어느 순간부터 보조기는 원래 내 몸같이 편하게 적응되기 시작하였다. 전에는 항상 오른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걸어야 했다. 그때 가장 입고 싶었던 것을 청바지였다. 그 자그마한 꿈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내 발로 마음껏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기적중에 커다란 기적임을 깨달아야 한다.

 

  밀알 단원 권사님이 한 영상을 권해 주었다.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꾸며 살아가던 28살 자매가 오토바이 사고로 팔을 절단하였지만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견뎌내고 피트니스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영상이었다. 놀랍게도 주인공 김나윤은 피트니스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그녀는 당당하게 장애 나이 네 살이라고 말한다. 4년 전 사고로 팔을 잃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김나윤은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행복이었다. 그날도 기분좋게 달렸건만 국도에서 오토바이가 미끌어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의식을 잃지 않아 기억을 다 하고 있습니다. 바람쐬러 춘천으로 가볍게 나갔는데 국도에서 미끄러지면서 굴렀습니다. 그냥 넘어진 줄 알았는데 친구가 팔이 없다면서 울어요, 잘 못 들었나 싶었습니다. 만져보니 진짜 팔이 없는거예요

 

  그뿐만이 아니다. 경추부터 흉추까지 19군데 골절이 있었다. 목이 부러져 일어나지도 못했다. 그녀는 꿈많은 미용사였다. 두팔이 다 중요하지만 미용사에게는 왼손으로 헤어를 잡기에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왼팔이 통째 날아간 것이다. 그동안 품어왔던 목표와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 실망감은 너무도 컸다. 좌절이 찾아오며 병원에서 며칠을 울었다. 마음을 잡는 것이 급선무였다. 먼저 절망 속에서 감사함을 찾았다. ‘팔 하나가 날아갔으니 망정이지 목이 터졌으면 즉사했을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기 시작하였다.

 

  처음 그녀는 의수를 착용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의수피부를 착용하면 거의 티가 안 나는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하지만 피트니스란 적나라하게 온몸을 드러내는 경연이다. 따라서 의수를 벗어내고 잘려나간 부위를 그대로 노출해야만 한다. “사람들의 시선이 걱정되어 무대뒤에서 많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당당히 내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한쪽 팔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녀는 포부도 당당하게 무대를 누볐다. 편견에 당당히 맞선 도전이었다.

 

 그렇게 비장애인과 경쟁해 1위 트로피를 차지했고, 이후 모든 종목을 석권하며 피트니스 4관왕 자리에 오르게 된다.

누군가 장애를 장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 장애인이라고 했다. 그렇다. 장애 때문에 자꾸 움츠러들고, 고뇌에 빠져 숨으려고 하는 사람이 진짜장애인이다. 우리는 밀알의 밤에서 보았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두팔이 전혀 없는 가스펠싱어 레나마리아, 교통사고로 얼굴을 잃어버린 이지선. 장애를 은총으로 승화시킨 그들의 모습에 도전을 받았다. 김나윤을 통해 보이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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