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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7 10:01

너는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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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Who am I ?”라는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에 “정글만리”를 펴낸 조정래 선생이 출연하였다. 노구의 비해 낭랑한 목소리와 소년의 미소가 정겹게 다가왔다. 강연 내내 푸근하게 떠올라 있는 미소와 너그러움이 참 편안하게 느껴졌다. 선생은 말한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이혼률 1위, 행복도 꼴지, 자살률 1위.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마당에 수출 10위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고 반문한다. 자살한 사람 중에 10대가 절반이라고 한다. “하나의 나무에 달린 이파리들도 같은 꼴 없이 닮아 있을 뿐인데 그 개성과 자유를 말살하고 부모의 욕망만을 강요하고 속박하고 강압하기 때문이라.”고 설파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손주에게 “아무것도 미리 생각하지 마라. ‘너는 자유야’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만 발견하면 돼.”라고 했단다. 멋졌다.

 

 내가 자라나며 아버지에게 지적받고 야단을 맞은 것은 젓가락질이다. 가족들은 모두 평범하고도 단순하게 젓가락질을 잘하는데 나는 그게 안되었다.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대개 젓가락을 엄지로 잡고 검지와 장지사이에 넣어 음식을 먹는다. 그런데 나는 엄지와 검지 사이에 넣고 사용한다. 아버지는 그게 못마땅하셨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굳어버린 내 젓가락질에 아버지는 맹비난을 퍼부었다.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하느냐?”고. 고쳐보려고 애를 써도 아버지가 가르친대로 하면 음식이 잘 안 집어졌다. 지금까지도 내 방식을 고수하며 편하게 음식을 먹으며 살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방면에서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지니고 산다. 어쩌다 왼손을 쓰는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 외국인 중에는 왼손잡이가 많다. 그것도 글씨를 쓸 때면 가지런히 용지를 놓는 것이 아니라 가로로 놓고 쓴다. 어떻게 저렇게 하지? 보는 사람은 답답해 보이지만 그 사람은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호주에 갔을때에 가장 당황한 것은 좌측 통행이었다. 일단 자동차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조수석에 앉아 커브를 돌 때면 상대방 차가 와서 추돌할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당황을 했다.

 

 최초로 좌측통행을 실시한 국가는 영국이다. 그 기원은 지금의 현대식 차량이 아닌 마차를 이용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마부가 왼손으로 고삐를 잡고 오른손으로 채찍질을 할 때 보행자에게 위협이 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대개 섬나라는 좌측 통행을 선호한다. 일본, 영국, 태국, 홍콩 등 34%의 국가가 좌측통행을 하고 있다. 직접, 간접적으로 영국의 영향을 받은 국가가 많으며 자연스럽게 좌측통행 문화가 정착한 경우이다. 우리는 우측통행에 익숙하지만 도로에서 시야를 확보하는 데에는 용이하므로 좌측 통행이 더 안전하고 더 합리적이라는 학설도 있다.

 

 연극 <생각의 자유>가 있다. 그런데 포스터가 고기로 된 사람 옆모습이다. 뭔가 제목과 일치되지 않는듯하지만 계속 눈길이 간다. 사람은 언제나 고기를 먹는 입장이지 그 자신이 고기가 되어 먹히는 입장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기는 식량이다. 사람은 식량을 먹어 자기 자신의 몸과 생명을 부지한다. 눈앞에 놓인 고기를 두고 우리는 살아서 풀밭을 뛰어다니는 소나 돼지, 양을 상상하지 않는다. 내가 마트에서 사 온 고기는 그저 내 입에 들어가 배를 채울 뿐이다. 그런데 사람도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한 고기처럼 보이는 부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은 자유>다.

 

 고정관념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 “이것은 이래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전통이나 유산, 지식일 수 있다. 그 틀 안에 다른 사람을 집어 넣으려는 시도를 하는 부모, 오너, 지도자가 있다. 시간이 흐르면 당사자도 피곤하고 관계하는 사람도 지치게 된다. 인간은 각기 다른 개성의 소유자이다. 그 고정관념을 깨고 자유할 때에 인류 역사는 변천하고 발전되어 왔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너는 자유다!” 기가 막힌 말이다. 그렇다. “두려움, 화, 수치심”에서, 나를 두렵게 하는 환경과 사람들에게 나는 자유다. 당신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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