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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하다.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딴따라’ 취급을 받던 연예계가 요사이 아이들의 최대 로망이 된 것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그쪽만 호황을 누리는 듯하다. 하지만 한창 철모르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아이돌’ 환상을 위해 기획사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을 받으며 기약 없는 세월을 대기하는 새싹들을 보면 가슴이 아리다. 그러다가 빛을 보는 확률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말이다.

 

 나의 어릴 때 꿈은 의사였다. 그러다가 고교시절에 KSCF 서울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열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웅변에 전념했고 담력을 키웠다. 하지만 22살, 하나님은 나의 인생노선을 급선회시키셨다. 자유분방하던 삶을 접고 성직의 길을 간다는 것은 내게는 힘든 과정이었다. 언젠가 심방 가는 길에 명동 미도파 백화점 앞을 지나치게 되었다. 수많은 인파들 속에서 뜻 없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고교시절 휩쓸고(?) 다니던 명동거리를 전도사가 되어 지나다보니 만감이 교차했던 모양이다.

 

 돌아보면, 20대는 신학공부를 하다가 지나갔다. 30대는 가정을 꾸미고 아이들을 낳고, 36살부터 담임목회를 시작하며 앞으로만 내달린 인생경로였다. 세계적인 명설교자가 되고 싶었다. 명성을 날리며 화려하고 멋진 목회를 하고 싶었다. 첫 목회를 시작하면서 ‘더도 말고 천 명 정도 되는 교회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꿈은 사그러들기 시작했고, 언제부터인가 ‘과연 주님이 원하시는 목회는 어떤 모습일까?’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꿈이 작아진 것인지, 아니면 현실를 직시하게 된 것인지 분간은 안 간다.

 

 세계 100대 대학에 드는 명문대학인 중국 상하이의 ‘푸단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다 암 말기 판정을 받아 운명한 “위지안”이 쓴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라는 책이 있다. “우리는 뭔가를 잡기 위해서는 아주 먼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게 끝난 뒤에야 그보다 훨씬 값진 일을 지나쳐버렸음을 후회하곤 한다.” “맞아, 좀 더 여유롭고 평화로워지기 위해서는 삶의 곳곳에 빈틈이 있어야 하는 거야.” “삶에는 강철 같은 의지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새들의 날개 짓만으로도 춤출 수 있는 갈대의 부드러움도 꼭 필요하다.”

 

 “나는 내 꿈을 이루고 나면 사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거라 여겼었다. 그러나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기까지는 엄마 품 같은 햇빛이 늘 필요한 거였다. 내가 틀렸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 30세 아까운 나이로 생을 마감하며 그는 절규하듯 명언을 토해낸다. 성공은 사람에게 결코 행복을 선물로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늘도 신기루 같은 뭔가를 잡기위해 달리고 있다. 단 방향을 잘 잡으면 참다운 성공의 단 열매를 거둘 수 있다. 무엇일까? 사람을 수단화하지 말고 목적으로 삼으면 된다.

 

 세상 사람들은 만나면 상대의 연봉을 묻는다. 목사들은 “교회 크기”를 묻는다. 무엇이 다르다는 것일까? 현대교회의 민낯은 사람을 수단화한다는 것이다. 수단을 안 가리고 사람을 모으고 과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교회의 본질이 될 수 없다. 나는 항상 기도한다. “사람의 머릿수를 헤아리는 목회자가 아니라 한 영혼의 갈망을 헤아리는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이제 성공지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조금은 천천히 가야한다. 지금은 스피드시대이다. 빠른 것이 좋은 것 같지만 많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하고 놓치게 만든다.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면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저 숲속에 나무가 하루아침에 자라났을까? 밭에 농작물은 농부의 땀과 사랑을 먹을 만큼 먹어야 열매를 맺는다. 더뎌보여도 소리 없이 천천히 아가가 자라듯이 오늘 내가 서있는 자리를 점검하고 진정한 목적을 향해 조금씩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천천히 그러나 성실하게 오늘을 살다보면 언젠가는 환희의 날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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