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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예.png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나무들은 채색을 시작하리라. 형형색색의 낙엽을 바람에 흩어버릴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나는 필라델피아가 좋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부터 가는 곳마다 우거진 숲, 새들의 향연, 다운타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스쿨킬 강줄기, 강변을 거니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과 자전거 행렬- 다 아름답다. 인생은 반복으로 연결된다. 바삐 돌아치다 집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그 길이다. 아침이면 그 길을 나서고 바삐 하루를 살다가 같은 길로 퇴근을 한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날마다 새로웠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모든 것에 무덤덤해 지는 내 모습이 안스럽다.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도, 먹는 음식도 특별한 것이 없다. 거의 같은 패턴을 돌고 있는 것 같다. 매년 가을이면 밀알의 밤이 열렸다. 반복의 일상 속에서 상큼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따뜻한 마음을 안고 장애인 곁으로 다가서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2020COVID-19 가 덮쳐오면서 아무런 계획도 세울 수 없었다. ‘금년에도 이렇게 넘어가야 하나?’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단을 했다. ‘해 보자, 다 하나님께 맡기고 과감하게 전진해보자!’ 그래서 주제도 “Lord, Raise me up”으로 정했다. 일어나야 한다.

 

누구를 초청할 것인가? 최대 관건이다. 재능, 명성보다 중요한 것은 신앙이었다. 이왕이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분을 초청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믿음의 기초를 두고 크리스천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그리고 만난 것이 <선예>이다. 2007년 새로이 등장한 <원더걸스>는 이름만큼 한국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1900년대 말미에 <핑클> <SES>가 라이벌 체계로 걸그룹을 주도했다면, 21세기를 시작하며 <원더걸스>는 훨씬 역동적이고 신선한 모습으로 대중을 확보해 갔다. 2001SBS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선예를 필두로 현아, 소희, 선미, 예은을 차례대로 멤버로 발탁해 5인조로 데뷔하게 된다. 2007“Tell Me”는 그해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노래로 뽑히며 열풍을 일으켰다. Nobody를 히트시키며 처음으로 가요대상을 거머쥐었다. “I want nobody nobody but you”(난 다른 사람은 싫어 네가 아니면 싫어) 가사는 적극적이고 강렬했다.

 

  원더걸스는 선예를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할 정도로 선예의 가창력은 뛰어나다. 떠다니는 영상에서 만나는 13살 선예의 모습은 풋풋하고 신선하다. 그리 녹록치 않은 환경속에서 선예는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어린시절을 보낸다. 그러기에 그녀의 노래에는 삶의 진정성이 담겨있다. 최정점을 찍고 인기가도를 달릴때에 하이티 선교에 동참하게 되고 그곳에서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선교사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선예의 결혼으로 <원더걸스>가 와해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돈과 명예를 거머쥔 최정상에서 사모의 길을 택한 선예가 대견해 보인다.

 

  13살 어리디어리던 선예가 이제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며 세딸의 엄마가 되었다. 그중에 큰딸 은유는 선천성안검하수장애를 갖고 있다. 눈의 근육이 약해서 보통사람처럼 눈을 자연스럽게 깜빡이지 못하는 장애이다. 그러기에 선예는 누구보다 장애인들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우리는 함께 연락을 하며 기도로 밀알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밀알가족들은 40일을 작정하고 금식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109(주일) 오후 5. 영상으로만 보던 선예가 우리 앞에 선다. 그녀는 찬양과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함과 동시에 잔잔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우리에게 풀어놓을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밤. 온가족이 밀알의 밤을 통해 행복비타민을 복용했으면 좋겠다. 바삐 돌아치던 내 삶을 돌아보고 그럼에도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여유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밀알의 밤에 초대합니다. 영생교회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다들 꼭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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