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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옥과 나.jpg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유명한 강사를 세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평상시에는 가려져있던 장애아동들의 순수한 모습을 핸드벨 연주로 투영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서툴지만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 박자를 약간 비껴가도 아름답기만한 그 모습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준다.

 

  수화찬양은 밀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귀한 시간이다. 농인들의 언어인 수화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번져온다. 손으로 말하는 수화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소통의 도구이다. 금년에는 다른 해보다 훨씬 빠른 템포에 찬양을 준비했다. “우리가 의지하는 주의 사랑처음 익히기에 버거워하던 단원들은 서서히 가사에 젖어들며 입에서 손으로 찬양을 뿜어내기에 이른다. 밀알의 밤에서만이라도 농인들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음이 감사하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날이 밝았다. 새벽녘에 창밖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가슴을 조렸지만 태양은 그 특유의 밝은 얼굴을 내어밀며 희망을 주었다. 강사를 모시기 위해 공항으로 내달리는 순간 카톡이 날아들었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다는 메시지였다. 예정시간보다 훨씬 빨리 비행기가 도착한 것이다. 공항에 다다르자 흔한 추리닝을 걸친 남자가 커다란 가방을 앞에 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점심은 간단히 하기로 하였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은 마치 오래전에 만난 형제처럼 대화가 시작되었다. 코드가 맞는다고나 할까?

 

  19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는 김창옥 교수와 설교 내공을 지닌 목사는 그렇게 말꼬를 트며 친숙해져 갔다. 가정사로부터 속에 숨겨놓았던 일상까지 피곤하다던 강사는 물 만난 제비처럼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많으면 한달에 40, 일년에 5,000번이 넘는 강연을 했다고 한다. 염려하는 내 눈동자를 의식한 듯 그래서 우울증이 왔습니다.” 고백을 한다. 충전할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쏟아 내야하는 과정에서 그는 자아를 잃어버린 것이다. , 그리고 약물치료, 상담의 과정을 거치며 그는 그 깊은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심도 있는 강연을 하게 되었단다.

 

  인간은 약하다. 그러기에 그 약함 속에서 주님은 일하고 계신다. 밀알의 밤이 시작되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기는 서서히 달아올랐고 드디어 주강사 김창옥 교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박수는 그가 이미 대단한 인기강사임을 증명해 보였다. 영상에서 보던 바로 그 사람을 육안으로 접한다는 것은 신기한 행운이다. 말쑥한 인상에 세련된 복장으로 등단한 김창옥 교수의 입담을 거침이 없었다. 말을 잘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달인이었다.

 

  소소한 가정이야기로부터 삶의 전 분야를 휘감는 <소통> 강연은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애아동들까지 파안대소하게하며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설교가 아니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중간노래도 없다. 오로지 말로 그 긴 시간을 이끌고 가는 강사에게 경외감마저 들었다. 그 누구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박장대소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장시간 동안 대중들이 공감하는 말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단한 일을 김창옥 교수는 해내고 있었다. 덕분에 금년 밀알의 밤도 풍성히 매듭질 수 있었다.

 

  가을은 인생을 반추하게 한다. 그리운 사람, 추억, 이야기들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가? 돌아보며 점검하고 노력을 다짐한 행복한 밤이었다. 찾아주신 보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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