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12.29 21:42

참, 고맙습니다!

조회 수 543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감사 인사.jpg

 

 

  2017년이 단 이틀 남았다. 돌아보면 은혜요, 일체 감사뿐이다. 고마운 분들을 그리며 금년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다. 그때그때마다 다가와 위로해 주던 많은 사람들,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사역에 힘을 실어주는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세 들어 사는 주인집 아들이 늦깎이 장가를 갔다. 그래서인지 온 동네가 들떠있었다. 물론 전통혼례식이었고 밤이 되자 동네 아낙들이 우리 방으로 모여 들었다. 그러더니 불침번을 서듯이 드나들며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소위 신방 엿보기였다.

 

  혼인 첫날밤에 신랑과 신부가 빚어내는 모습을 문 밖에서 문구멍을 뚫고 몰래 훔쳐보는 풍속이다. 지금은 큰일 날 일이지만 내가 어릴 때만해도 흔한 풍습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워낙 조혼이 성행하여 남자는 10살쯤, 여자는 1415살쯤 되면 혼인을 서둘렀다. 그러니 첫날밤에 많은 과오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방을 지켜보게 된 것이 유래라고 한다. 호기심이 많던 그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엉뚱하게도 빨리 커서 장가를 가야겠다.”였다. 그런데 세월의 흐름은 너무도 느렸다.

 

  지금은 어떤가? 빠른 정도가 아니다. 어떻게 하루가 가고 달이가고 해가 바뀌는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이제는 세월의 흐름이 무섭기까지 하다. 금년도 바쁘게 살았다. 밀알사역을 감당하고 미주 곳곳과 한국을 다니며 말씀을 증거하며 복음을 전했다. 그렇게 돌아쳐도 건강하니 감사하고, 어디를 가든지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는 것이 행복하다. 사람은 누구나 유년기, 사춘기, 청년기를 거쳐 노년기로 넘어 가게 된다. 예수님도 아기의 모습으로 이 땅에 탄생하셨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아쉬움 속에서도 예수님의 성탄이 있기에 신, 불신을 넘어서서 사람들은 기쁨을 안고 세월의 노를 젓고 있는 듯하다.

 

  세대의 언덕을 넘어가는 것이 인생이다. 육신을 입고 태어난 사람은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된다. 그 과정에서 실수와 넘어짐은 필수이다. 갓 태어난 아가를 안고 다니는 젊은 부부를 보면 저 피덩이를 언제나 키우나?’ 탄식이 나오지만 남의 아기는 어느새 커버리는 신기한 장면을 목격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돌아보면 아쉬운 일들이 많은 한해였다. ‘조금 더 열심히 할걸, 조금 더 품어줄걸, 조금 더 아량과 여유를 가지고 살 걸회한이 밀려온다.

 

  고심하던 내 눈에 나딘 스테어”(Nadine Stair)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란 시가 들어왔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그리고 좀 더 우둔해지리라. 가급적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더 자주 여행을 하고 더 자주 석양을 구경하리라. 산에도 가고 강에서 수영도 즐기리라.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고 콩 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게 되겠지만 상상 속의 고통은 가급적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하루를 좀 더 의미 있고 분별 있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리라. , 나는 이미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런 순간들을 좀더 많이 가지리라. 그리고 실제적인 순간들 외의 다른 무의미한 시간들을 갖지 않으려 애쓰리라. 오랜 세월을 앞에 두고 살아가는 대신에 오직 이 순간만을 즐기면서 살아가리라. 지금까지 난 체온계와 보온병, 레인코트, 우산이 없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이제 내가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이보다 한결 간소한 차림으로 여행길에 나서리라.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지내리라. 무도회장에도 자주 나가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더 많이 꺾으리라!> 이 시를 쓸 때 그녀의 나이는 85세였다. 나중 천국을 기대하기보다 가까이 있는 나 자신의 오늘을 기대하며 멋지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Happy New Year!

 


  1.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를 재벌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롯데껌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껌 덕분에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 되었다. 지금이야 껌의 종류도 다양하고, 흔하고 흔한 것이 껌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껌은 ...
    Views26311
    Read More
  2. 다시 태어난다면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
    Views24782
    Read More
  3. 모르는 것이 죄

    소크라테스는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것이 죄”라고 했다. 의식 지수 400이 이성이다. 우리는 눈만 뜨면 화를 내며 산다. 다 알지 않는가? 화를 자주 내는 사람보다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풀리...
    Views24285
    Read More
  4. 월남에서 돌아온 사나이

    2018년 봄. 후배 선교사로부터 집회요청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트남 행 비행기 안에서 초등학교 때 추억이 삼삼히 떠올랐다. 베트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월남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이야기...
    Views25878
    Read More
  5.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4882
    Read More
  6.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7132
    Read More
  7.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6975
    Read More
  8.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0107
    Read More
  9.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7642
    Read More
  10.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8880
    Read More
  11.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7776
    Read More
  12.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8299
    Read More
  13.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8724
    Read More
  14.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9850
    Read More
  15.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30127
    Read More
  16.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7737
    Read More
  17.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1636
    Read More
  18.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7680
    Read More
  19.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8890
    Read More
  20. 이혼 지뢰밭

    어린 시절에 명절은 우리의 꿈이었고 긴긴날 잠못자게 하는 로망이었다. 가을 풍경이 짙어진 고향산천을 찾아가는 기쁨, 집안사람들을 모두 만나는 자리, 또래 친척 아이들을 만나 추억을 만드는 동산, 모처럼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Views2882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