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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19:32

시간이 더디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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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약속시간에 늦어 열심히 자동차 페달을 밟아대지만 신호등은 계속 빨갛게 변하며 나를 멈추게 한다. 넉넉히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신호는 왜 그리 녹색등만 켜대는지! 그런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 그렇단다. 인생살이가 그래서 참 묘하다. 미국은 “일광 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를 시행하는 나라이다. 시간을 늦췄다 당겼다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이 나들이를 하기 좋게 조절한다. 그렇게 시간을 마음대로 가게도하고 멈추게도 한다면 세상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사람은 누구나 기다리는 상황에 처하면 시간을 길게 느끼게 된다. 좋아하는 이성 친구에게 보낼까 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겨우 보낸 문자에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 그 짧은 시간에 ‘혹시나 문자를 잘 못 보내지 않았을까?’ 발신문자를 다시 확인하고 ‘내가 벨소리를 못 들었나?’ 싶어서 자꾸 핸드폰을 열어보게 된다. 1분이 마치 1시간이 되는 듯 기다리는 사람은 점점 목이 타들어 갈지도 모르겠다.

 

 출근길에 지각을 면하려고 겨우 뛰어 들어가 올라탄 엘리베이터. 그런데 그날따라 엘리베이터 문은 쉽게 닫히질 않는다. 닫힘 버튼을 몇 번이고 눌러보지만 녀석은 자기 마음대로이다. 너무 급한 나머지 닫힘 버튼만 누르고 자신이 갈 층수를 누르지 않아 그냥 통과해 버릴 경우에는 암담해 진다. 언젠가부터 모 TV에서 유행된 말이 있다.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결과발표를 멈추며 시간을 지체시키면서 쓰는 멘트이다. 그 1분이 너무도 길게 느껴지는 것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일을 급하게 처리해야 할 때 컴퓨터를 ‘부팅’하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진다. 마트에 들러 쇼핑을 하는데 까지는 속전속결이었는데 ‘아뿔싸!’ 내가 서 있는 계산대에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많은 물건들을 샀는지? 왜 내 계산대에 ‘캐셔’는 그렇게 행동이 굼뜬지, 앞에서 계산하는 사람은 왜 그렇게 할인쿠폰을 들이대며 계산하려 하는지, 안 되는 카드가 왜 그렇게 많은지? 마트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진다. 이외에도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순간순간을 경험하며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라면을 익히는 시간은 고작해야 3~5분인데 왜 그리 안 끓는지, 택시를 타고 신호에 걸려 대기할 때 길어야 2분인데 택시미터기는 왜 그리 요금을 빨리도 올려대는지, 합격 발표를 보러갈라치면 시간이 다가오며 1분이 남았을 때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다가 퇴근하기 몇 분 전 왜 이렇게 시간은 더디 가는지? 제대 말년에 병장 계급장을 단 이후에는 전역할 이 시간은 왜 그리 더딘지? 그래서 생겨난 말이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이다.

 

 가장 시간이 안 가는 것은 “금식기도”를 드릴 때인 것 같다. 평상시에 그렇게 잘 가던 시간이 음식을 끊는 그 순간부터 멈춰버린다. 하기야 인생을 돌아보면 하루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이 아닐까? 날마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이니까! 약속한 금식이 거의 끝나가며 또 한번 시계바늘은 멈춰버린다. 아내는 아기를 참 힘겹게 낳았다. 요사이는 아가를 출산하는 현장에 아빠도 동참시키는 것이 일반화되었지만 우리 세대는 그렇지 못했다. 산부인과 복도에서 아내의 순산을 기도하며 기다리던 시간은 내 생애에 가장 긴 순간이었으리라.

 

 인생이 길어보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세월이 날아감을 느낀다.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왜 그리 ‘휙휙’ 지나가는지? 그러면서도 간혹 더디가는 시간을 야속하게 느끼는 것은 욕심이 과해서일까? 하나님은 젊은 사람에게나 나이든 사람에게나, 부자나 연약한 사람에게나, 어떤 민족, 어떤 처지에 사람에게나 똑같은 시간을 허락해 주신다. 상황에 따라 빠르거나 느리게 느껴질 뿐이다. 흘러가는 세월을 지혜롭게 활용하며 멋지게 빚어내는 책임은 나에게 있을 뿐이다. 시간을 사랑하자. 그리고 고마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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