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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2 14:53

아내 말만 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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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세대는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의 존재는 실로 무소불위였다. 가정 경제의 키를 거머쥐고 모든 결정을 아버지가 내렸다. 엄마는 뒤에서 뭔가 궁시렁거릴 뿐 그 권세 앞에 아무 힘도 쓰질 못했다. 그 기세가 아들인 우리들에게도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88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한국경제가 확장되어감과 동시에 여권신장이 본격화되었다. 기세등등하던 아버지의 어깨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어머니의 발언권은 점점 강세를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옛날 우리 아버지처럼 살다가는 언제 어디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희한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다시 태어나면 지금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남편의 45%꼭 다시 결혼하겠다.”고 답한 반면 아내의 경우엔 19.4%에 그쳤다. “절대로 지금 배우자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응답자의 비율도 아내는 18.9%, 7.5%에 불과한 남편의 두 배가 넘었다. 참으로 한심한 사실은 그렇게 응답한 주부를 아내로 둔 남편들은 자신의 아내가 이혼을 꿈꾸고 있음을 상상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요, 더 부끄러운 일은 아내가 나로 인해 죽음을 생각하던 순간에도 자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남편이라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제도는 하나님이 만드셨다. 남자를 위한 인형이나 의 목적으로 배필을 주신 것이 아니다. 분명히 돕는 배필로 여자를 주셨다. 이것은, 남자는 여자의 도움 없이는 그 인생이 결코 완성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남자 홀로서기로 인생을 완벽하게 지탱할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 구태여 돕는 배필을 따로 지어 주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자의 인생은 오직 여자의 도움 속에서만 결실되는 것을 남편들은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내의 말을 흘려버리고 제 고집대로 살다가 낭패를 보는 남자들이 많다.

 

 아침에 일어난 카이사르에게 클레오파트라가 원로원에 나가지 말라고 했을 때, 카이사르는 반드시 아내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카이사르는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비록 로마의 정치에 관하여는 문외한이지만 남편을 본능적으로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빌라도가 아내의 말을 들었더라면 사도신경이 암송될 때마다 불려지며 천추의 몹쓸 이름으로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빌라도 개인은 물론이요, 그 후손들에게도 치욕적인 수모가 아닐 수 없다.

 

 아내의 도움이 있음에 그대의 인생은 비로소 완성된다. 어떤 의미에서든, 한 분야의 정상을 차지한 사람들은 모두 아내의 도움을 겸손히 받은 사람들이다. 아내가 밥을 짓고 빨래를 하는 것도 훌륭한 도움이다. 그러나 그런 도움은 반드시 아내가 아니더라도 돈으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아내의 도움은 손발로 줄 수 있는 도움을 초월한다. 아내는 타고난 본능으로, 그대만을 향한 마음으로, 마름이 없는 사랑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믿는 아내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그대를 돕는다. 그래서 그 도움은 그대의 아내 외의 사람으로부터는, 이 세상 그 누구로부터도 오지 않는다.

 

 누가 내 아내에게 목사님은 사모님 말씀을 잘 들으시나요?”라고 물어온다면 아마 묵묵부답할 것이다. 워낙 지혜로우니까. 나도 무던히 아내의 말을 듣지 않던 사람이었다. 어릴 때 보던 내 아버지의 모습처럼 나도 그렇게 가정을 다스렸다. 한국에서 목회 할 때에 나는 한번도 아내와 의논하지 않았다. 따라서 목회가 힘들어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 ‘사내대장부가 말이야!’ 그런 의식이었다. 어쩌다 아내가 충고나 의견을 주면 다 무시했다. “내가 알아서 할께요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일이 터지면 지혜롭게 수습하는 것은 아내의 몫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아내의 존재가치를 절감한다. 아내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없이는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음도 깨닫는다. 남편들은 새삼 깨달아야 한다. “아내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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