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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건강하게 사는 사람은 장애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장애인에게는 모든 것이 꿈이요, 기적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들을 장애인들은 평생 꿈으로 바라보며 산다. 삼중고(시각, 청각, 언어장애)의 고통을 끌어안고 살았던 헬렌켈러의 글이 있다. <내가 3일간 눈을 뜰 수 있다면> “내가 만일 이 세상에서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 내 눈을 뜨는 그 첫날,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예쁘고 인자한 나의 스승 ‘에나 설리번’을 찾아가겠다. 둘째 날 아침엔 일찍 일어나서 뒷산에 올라가 밤과 낮이 구별되는 장엄한 일출을 보고 싶다. 마지막 셋째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새로운 아름다움의 계시와 새 즐거움을 발견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 할 것이다.”

너무 슬프다, 가슴이 저려온다. 결국 헬렌켈러는 그 소박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장애 아동을 가진 부모님들의 소원은 한결같다. “내 아이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두고는 눈을 감을 수 없기에 그 아이보다 단 하루를 더 살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를 만나는 분들이 동일하게 하는 말이 있다. “목사님, 세상에 장애인 아닌 사람이 있나요? 알고 보면 저도 장애인입니다.”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대응은 하지만 그 말처럼 우리 장애인들이 듣기 거북한 말도 없다.

나는 묻고 싶다. “장애 때문에 온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과 조롱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놀림 받은 치욕감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뒤척여 본적이 있는가? 장애 때문에 정당하게 받아야할 대우를 박탈당한 채 고통스러워 해 본적이 있는가? 장애가 눌러오는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눈물을 흘리다가 그 눈물마저 메말라 정신적인 패닉상태에 빠져 본적이 있는가?” 이런 경험들을 해 보았다면 “장애인”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경험도 해 보지 못하고 살고 있다면 앞으로는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끔 기분 좋은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장애인이 아니었다면?’ 물론 가정(if)이지만 나름대로 생각여행을 떠날 때가 있다.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내가 장애인이 아니었다면 바람직한 삶은 살지 못했을 것 같다. 연예인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내 꿈이었고 나를 가까이 하는 분들이 인정하는 면이다. 잘되었으면 돈푼깨나 만지며 살았을 것이다. 불신 가정에서 자라났으니 세상남자들이 하는 요상한 짓(?)을 다해대며 그냥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방향은 지금처럼 목회자의 길을 걷는 나의 모습이다. 20대 중반, 본 교회를 떠나 자 나를 불러주는 교회가 없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장애 때문이었다. 주일마다 교회를 전전하며 1년 이상의 세월을 보내야만 하였다. 덕분에 교회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지만 그때 나는 신학을 포기할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내게 장애가 없었다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전도사 직분을 감당했을 것이고 차분히 스펙을 쌓아 유력한 교회에 담임목사로 스카웃 되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 가보면 오랜 세월 함께 어울렸던 친구 목사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멋진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헛된 망상은 아닌 듯싶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고 말았다. 만약(if)은 사람에게 위로와 웃음을 주는가보다. 망상이지만 잠시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도 누군가 물어왔다. “목사님, 한국에서 일반목회를 할 때보다 행복하세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들 보기에 화려하지도 대단해 보이지도 않지만 나는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 장애인으로 장애인들을 섬기며 살아가는 내 모습이 대견하고 귀해 보인다. 실로 장애의 무게는 버거웠다. 하지만 그 무게 이상의 은혜를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웃음지게 만든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 환경, 사람들을 사랑하며 묵묵히 이 길을 가련다. 나는 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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