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입시제도가 변화하고 있다. 수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야만 유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에 한국의 고교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따라서 인격이나 인간관계, 감성은 뒷전이다. 오로지 ‘성적지상주의’가 한국교육의 현주소이다. 그런데 이런 통상적인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인성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한양대학교>이다. 한양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신입생을 뽑을 때 교과 성적(내신)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고교 각 과목 교사들이 학생의 수업 태도와 성취도 등에 대해 서술한 '세부 능력 특기 사항'과 담임교사가 쓴 '행동 특성 종합 의견'같은 비교과 영역만 보고 학생을 뽑는다. 수능 성적도 보지 않는다. 자기소개서 같은 서류 전형과 면접 · 논술 시험도 없다. 이런 특이한 입시제도 덕에 한양대에 입학하는 영예를 안은 학생이 있다. 바로 숙지고 3학년 “김예환”(17)양이다. “예환”양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6년간 뇌병변 장애를 가진 “최주희”(18)양을 헌신적으로 도왔고, 이 같은 사실이 적힌 학생부 평가를 바탕으로 한양대에 합격을 했다.
지난 11월 말 경기 수원시 숙지고등학교에 한양대 입학사정관 2명이 찾아와 교사들을 면담했다. 한양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 김예환(17)양의 '학생부' 내용이 실제로 맞는지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입학사정관들이 찾아왔다.”는 사실은 김양에게는 통보되지 않았다. 김양의 ‘학생부’에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교 생활 내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친구를 헌신적으로 도왔고 봉사 시간이 200시간이 넘는다.'고 적혀있었다.
김양의 담임교사 오은(33)씨는 입학사정관과의 면담에서 "예환이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친구와 다른 반임에도 학교 외부 활동이 있을 때면 미리 답사를 가서 엘리베이터와 언덕 높낮이를 미리 알아봤다."며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할 줄 알며, 진짜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면담 10여일이 지나 “김예환”양은 15.5:1의 경쟁률을 뚫고 한양대 자원환경 공학과 합격 통보를 받았다. 사실 김양의 수능이나 내신 성적은 'in서울(서울 4년제 주요 대학에 합격하는 것)'에 도전할 만큼 좋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한양대가 2015학년도 입시부터 이런 선발 방식을 도입할 때 일선 고교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성적 없이 뽑는 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반응이 나왔다.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 학생을 많이 뽑기 위한 전형'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결과는 반전이었다. 이 방식의 전형제도는 대호평을 받게 된 것이다. “성적을 보지 않으면 신입생들의 학력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약해지고 있다. 오히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신입생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슴이 따뜻한 학생들이 배려를 받으며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장애아동들을 Day Care하는 <토요 사랑의 교실>을 운영한다. 어느새 20년 동안 이어왔다. 아동들을 돌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주일 내내 학업에 시달리다가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미소지으며 장애아동을 돌보는 “유스 그룹”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집에서는 어리광만 피우는 아이들일지 모르지만 장애아동들을 대하는 그들의 모습은 의젓하다. 묵묵히 매주 나와 애쓰는 자원봉사자(Volunteer)이 있기에 밀알사역은 원활하게 감당되고 있다.
그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에 밀알선교단에서는 ‘Credit’을 써준다. 그 덕분에 <IVY 리그 대학>에 진학하여 아메리칸드림을 펼치는 젊은이들이 많다. 한 남매는 고등학교 때부터 밀알과 인연을 맺고 어느새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지금까지 부부와 아가들까지 밀알에 나와 봉사하고 있다. 고맙기 그지없다. 봉사의 참맛을 알기에 그럴 것이다. 천사 같은 봉사자들, 잠깐이 아닌 오랜 시간을 꾸준하고도 묵묵하게 장애인들의 친구로 살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밀알선교단은 30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오늘도 무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냉수 같은 봉사자들을 기다리며 사역을 전개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