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443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김창옥과 나.jpg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유명한 강사를 세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평상시에는 가려져있던 장애아동들의 순수한 모습을 핸드벨 연주로 투영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서툴지만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 박자를 약간 비껴가도 아름답기만한 그 모습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준다.

 

  수화찬양은 밀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귀한 시간이다. 농인들의 언어인 수화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번져온다. 손으로 말하는 수화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소통의 도구이다. 금년에는 다른 해보다 훨씬 빠른 템포에 찬양을 준비했다. “우리가 의지하는 주의 사랑처음 익히기에 버거워하던 단원들은 서서히 가사에 젖어들며 입에서 손으로 찬양을 뿜어내기에 이른다. 밀알의 밤에서만이라도 농인들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음이 감사하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날이 밝았다. 새벽녘에 창밖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가슴을 조렸지만 태양은 그 특유의 밝은 얼굴을 내어밀며 희망을 주었다. 강사를 모시기 위해 공항으로 내달리는 순간 카톡이 날아들었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다는 메시지였다. 예정시간보다 훨씬 빨리 비행기가 도착한 것이다. 공항에 다다르자 흔한 추리닝을 걸친 남자가 커다란 가방을 앞에 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점심은 간단히 하기로 하였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은 마치 오래전에 만난 형제처럼 대화가 시작되었다. 코드가 맞는다고나 할까?

 

  19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는 김창옥 교수와 설교 내공을 지닌 목사는 그렇게 말꼬를 트며 친숙해져 갔다. 가정사로부터 속에 숨겨놓았던 일상까지 피곤하다던 강사는 물 만난 제비처럼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많으면 한달에 40, 일년에 5,000번이 넘는 강연을 했다고 한다. 염려하는 내 눈동자를 의식한 듯 그래서 우울증이 왔습니다.” 고백을 한다. 충전할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쏟아 내야하는 과정에서 그는 자아를 잃어버린 것이다. , 그리고 약물치료, 상담의 과정을 거치며 그는 그 깊은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심도 있는 강연을 하게 되었단다.

 

  인간은 약하다. 그러기에 그 약함 속에서 주님은 일하고 계신다. 밀알의 밤이 시작되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기는 서서히 달아올랐고 드디어 주강사 김창옥 교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박수는 그가 이미 대단한 인기강사임을 증명해 보였다. 영상에서 보던 바로 그 사람을 육안으로 접한다는 것은 신기한 행운이다. 말쑥한 인상에 세련된 복장으로 등단한 김창옥 교수의 입담을 거침이 없었다. 말을 잘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달인이었다.

 

  소소한 가정이야기로부터 삶의 전 분야를 휘감는 <소통> 강연은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애아동들까지 파안대소하게하며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설교가 아니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중간노래도 없다. 오로지 말로 그 긴 시간을 이끌고 가는 강사에게 경외감마저 들었다. 그 누구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박장대소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장시간 동안 대중들이 공감하는 말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단한 일을 김창옥 교수는 해내고 있었다. 덕분에 금년 밀알의 밤도 풍성히 매듭질 수 있었다.

 

  가을은 인생을 반추하게 한다. 그리운 사람, 추억, 이야기들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가? 돌아보며 점검하고 노력을 다짐한 행복한 밤이었다. 찾아주신 보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 No Image

    상처는 스승이다

    인생은 철모르는 어린아이 때 기대했던 것처럼 그리 녹록지 않았다. 굽이굽이 고비를 넘어야 했고, ‘이제 편한 세상이 되었나보다!’하면 어느새 무엇인가 꿈틀거리며 다가와 찔러 댔다. 생존은 마치 전쟁터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우리는 이민...
    Views5
    Read More
  2. No Image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

    그의 아버지는 항상 완고했다. 때로는 가정폭력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싫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아들로 기본예의는 갖추었지만 누구처럼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다. 결국 그는 상담을 받게 되었고, 조언을 받아들여 아버지와의 ...
    Views1216
    Read More
  3. 아, 정겨운 봄날이여!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취향은 다양하다. 하지만 춥고 지루하고 변덕스러운 겨울을 지나 맞이하는 봄은 누구나에게 포근함을 안겨준다. 봄은 희망이다. 봄은 말 그대로 봄(view)이다. 죽은 듯 보이던 대지에서 파아란 새싹이...
    Views1487
    Read More
  4. No Image

    ‘호꾸’와 ‘모난 돌’

    갑자기 중 · 고 시절 입던 교복이 생각났다. 까만색 교복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다녀야 하는 세월이 무려 6년이었다. 하복은 그렇다치고 동복에는 ‘호꾸’라는 것이 있었다. 하얀색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칼라를 목 안쪽에 장착하고 채워야...
    Views1537
    Read More
  5. No Image

