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38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Spring.jpg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미주 동부는 정말 아름답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커다란 매력이다. 서부 L.A.를 경험한 나는 처음 필라델피아를 만났을 때에 숨통이 트이는 시원함을 경험했다. 계절은 인생과 같다. 푸릇푸릇한 봄 같은 시절을 지내면 싱그러운 여름의 열기가 젊음을 맞이한다. 많은 사건을 만들어내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젊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느덧 가을이 다가온다. 거둘 것도 많지만 정리할 것도 퍽이나 많은 중 · 장년기이다. 저만치 사라져가는 젊음이 아쉽지만 수고한 만큼 거둘 수 있는 보람감에 나이가 익어감을 잊는다.

 

 그러다가 머리에 흰 꽃이 피고, 서서히 기력이 쇠하며 겨울을 맞이한다. 마음은 앞서는데 몸은 따라가질 못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해보이며 청춘은 간다. 떠나가는 아이들, 그리고 내 곁에 돌아오는 아이를 닮은 손자 손녀들의 재롱에 나이가 들어감의 서글픔을 잊는다. 겨울은 한 인생을 마감하는 시간이지만 봄을 준비하는 숨겨진 계절이기도하다. 아니 겨울은 그렇게 나타난 자연의 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죽은 사람은 겨울이 전부인줄 알고 간다. 그는 저세상에 가서 겨울이야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그게 사실이고 진실이고 진정이고 참일 것이다. 그의 뇌에는 그 겨울 하나만 입력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봄을 만난 사람은 봄도 있더라했을 것이고,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을 다시 만나고 간 사람은 그게 아니고 여름도 있고 가을도 있고 또 다시 봄이 오더라고 말을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듣고 머리에 입력된 것만 말할 수 있는 존재이다. 사계절을 두루 누비며 사는 인생이 진정 값지지 않을까? 사람의 차이는 바로 뇌에 무엇이 들어갔느냐? 무엇을 입력했느냐?’이다. 우리는 복되게도 20세기를 거쳐 21세기 초입을 살고 있다. 21세기는 뇌를 가동하고 뇌에 담은 내용들을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인 것이다. 지금 우리 손에는 전화기가 들려있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은 그것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80년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21세기에 맞게 뇌를 공부해야 한다. 핸드폰에는 수많은 아이콘이 떠있다. 하지만 그것을 십분 활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요사이 젊은이들은 핸드폰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계산하여 픽업만 한다. 어느 마트를 가든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쿠폰을 내어 밀어 결재한다. 상상 할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고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도전하여 배틀을 한다. 한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을 게임에서는 알고 있다. 기가 막힌 세상이다. 나는 아이들이 그렇게 권해도 내발로 커피숍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열쇠고리에 덕지덕지 달린 쿠폰을 내어밀며 물건을 산다. 난 아직 아날로그가 좋다.

 

 뇌를 엣지있게 단련하는 요령을 습득해야 한다. 뇌는 가동할수록 상상하며 새로운 생각을 캐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치매가 무엇인가? 뇌의 기능이 손상되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 때는 아무래도 뇌를 쓸 일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일손을 놓으면 뇌도 휴식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뇌는 작동을 게을리 하게 된다. 하늘 - - 마음 - 손발 세상. 이렇게 연결된 구조를 궤뚫은 사람을 도사라 한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봄은 있는 것이 아니고 나타난 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고 겨울이 변하여 봄이 되는 것이다. 봄은 겨울은 실체가 아니고 나타난 현상이다. 그 현상 안에는 실재가 있다. 그 실재를 보고 그 실재의 바탕위에 나타난 계절들을 이리저리 잘 관계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겨울을 만나면 겨울이 되고 봄을 만나면 봄이 된다. 여름을 만나면 여름이 좋아서 여름 노래를 한다. 가을을 만나면 가을이 좋아서 가을 춤을 춘다.

 

 그 무엇과도 만나면 다 통하는 것이다. (), 혹은 영으로 있어 그 무엇으로도 나타난다. 비어 있어 그 무엇도 담을 수 있다. 삶이 이렇게 신묘막측하다. 아니 뇌가 신묘막측이다.


  1.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17291
    Read More
  2.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17418
    Read More
  3.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17973
    Read More
  4.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18050
    Read More
  5. 컵라면 하나 때문에 파혼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
    Views18052
    Read More
  6. 우리 애가 장애래, 정말 낳을 거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
    Views17920
    Read More
  7. 반 고흐의 자화상

    누구나 숨가쁘게 삶을 달려가다가 어느 한순간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화가들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자화상을 그린다. 뒤...
    Views18057
    Read More
  8.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18137
    Read More
  9.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24622
    Read More
  10.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18883
    Read More
  11.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19746
    Read More
  12.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18726
    Read More
  13.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19246
    Read More
  14.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18672
    Read More
  15.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19093
    Read More
  16.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19713
    Read More
  17.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20498
    Read More
  18.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18998
    Read More
  19.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19491
    Read More
  20.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1997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