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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그늘.jpg

 

 

  사람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우선 다양성이다. 미국에 살기에 실감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대화를 해보면 제스추어도 다양하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적이다.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끄덕이며, 반응하는 태도가 진지하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손놀림이 부산하다. 말보다 손이 더 빨리 움직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현란하다. 다음은 재능이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처럼 사람에게는 다양한 은사가 있다. 다재다능한 사람도 있지만 아무 내색도 하지 않던 사람이 문득 기발한 재능을 발휘 할때에 사람들은 감탄하게 된다.

 

  누구나 부유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한세상 사는 동안 쪼들리고 기죽어 살기보다 넉넉한 경제력을 가지고 보란 듯이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그런 특권(?)이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속에 들어가보면 오히려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보다 복잡다단한 사건들 속에서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한다. 없는 사람은 작은 필요가 충족되지 못해 전전긍긍하지만 있는 사람은 이미 커진 판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달리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피곤을 모르고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처럼 멋진 모습도 없다. 젊을때는 그런 진취적인 모습이 어울리는 나이이다. 하지만 정작 그토록 고대하던 것을 거머쥐는 순간. 환희와 성취감 뒤로 몰려오는 허무감은 인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그 후에 실족하는가? 소위 아이돌 가수들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이미지가 실추되며 신문 기사를 장식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본다. 어린 시절을 반납하고 춤과 노래를 연마한 끝에 정상에 오른다. 상상할 수 없는 인기와 돈에 사로잡히며 얼마간은 그것을 즐기지만 이내 표현하기 힘든 그늘에 젖어들고 만다.

 

  얼마 전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에서는 평범하지 않은 방구뽕씨가 등장한다.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방구뽕은 학교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놀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해방을 주장하다 부모들에게 고소를 당한다. 그는 아이들과 외친다. “1.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2.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3.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어찌보면 엉뚱한 말 같지만 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돌아보라! 어린이라고 불리워지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때는 길어보였는데 지나고보니 정말 짧은 세월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방구뽕의 행동이지만 전해져 오는 감동이 컸다. 그렇지 않은가! 순수한 그때 마냥 놀아야 한다. 어느때보다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공부의 멍에를 짊어지고 허덕이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밀려온다.

 

  교육학에서는 발달과제를 언급한다. 쉽게 설명하면 아이 때 할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나이에 걸맞는 욕구와 장난감, 과제를 충족시켜주어야 성인이 되었을때에 정서적으로 자유롭다는 이론이다. 야구는 홈에서 출발하여 1, 2, 3루를 거쳐서 홈인해야 점수를 얻는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점수내는 것에 심취하여 살다보니 훔칫 2루나, 3루를 거치지 않고 홈인을 해버렸다. 언뜻 성공한 것 같다. 점수가 나기는 했는데 떳떳하지가 못하다. 왠지 못찍고 온 ’(Base)에 다시 가서 밟고 와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서 치환이 나타난다. 바로 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있던 욕구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심리적인 태도이다. 어른이 아이 짓을 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불완전하다. 결핍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풍족해져도 곤고함을 털어버릴 수 없다. 그것이 인생이 해결 할 수 없는 그늘이다. 파스칼은 절규하듯 외친다. “우리 인간의 마음 한구석에는 하나님이 아니면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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