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84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1272187_orig.jpg

 

 

장애인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장애인들의 결혼을 위해 “미주 밀알 결혼상담소”를 개설한지 어언 6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상담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내가 소장을 맡아 감당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을 결혼시키는 것은 어렵고도 어렵다. 간간히 장애자녀를 두신 부모님들로부터 중신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는다. 대화를 나누지만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 장애인이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부모님들도 처음에는 “장애를 가진 우리아이가 결혼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다. 하지만 상대방을 만나고 구체적인 혼담이 오가기 시작하면 조금씩 욕심 아닌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왕이면…”하는 마음은 부모라면 당연히 가지는 바램이다. 바램이 커지다보니 잘될 것 같던 혼사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2호 커플까지 탄생시킨 것은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1호 커플은 결혼 6년차, 2호 커플은 7개월에 접어드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고맙기 그지없다.

지단을 초월하여 혼기를 넘긴 장애인들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가슴을 짓눌러 온다.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우들이 가장 원하는 대상은 이성(異性) 친구이다. 주위에 많은 보살피는 손길이 있어도 그들은 애틋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남자(여자) 친구를 원한다. 밀알선교단에 나오는 장애우 청년들의 한결같은 기도제목은 “결혼”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장애인이 저 몸을 해가지고 무슨 결혼이야”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가슴을 따뜻하게 데펴 줄 배우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장애인 사역을 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여자 천사는 있는데 남자 천사는 없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장애우와 결혼을 하는 자매는 있는데, 장애우를 아내로 맞이하는 남자는 드물다는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남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사랑을 하면 자매들은 그 장애를 문제 삼지 않고 결혼을 결단하는 것을 본다. 밀알의 밤에 출연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교수도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의지하고 살지만 너무도 멋진 부인을 맞아 아들 둘과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10년 전, 내가 필라델피아 밀알 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 장애를 가지신 나이가 지긋한 남자 집사님이 신기한 눈으로 우리 부부를 주시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넌지시 묻더란다. “사모님은 그렇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데 왜 장애가 있는 목사님과 결혼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조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서글펐다. 장애인은 결혼을 하면 안 되는가? 장애인은 꼭 장애인을 배우자로 맞이해야만 하는가? 아니다. 장애우들도 얼마든지 멋진 상대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수 있다.

여자는 가슴으로 산다. 그래서 장애우를 만나 가슴이 열리면 모든 것을 포용하고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는 머리로 산다. 결혼에 있어서 남자는 외모를 중시한다. 그러니 장애를 가진 자매를 배우자로 맞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장애우들 가운데는 결혼을 하지 못한(이렇게 표현하기는 좀 뭐하지만) 형제보다 자매들이 더 많다. 남자 천사들이 드물기 때문인가 보다. 그렇다고 그게 절대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자매의 장애를 전혀 개의치 않고 업고 다니면서 간증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남편을 만난 적이 있다.

장애우들도 이성(異性)과 사랑을 나누며, 가정을 꾸밀 당당한 권리가 있다. 결국은 진정성의 문제이고 외모가 아닌 내면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상대를 만나느냐의 문제이다. 오늘도 장애를 가진 청년들은 갈망하고 있다. “우리도 짝을 만나고 싶어요!”


  1.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를 재벌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롯데껌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껌 덕분에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 되었다. 지금이야 껌의 종류도 다양하고, 흔하고 흔한 것이 껌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껌은 ...
    Views26281
    Read More
  2. 다시 태어난다면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
    Views24768
    Read More
  3. 모르는 것이 죄

    소크라테스는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것이 죄”라고 했다. 의식 지수 400이 이성이다. 우리는 눈만 뜨면 화를 내며 산다. 다 알지 않는가? 화를 자주 내는 사람보다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풀리...
    Views24258
    Read More
  4. 월남에서 돌아온 사나이

    2018년 봄. 후배 선교사로부터 집회요청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트남 행 비행기 안에서 초등학교 때 추억이 삼삼히 떠올랐다. 베트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월남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이야기...
    Views25854
    Read More
  5.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4848
    Read More
  6.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7073
    Read More
  7.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6941
    Read More
  8.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0084
    Read More
  9.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7609
    Read More
  10.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8861
    Read More
  11.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7712
    Read More
  12.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8282
    Read More
  13.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8705
    Read More
  14.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9835
    Read More
  15.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30105
    Read More
  16.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7712
    Read More
  17.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1596
    Read More
  18.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7665
    Read More
  19.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8861
    Read More
  20. 이혼 지뢰밭

    어린 시절에 명절은 우리의 꿈이었고 긴긴날 잠못자게 하는 로망이었다. 가을 풍경이 짙어진 고향산천을 찾아가는 기쁨, 집안사람들을 모두 만나는 자리, 또래 친척 아이들을 만나 추억을 만드는 동산, 모처럼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Views2878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