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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0 10:08

백수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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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었을때는 누구나 쉬고 싶어한다. ‘언제나 마음놓고 쉬어볼까?’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삶에 열중한다. 아이들의 재롱에 삶의 시름을 잊고 돌아보니 중년이요, 또 한바퀴를 돌아보니 어느새 정년퇴직에 접어든다. 한국 기준으로 보통 60세가 정년인 것 같다. 공무원은 62. 대학교수는 65세가 정년퇴직이다. 요사이 주위에 60대를 사는 분들을 보라! 노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혈색도 좋고 근력이나 정신에너지도 한창인데 퇴직이라니? 참으로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어떤 분은 호적나이가 늦어져서 다른 또래보다는 조금 더 일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미국은 일을 하면 Tax 보고를 하게 되어있고, 정년퇴직을 하면 소셜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그리 크지 않은 액수라 할지라도 최저생활을 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는 액수이다. 하지만 현역때와는 상황이 달라짐을 실감하며 살아야 한다. 단촐한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며 소박하고 알차게 살림을 꾸려가야 한다. 오랜 기간 버젓한 직장을 다녔거나 사업을 한 분들은 제법 많은 연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불도저처럼 일하며 월급을 받거나 사업을 할 때와는 금전적인 면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한국은 65세만 넘으면 온갖 혜택이 즐비하다. 지하철은 물론이고 고궁입장, 극장, 교통수단등등에 공짜내지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과거에는 노인인구가 그리 많지않아 당연한 듯 하였지만 노령인구가 증가하며 혜택을 받으면서도 눈치를 보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언뜻 들은 이야기는 삶이 무료하여 아침에 전철(무료)을 타고 온양에 가서 교회나 기관에서 주는 급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할인되는 온천에 들러 몸을 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 하루가 간다고 한다.

 

  노인이라고 정신까지 노쇠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견디기 힘든 고민이다. 노인 백수가 다니는 대학이 많단다. 하바드대~하루종일 바쁘게 드나드는 대학; 소득 없음. 부산대학 - 부산만 떠는 대학: 한량대학 반대. 동경대학 - 동네 경노당 다니는 대학; 85세가 넘어야 대접 받음. 하와이대학 - 하루종일 와이프와 이리저리 다니는 대학;금슬이 좋아야 함. 동아대학 - 동네 아줌마와 다니는 대학. 방콕대학 - 방안에 콕박혀 다니는 대학; 무일푼이라나?

노인 백수의 사회적 직분도 있다. 집사:집에서 노는 사람. 석사:밖에서 수석 찾기로 세월 때우는 사람. 처사:아내() 눈치만 보는 사람. 주지:주는 것 없이 지 속만 챙기는 사람. 장노() :장기간 노는 사람. 목사:목적 없이 사는 사람. 도사:도망간 마누라 찾는 사람을 말한단다. 나이가 들어도 내 손자, 손녀가 불러주는 호칭 외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에 나갔다가 관공서에서 나를 아버님이라고 불러서 둘러보다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다행히 목사는 정년이 70세이다. 내가 속한 교단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하지만 세상 원리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나가주어야 순환이 되는것이기에 마냥 고집을 피우며 그 자리에 머무는 것도 모양새가 그리 썩 좋아보이지는 않다. 어느때부터인가? 모임에서 건강이야기가 주를 이루더니 요사이는 은퇴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다. 30살에 목사 안수를 받고 , 40년을 목회해야 하네라고 외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시간이 저만치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 나이는 옛일에 대한 향수를 즐기기 보다는 앞으로 맞이하게 될 백수로서의 시간과 생활에 어떻게 잘 적응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만 한다. 누구든 나이가 들면 백수가 된다. 되고 싶어 되는 것이 아니다. 백수는 백수 나름대로 자신의 생존전략을 구상해야만 한다. 자신을 비하하거나 세월을 탓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며 또 그렇게 살다 보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과 긍정적인 태도로 진취적인 멋진 노년을 살았으면 한다. 백수라는 이름처럼 백 가지 손을 가지고 최소한 백 가지의 여유를 만들 수 있는 황금의 시간으로 꾸미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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