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오로지 장애인사역(밀알)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목회를 하면서 가정 사역을 하며 많은 부부를 치유했다. 결혼을 하고 마냥 행복했다. 먼저는 외롭지 않아서 좋았고 어여쁘고 착한 아내를 만났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행복했다. 하지만 허니문이라고 했던가?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며 부부 갈등은 시작되었다. 그 와중에 아이들이 태어나고 목회에 전념하다보니 서로에게 고개를 돌릴만한 여유도 없이 세월이 흘러갔다. 결혼 8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 곪았던 상처가 터지며 극단적이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너무도 잘 맞는 것 같았던 우리 부부는 점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부딪히며 골은 깊어갔다.
아내가 어느 날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제의해 왔을 때 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우리 부부가 무슨 문제가 있기에 가정사역을 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아내는 점점 힘들어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백기를 들고 <부부행복학교>에 등록을 하게 되었다. 6개월의 과정을 이어가며 많은 것을 깨닫고 변화되어 갔다. 여자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심리를 전혀 모른 채 결혼생활을 했고, 아무 자격증도 없이 아빠가 된 나의 모습을 알아차린 것이다. 나뿐아니라 아내도 충격을 받으며 그 기간을 지냈다.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결혼 8년 만에 깨달은 것이다.
이후 리더가 되어 많은 부부를 치유하는 사역을 전개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부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만난다는 것. 남 · 녀의 극명한 차이점을 모른 채 그냥 결혼하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성장과정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자신도 힘들고 가족들까지 아프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을 겉으로 보이는 부부와 실제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었다. 어떤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왜 부부가 싸우죠?” 부럽기도 하지만 답답하다. 우리 부부는 아파보았기에 갈등하는 부부의 심정을 안다. <상처입은 치유자>란 말은 그래서 나왔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파하는 사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부부행복학교는 보통 5부부 정도가 한조가 된다. 처음 둘러앉아 대화를 풀어간다. 먼저 질문하는 내용은 “부부 행복하십니까?”이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신감 있게 대답을 한다. “우리 부부는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아내 쪽으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야기도 하기 전에 눈물부터 보이는 아내가 많다. 남자들은 단순하다. 남편들은 겉으로 무엇인가 드러나기 전에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 아내들은 속이 깊다. 얘기해 봐야 별 소득이 없는 것을 알기에 속으로 삭히다가 결국 그 아픔이 몸의 약한 부분을 뚫고나오는 지경이 될 때에야 입을 연다. ‘프로그램이 무슨 효과가 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을 통해 집단치유의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해서 <어머니(아버지) 학교>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 사실이다. 하지만 결혼의 원리를 알면 만족도는 높아질 수 있다. 한마디로 아무 노력도 없이 주어지는 행복은 없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부부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만난다. 처음부터 딱 맞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살아가면서 맞춰가는 것이다. 전혀 다른 문화, 풍속, 환경에서 자라기에 가치관, 기질, 성향이 다르게 형성된다. 30년을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온 남녀가 결혼을 하면 금방 하나가 된다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내가 아닌 상대에게 맞춰보려고 애쓰는 것- 그것이 결혼이다.
하다못해 운전면허증을 따려 해도 얼마나 공부를 하고 실습 교육을 받는가?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하면서 아무 준비도 안한 당신은 야매(가짜) 부부요, 부모이다. 성경 베드로전서 3:7은 “지식을 따라 너희 아내와 동거하라”고 명령한다. 이제 눈을 돌려 내 남편(아내)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학점을 따듯이 노력해야 한다. 그리 할 때에 당신의 가정은 천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