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81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노인 학구열.jpg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는 머리칼,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를 보며 탄식하는 분들을 향한 희망 섞인 외침이다. 나이가 들면서 그 무게에 사람들은 실망하고 모든 꿈을 내려놓는다. 속에서 올라오는 속삭임 때문이다. ‘지금 네 나이가 얼마인데 그래?’ 누군가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살아야 한 대요라고 말해 한참을 웃었다.

지금 외쳐야 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지금 내 나이가 무언가를 시작하기 가장 적합한 나이라는 용기를 가질때에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샘솟기 시작한다. 내가 회장으로 있는 <필라문인협회>에 가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지원해 온다. 찾아온 동기를 물으면 글쓰는 실력을 키워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한다. 누구나 인생이 깊어지면 살아온 삶을 글로 남기고 싶어하는 소망이 생기나보다. 요사이 한국에서 가장 hot 한 곳은 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해방둥이로 태어나 피난을 다니느라 공부 시기를 놓치고, 스무 살 넘어서는 시집을 가라는 부모님 말씀에 결혼하여 남편, 아이들 챙기고 뒷바라지 하다보니 나이가 들어버린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배움에 정진하는 곳이다. 사람의 강렬한 욕구 중에 하나는 배움의 욕구이다. 배움은 사람에게 엄청난 즐거움을 안겨준다. 평생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추구하며 사는 사람은 늙을 사이가 없다. 너무나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하며 배움에 대한 열정을 돋우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그래서 참으로 귀하다.

공부를 하며 스스로 놀란다. ‘내 속에 이런 배움의 불씨가 숨어있었구나!’ 한글을 능숙히 구사하며 저만치 잠자고 있던 창작력까지 캐어내는 분들도 있다. 그러면서 아직은 미숙하지만 세월이 담겨있는 작품도 써 내려가고 있다. 글을 몰라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분들이 캐어낸 글 속에는 많은 의미와 교훈이 담겨져 있다. 말과 글의 차이는 존속성이다. 말은 금방 잊혀지지만 글은 영원히 남는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뭐니뭐니해도 언어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뇌를 뇌답게 하는 것은 글이다. 글자라는 부호를 눈으로 읽고 뇌로 해석하여 만나는 세계는 정말 신묘막측이다.

인간만이 글자를 갖고 있다. 지구에는 말은 하는데 글이 없는 민족, 종족이 의외로 많다. 글이 있었기에 사라질 생각들, 말들과 지혜들을 저장하여 전달한다. 정보를 멀리, 지식과 지혜를 후대에까지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문화 문명 생활이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책을 사랑해야 한다. 돌아보면 어린 시절은 책과 함께 눈을 뜨고 책과 함께 잠이 들었다. 아버지는 어디만 다녀오시면 각종 장르에 책을 선물로 안겨주셨다. 책을 읽으며 꿈을 꾸고 그 내용은 어느새 내 삶이 되었고 내 입을 타고 전파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영상미디어 때문이다. 나이가 드니 눈에 피로를 금방 느끼고 영상은 재미와 지식을 겸하여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책 읽음의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내가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은 결국은 그동안 읽은 책과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스승들 덕인 것이다. 지인 중에 한 분은 이 어려운 COVID-19 시기에 책을 읽는 재미(독서삼매경)에 빠져 시름을 잊고 있다. 옛날 분들이 하던 말이 생각난다. “그 집에서 책 읽는 소리가 나면 그 집은 일어나는 줄 알거라.” 안중근 의사는 책을 3일만 읽지 않아도 입속에서 가시가 돋는다고 했다.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나다닐 수 없는 이때에 책을 읽자. 책이 나를 위로하고 삭막한 현실에서 풍요로움을 선물로 안길 것이다.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고 있는 도서관과 같다.” 아프리카의 한 속담이다.

 

 

 


  1.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28798
    Read More
  2.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29728
    Read More
  3.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27884
    Read More
  4.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30280
    Read More
  5.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28408
    Read More
  6.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28117
    Read More
  7.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29269
    Read More
  8.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30039
    Read More
  9.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28136
    Read More
  10.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29179
    Read More
  11.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30253
    Read More
  12. 배캠 30년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안타깝게도 음악을 접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TV를 틀면 다양한 음악 채널이 잡히고 유튜브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듣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였다. 길가 전파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Views29044
    Read More
  13. 부부의 세계

    드라마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을까? 종영이 된 지금도 <부부의 세계>는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가족 드라마라 생각하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을 겸...
    Views28858
    Read More
  14. 학습장애

    사람은 다 똑같을 수 없다. 공동체에 모인 사람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장 · 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는데 음악성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천재적인 작품을 그려내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Views30352
    Read More
  15. Small Wedding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우리 세대는 결혼적령기가 일렀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처녀, 남성은 30에 이르르면 노총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태가 변했다. 이제는 30이 넘어도 ...
    Views28976
    Read More
  16. 지금 나의 바람은?

    사람은 평생 꿈을 먹고산다. 꿈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는 죽은 사람과 매한가지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꿈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지요?” “하이고, 내 나이가 지금 몇 살인데요?” “꿈은 무슨 꿈이예요? 다 배부른 소리지?&r...
    Views28778
    Read More
  17. 인생의 나침반 어머니

    5월이다. 싱그럽다. 아름답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 향연을 벌이고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마주 보고 있는 5월. 추웠던 겨울과 다가올 무더운 여름 틈새에 5월은 자리하며 계절의 여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5월의 한...
    Views29504
    Read More
  18. 왜 남자를 “늑대”라고 하는가?

    나이가 든 여성들은 잘생기고 듬직한 청년을 보면 “우리 사위 삼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든 남성들은 예쁘고 매력적인 자매를 보면 다른 차원에서의 음흉한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점잖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
    Views36431
    Read More
  19. 한센병은 과연 천형(天刑)일까?

    병(病)의 종류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의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희귀병은 늘어만 간다. 지금 우리는 듣도보도 못한 바이러스로 인해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 옛날에 가장 무서운 병은 “문둥병”이었다. 표현이 너무 잔인하...
    Views37053
    Read More
  20. 어쩌면 오늘일지도

    전화벨이 울렸다. 뉴욕의 절친 목사 사모였다. “어쩐 일이냐?”고 물을 틈도 없이 긴박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지금 목사님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고 상태가 악화되어 맨하탄 모 병원 중환자실에 들어가셨어요.” 앞이 하...
    Views3547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7 Next
/ 37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