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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8:14

버려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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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평온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둠 진 곳에서는 가정에서 버려져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 “경호”는 17살이다. 부모는 3살 때에 이혼을 했다. 이후 경호는 아버지 손에 자랐다. 경호 아버지는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손가락 네 개를 잃었다. 한 몸 챙기기도 어려웠던 아버지는 경호를 고아원에 보낼 생각도 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경호는 아버지와 얼굴 볼 시간이 적었다. 경호의 집은 서울이었고 아버지는 지방에 있는 공장에 다녔다.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피곤에 절고 술에 취해 밤늦게야 들어왔다. 집세는 항상 밀려 있었고 아버지는 ‘툭’하면 경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성장한 경호에게서도 폭력성이 나타났다. 학교에서 늘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가출을 해봤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엔 진학을 못한 채 2년을 놀았다. 후에 입학한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친구들을 꼬드겨 학교 수업을 빼먹는 일이 잦았다. 출석일수 중 73일을 빠질 정도였다.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타다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했다. 학교에 다니는 의미도 못 찾고 아버지한테 잔소리 듣고 얻어맞는 것도 지겨워진 경호는 올해 본격적으로 가출을 했다.

 

 거리에서 만만한 아이들을 골라 돈을 빼앗거나 지하도에서 앵벌이를 했다. 돈이 조금 생기면 PC방에 가서 밤을 지냈고, 돈이 많으면 찜질방에서 잤다. 밤 10시 이후에는 미성년자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지만 소주를 마시고 들어가면 아무도 잡지 않았다. 돈이 없으면 지하 주차장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밥은 앵벌이 한 돈으로 사먹거나 식당에서 사정을 해 얻어먹었다. 그것보다는 편의점에서 사 먹은 컵라면이 더 많았다. 거리에서 오가다 만난 5명이 이렇게 몰려다녔다. 지난 4월말 <청소년 쉼터>를 찾았지만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혜미”(女)는 19살이다. 지난 겨울, “혜미” 친구 “정현”이와 공원 화장실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밤을 넘기긴 해야겠는데, 갈 곳도 없고 바깥 날씨는 추웠다. 한 달 가량의 거리 생활 끝에 혜미는 청소년 상담전화인 ‘1388 전화’에 도움을 청했다. 혜미의 부모는 혜미가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있던 일주일 사이 이혼했다. 이후 외가 집에서 자라던 혜미가 어머니를 처음 본 것은 아홉 살 때. 그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혜미를 가졌을 때 아버지한테 많이 맞았다는 어머니는 그 화풀이를 고스란히 혜미에게 해댔다.

 

 “넌 어쩔 수 없이 낳은 거야”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16시간 동안 쉬지 않고 때린 적도 있다. 혜미가 뇌수막염을 앓아 자리에 누웠을 때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혜미는 ‘이대로 살다가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5년 전부터 가출을 시작했다. 몇 차례 가출과 보육원 생활을 반복하다, 지난해부터는 낮엔 거리를 헤매고 밤엔 친구 집에서 잠만 자는 생활을 했다. 이를 못 마땅히 여기는 친구 어머니 때문에 결국 지난해 말 친구 집에서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겨울, 본격적인 거리 생활이 시작됐다. 공원 같은 곳에서 밤을 새우고 찜질방이나 PC방에 가기도 했다. 돈이 떨어지면 앵벌이를 하거나 어린 아이들 돈을 빼앗았다. 공원에서 밤을 새우게 되면 온 신경이 곤두섰다. 친구인 정현이와 밤늦게 공원에 앉아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몸을 더듬어 황급히 도망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집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설사 어머니가 때리지 않고 천사처럼 잘 해주더라도 과거의 일은 결코 지워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서울 ㄱ쉼터로 옮겨진 혜미는 정신과 진료에서 정서불안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6달 가량 쉼터 생활을 한 혜미는 곧 성인이 되고 퇴소 날짜가 다가올수록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한 심정뿐이다.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는 혜미는 스스로 다짐하듯 말했다. “검정고시 통과하면 취직은 되지 않겠어요?” 이렇듯 버려진 아이들이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다.

 그들의 상처, 아픔은 분노와 증오로 분출되고 있다. 이 땅에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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