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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날이 밝았다. 창가로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싱그럽다. 단잠으로 쉼을 누리고 맞이하는 새아침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이다. 그런데 많은 가정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등교해야 할 아이를 잠자리에서 깨워야 하는 일 때문이다. 아침부터 아이와 일전(一戰)을 치루어야 하는 엄마의 고성과 짜증 섞인 얼굴로 일어나는 아이 때문에 아직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아침부터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물론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첫 목소리는 처음부터 높지 않다. 부드럽다. “학교 늦는다. 일어나라.”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서도 아이는 침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두 번째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빨리 일어나! 학교 늦어!" 이불속에서 꾸물대며 "5분만!"을 외치는 아이에게 드디어 엄마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빨리 안 일어나? 정말 안 일어 날꺼야?" 어제 밤늦게 들어와서 단잠에 빠져 있던 남편이 안방에서 소리를 지른다.

 

 “정말 시끄러워서 못 자겠네! 좀 잠 좀 자자! 잠 좀 자! 왜 여자가 아침부터 빽빽거려!!!” 열 받은 아내가 아이 방에 뛰어 들어가 이불을 ‘확’ 잡아채며 소리를 지른다. "내가 미쳐! 빨리 안 일어나, 왜 아침마다 엄마 소리 지르게 하니? 시간 좀 봐! 시간을, 학교 안 갈꺼야?"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일상이다. 온 가족이 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시작되어야 할 아침이 아이를 깨워 학교에 보내는 일로 엉망이 되고 만다. 아이를 깨우는 엄마는 엄마대로 화가 난 아침을 맞고, 아이는 아이대로 온통 인상을 쓰며 세면실로 들어가고 안방에 있는 남편은 남편대로 ‘툴툴’대며 아침을 맞는다.

 

 어느 가정은 가정사역 세미나에 참석한 후 아예 아이를 내버려 두었단다. ‘결석을 하든 지각하든 네 일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그랬더니 진짜 알아서 하는데 매일 지각을 하더란다. 후배 목사 가정이야기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일을 아버지인 자기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엌에서 바쁘게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를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아침에 아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였다.

 

 아이가 잠들어 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아침을 맞는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귓가에 대고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좋은 아침이다. 네 이불속이 참 따뜻해서 기분이 좋구나. 너의 냄새도 참 좋고, 잘 잤니?" 그랬더니 이 녀석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으응'하는 신음을 낸다. 그리고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아빠의 목을 끌어안는다. 그대로 아들을 안은 채로 하나님께 이렇게 감사했다.

 

 “하나님! 우리 아들 어제 밤에 잘 자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아침을 주신 하나님, 오늘 하루도 이 아들에게 아주 신나고 행복한 하루가 되게 하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건강하고 훌륭한 아들을 주신 것 감사합니다. 또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잘 돌볼 줄 아는 우리 큰 아들 주신 것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줄 아는 우리 아들 주신 것 감사드리며 특별히 제가 힘들 때마다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힘이 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끝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부지런한 아들 주신 것 감사합니다.”

 

 했더니 아들은 벌떡 일어나서 이불을 ‘척척’ 개고 환한 얼굴로 나오며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를 향해 인사한다. "엄마!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자기가 ‘부지런한 아들이라’고 믿고 있는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듯 씩씩하게 욕실에 들어가 요란하게 세면을 한다. 스스로 일어나서 반갑게 인사하는 아들의 인사를 받은 아내 역시 행복한 얼굴로 남편을 바라보며 “고마워요!”하더란다.

 

 오늘부터 아침에는 아이 이불속에 들어가 보자. 그리고 가장 달콤한 언어와 부드러운 포옹으로 아이와 아침인사를 나누어 보자. 아이가 맞는 아침은 분명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는 하나님의 은혜가 듬뿍 넘치는 복된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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