    데이모스의 법칙

    삶은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잠에서 깨어나면서 하루 종일 생각하며 산다. 과연 내 삶을 스치는 생각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말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난다”는 표현이 있다. 그렇다. 묘하게도 사람은 하루에 5만~6만 가지 생각을 한다. ...
    Views1599
    Read More
  6. No Image

    결혼하고는 완전 다른 사람이예요!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새댁이라면 새댁이 내뱉은 말이다. 연애할 때는 그렇게 친절하고 매너가 좋았는데. 그래서 ‘이 남자하고 살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결혼해 살아보니 “말짱 꽝”이다. 연애 할 때는 이벤트로 깜짝깜짝 놀라...
    Views2736
    Read More
  7. No Image

    H-MART에서 울다

    희한하다. 딸은 나이가 들어가며 엄마를 닮아간다. 사춘기 시절 엄마가 다그칠때면 “난 엄마처럼 안 살거야” 외쳐댔다. 그런데 지금 내 모습이 엄마를 너무도 닮았다. 아이들을 야단치며, 거친 말을 내뱉을 때 스스로 놀란다. 그렇게 듣기 싫은 ...
    Views2854
    Read More
  8. No Image

    이런 인생도 있다

    지극히 평범한, 아니 처절하리만큼 모진 삶을 살다가 미국 한복판에서 미군 고급장교로 인생을 마무리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서진규 씨의 기사를 접하고 혀를 내둘렀다. 학력이 뛰어났다든가? 어릴때부터 머리가 명석했다든가? 명문가문에서 태어난 분이 ...
    Views2392
    Read More
  9. No Image

    하트♡

    우리가 사용하는 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사랑”이다. 사람을 사랑속에 태어나 사랑을 받고 사랑으로 양육되어진다. 간혹 어떤 분들은 “자신은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면밀히 삶을 돌이켜보면...
    Views2460
    Read More
  10. No Image

    있을 수 없는 일?

    가끔 정신이 ‘멍’해지는 뉴스를 접할때가 있다. 상상이 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밀알선교단 창립 45주년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지인과 서울을 오가다가 성수대교를...
    Views2637
    Read More
  11. No Image

    “자식”이란 이름 앞에서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
    Views2405
    Read More
  12. No Image

    오체불만족

    일본인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후에야 어머니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아가를 끌어안는다...
    Views2408
    Read More
  13. No Image

    화장은 하루도 못가지만

    낯선 사람과 마주치며 느끼는 감정이 첫인상이다. 어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①복장(服裝) ②헤어스타일 ③얼굴 표정 ④목소리 톤, 말투 ⑤자세로 밝혀졌다. 첫인상과 관련해서 ‘6초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겨우 6...
    Views2140
    Read More
  14. No Image

    '무’(無)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왕이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무’(無)라고도 하고 ‘영’(靈)이라도 했다. ‘그’라고 부르기는 하겠지만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다. 형체도 모양도 없었다. 실제는 그의 이름도 없었다. &ls...
    Views2435
    Read More
  15. No Image

    이제, 희망을 노래하자!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펼쳐질 미지의 세계에 대해 기대감을 가진다. 더 나아지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에 쏟아지는 예측은 사람들의 희망을 앗아간다. 무엇보다 예민한 것은 경제전망이다. 꼭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
    Views2752
    Read More
  16. 윤슬 =2024년 첫 칼럼=

    아버지는 낚시를 즐기셨다. 공직생활의 여유가 생길때마다 도구를 챙겨 강을 찾았다. 지금처럼 세련된 낚시가 아닌 미끼를 끼워 힘껏 강으로 던져놓고 신호를 기다리는 “방울낚시”였다. 고기가 물리면 방울이 세차게 울린다. 아버지는 잽싸게 낚...
    Views2853
    Read More
  17. No Image

    무슨 “띠”세요?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밝아온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다가 나이를 물으면 바로 “몇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대개 “저는 몇 년생입니다.”로부터 “저요? ○○ 띠입니다.”라고 해서 한참을 계산해야...
    Views2496
    Read More
  18. No Image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어느새 세월이 흘러 2023년의 끝자락이 보인다. 한해가 저물어감에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마음이 서럽지 않은 것은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축제날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
    Views2413
    Read More
  19. No Image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양평)에서 자랐다. 집 앞에 흐르는 실개천에 한여름 장마가 찾아오면 물의 깊이와 흐름이 멱감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이 불어난 그곳에서 온 종일 아이들과 고기를 잡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동네 뒤편에는 병풍을 두른 듯 동산이 ...
    Views2498
    Read More
  20. No Image

    숙명, 운명, 사명

    살아있는 사람은 다 생명을 가지고 있다. 생명, 영어로는 Life. 한문으로는 生命-분석하면 살 ‘生’ 명령 ‘命’ 풀어보면 “살아야 할 명령”이 된다. 엄마의 태로부터 태어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살라는” 명을...
    Views26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