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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14:35

다시 태어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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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지? 아니면 눈을 가리고 있던 콩깍지가 벗겨져서인지는 모르지만 처음 만난 그 순간의 설레임으로 평생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며칠 전 이혼한 자매와 마주쳤다. 성격이 명랑해 달려와 인사를 하던 그녀는 애써 모자를 눌러쓰며 내 눈길을 피하려 했다. 그냥 지나쳤으면 좋으련만 아니, 왜 나를 모른척하셔?” 짓궂게 아는 척을 했다. 무안해하는 자매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오죽하면 갈라섰을까마는 안쓰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부부행복학교를 개강하면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하시겠습니까?” 남편들은 아내의 눈치를 보며 70%그럼요, 그렇고 말구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아내들의 반응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싸늘하다. 결혼 생활 10년 이상 된 아내들의 70~80%바꾸겠다에 손을 든다. 아내들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반해 남편들은 둔감해서 인지 별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대답의 형태를 들여다보자. “지금까지 당하고 산 것도 억울한데, 뭘 또 만나요? 그만큼 고통받았으면 됐지 무슨 영화를 누릴 일 있다고 다시 만나요?” 서글퍼진다. 그 사이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면 살았을까?

 

  지금까지 우리가 만나서 오랜 세월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해 왔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다니요. 그 고통의 과정을 또다시 겪으란 말입니까? 바꿔봐야 그 인간이 그 인간 아니겠어요?” 어찌보면 너그러워 보인다. 저 구석에 앉은 무표정한 부부에게 대답을 독촉했다. 정색을 하며 또 만나다니 미쳤어요?” 오호통재라! 서양에 싫증 나면 바꾸고 싶은 것이 남편과 가구다라는 농담이 있다. 이런 넌센스 퀴즈도 있다. 술집에서 기본으로 주는 것이 땅콩이다. 땅콩과 마누라의 세 가지 공통점이란 무엇인가? 첫째, 공짜이다. 둘째, 심심하면 시도 때도 없이 습관적으로 집어먹는다. 셋째, 다른 안주가 등장하면 거들떠보지 않는다. 다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그 속에 묘한 심리적 풍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이미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거의 부부 두세 쌍 가운데 한 쌍이 이혼하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황혼 이혼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여자 쪽에서 더욱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고 나선다. 이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산다는 건 사라진 옛 노래가 되었다. 가부장적 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던 시절에는 여자들이 인내를 미덕으로 여기며 참고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황혼기에 이른 아내들의 권리선언이 그칠 줄 모른다. 그동안 자식들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 앞으로는 자신만의 삶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혼은 정신적 공황을 가져올 만큼 삶에 큰 타격을 준다. 특히 황혼 이혼은 여자보다 남자들에게 훨씬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 준다. 여자들에 비해 관계 맺기에 서툰 남자들은 친구나 자식과 속마음을 나누기도 어렵고 자신의 생활을 세심하게 돌보는 일도 어렵다. 고독함에 외롭고, 음식을 먹는 일에 어려움이 온다. 오죽하면 과부 삼 년에 은이 서말이요, 홀아비 삼 년에는 이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을까? 그럼 이런 비극적인 종말이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까?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과 결혼 하겠어요.” 배우자로부터 이런 대답을 듣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이제 족합니다. 그만큼 고생했으면 됐지, 또 만나요? 끔찍한 소리 말아요라고 한다면 어떨까? 배우자의 대답은 당신 부부를 비추는 거울이다. 당신 부부는 어떤가? 그리고 당신은 배우자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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