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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가 느껴졌는데 3일을 넘어가며 밝은 햇살이 못내 그리워진다. 미국에서 ‘우울증이 가장 많은 도시’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 일주일 전,로스앤젤레스에 발을 디뎠다. 역시 L.A. 날씨는 환상이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 따스하기까지(77°F)한 기온이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3년 만에 만나는 남가주 밀알선교단원들은 활기 넘치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었다. 13년 전, 처음 만나 장애인 사역을 시작하던 그 풋풋함이 남가주 밀알 단원들을 만나면 되살아난다. 휠체어에 앉아 몸을 흔들며 반기는 김수혁 집사,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무표정한 얼굴로 악수를 건네 오는 이상종 간사(뇌성마비), 15년째 찬양을 인도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폴한 전도사. 소년의 미소를 잃지 않고 사역하는 이종희 단장. 말씀을 선포하며 처음 만났을 때의 추억을 되새겼다.

 

금요일(6일) 오후. L.A. 코리아타운으로 향했다. 서부에 온 가장 중요한 여정인 부흥회를 인도하기 위해서였다. “L.A. 사랑한인교회”에 당도하자 하재식 담임목사와 중직자들이 극진히 영접해 주었다. 하 목사는 나의 신학대학원 동기이다. 브라질 선교사로 18년을 헌신하다가 6년 전에 이 교회를 맡아 목회하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하 목사는 정적인 분이다. 말수가 적고 실로 교회와 가정밖에 모르는 진실한 목회자이다. 지난 2월 부흥회 강사로 나를 청빙하면서 하 목사는 말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을 이 목사 특유의 유모어 감각으로 행복하게 해 달라!”고.

 

그렇게 시작된 부흥회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며 은혜 중에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하 목사의 표정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일 동안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진 장로님들의 반응 또한 나를 행복하게 했다. L.A. 집회를 마치자마자 시애틀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미 언급한대로 시애틀은 굵다란 빗줄기로 나를 반겼다. 우연찮게 마주친 “우경철 목사”를 비롯하여 “김대호 목사”, “성종근 목사”, “박은일 목사”를 만났다. 그러고보니 시애틀은 필라에서 부임해 간 목사들이 4명이나 되었다. 세분은 영생장로교회, 한분은 벅스카운티장로교회 출신이다. 그분들을 만나며 이곳이 필라델피아인지, 시애틀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시애틀 집회를 마치고 강행군을 하여 캐나다 밴쿠버로 북상하였다. 같은 땅인데 국경을 넘어서며 만난 캐나다 서부의 얼굴은 몹시도 낯설었다. 우거진 산세와 왼편으로 펼쳐지는 태평양의 웅대한 자태는 근사해 보였지만 무언가 세련되지 못한 산세와 도로의 부조화가 자연스럽지 못함 때문이었다. 휘슬러(Whistler)의 위용 앞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밴쿠버 밀알선교단(단장:이상현 목사)의 장애 아동들을 만나며 맑디맑은 영혼의 청아함을 느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가을이다. 여행은 낯선 곳이 설레임으로 바뀌는 묘미가 있다. 1년의 절반 이상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탓에 이른바 ‘SAD’(Seasonal Affective Disrder)라고 불리우는 계절성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도시.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커피문화 발달은 커피만이 우울한 날씨를 견딜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아마존’ 사 등 굴지의 회사들이 자리한 곳. 그래서인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시애틀이기도하다.

 

이제 내일이면 사역지인 필라로 돌아가야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도 빗줄기는 창을 세차게 두드리고 있다. 시애틀의 마지막 밤은 스타벅스의 진한 커피 향처럼 내 가슴에 여운을 남기고 있다. 여전히 <시애틀>은 매력덩어리이며 다시 오고 싶은 향수의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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