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08.04 15:35

밀알 사랑의 캠프

조회 수 385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세족.jpg

 

 지난 5월이었다. 밀알선교단 지하교육관에 걸어놓은 달력이 찢겨나가 7월에 와있었다. 다른 방에 걸려있던 달력과 바꿔 걸어놓았는데 나중에 가보니 그것마저 찢겨져 있었다. 누구의 소행인지 수소문해도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누가 저렇게 멀쩡한 달력을 찢는 것일까?’ 그러다가 드디어 달력을 찢은 장본인을 찾아내었다. 바로 장애아동()이었다. 밀알 사랑의 캠프가 얼마나 좋았던지? 그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하며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지른 것이다. 달력을 찢으면서 기다릴 정도로 캠프의 매력은 대단하다.

 

  매년 여름이 되면 이처럼 장애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밀알 사랑의 캠프가 열린다. 명칭은 캠프지만 미 동부 지역에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금년에도 600명이 23일을 함께 지냈다. 그 많은 인원들이 참석을 하면서도 26년째 질서정연하게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가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장애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실감한다. 19() 참석자들은 밀알선교센터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 캠프에서 받을 은혜와 사랑을 기대하며 모두의 얼굴은 상기되어있었다.

 

  어느새 5년째 캠프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Princeton, Hyatt Regency Hotel은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와 통솔이 용이하고 시설이 다양화되어있어 쾌적하다 할 수 있다. 둘째 날에는 300명의 장애아동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수영을 하는데 수영장 또한 매머드급이라 최적의 장소이다. 무엇보다 한식을 캐더링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호텔 측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집에서는 철없는 청소년들이지만 캠프에서 장애아동들을 Care하는 Youth Group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이다. 자신의 시장기를 뒤로하고 보채는 아동을 달래며 음식을 먹이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금년 캠프에 주 강사는 유영기 교수님이 초청되었다. 70을 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시간 열정적인 메시지를 증거 해 은혜를 끼쳐주셨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실감났다. 아동캠프는 6년째 김은예 전도사님이 강사로 단에 섰다. 능숙한 영어와 풍성한 영성은 장애아동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긍심과 믿음을 심어주었다. 개회예배가 끝나자마자 워싱톤 밀알에서 수고하는 전구동 집사님의 인도로 공동체 훈련이 시작되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서로의 어깨를 잡고 돌아가며 장관을 연출하였다. 모두가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

 

  이튿날(20), 모두가 모여 새벽예배를 드리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섬기던 교회를 떠나 낯선 곳에서 드리는 예배는 또 다른 느낌이 있어 좋았다. 사랑의 캠프 둘째 날에는 섹션 선택 특강 시간이 열린다. 한방 진료, · 미용, 네일, 사진 전시, 영화감상들을 열고 취향대로 참석하여 필요한 정보나 유익을 찾는 시간이다. 말쑥하게 이발을 한 장애인들의 미소가 해맑다. 손톱을 다듬고 예쁘게 색을 칠한 모습이 세련되어 보인다. 매년마다 캠프에 찾아와 아무 조건 없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분들이 천사가 아닐까?

 

  프린스톤은 필라에서 1시간이면 충분히 주파하는 거리이다. 하지만 아틀란타 밀알과 시카고 밀알은 꼬박 17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먼 거리를 마다않고 26년째 참가하는 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캠프의 모습을 이 지면에 담기는 너무도 좁은 듯하다. 분명한 것은 이 땅에는 장애를 가지고도 행복해 하는 사람과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바라보며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사랑의 캠프에 참석한 사람들은 마지막 날이 되면 모두 얼굴이 환해진다. 금년에도 예수님의 사랑이야기는 그렇게 줄거리를 이어갔다.

 

  내년에 다시 만나요! 가로 젓는 손사래에 아쉬움이 번져 나온다. 약간은 피로해진 몸을 누이며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1.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3638
    Read More
  2.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5877
    Read More
  3.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5768
    Read More
  4.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28821
    Read More
  5.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6209
    Read More
  6.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7583
    Read More
  7.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6387
    Read More
  8.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6864
    Read More
  9.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7305
    Read More
  10.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8436
    Read More
  11.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28697
    Read More
  12.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6462
    Read More
  13.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0283
    Read More
  14.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6308
    Read More
  15.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7465
    Read More
  16. 이혼 지뢰밭

    어린 시절에 명절은 우리의 꿈이었고 긴긴날 잠못자게 하는 로망이었다. 가을 풍경이 짙어진 고향산천을 찾아가는 기쁨, 집안사람들을 모두 만나는 자리, 또래 친척 아이들을 만나 추억을 만드는 동산, 모처럼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Views27396
    Read More
  17. 시각장애인의 찬양

    장애 중에 눈이 안 보이는 어려움은 가장 극한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중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존경의 대상이 될 만한 인물들이 속속 배출된 것을 보면 고난은 오히려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끈질긴 내성을 키워내는 것 같다. 한국이...
    Views27661
    Read More
  18. 칭찬에 배가 고팠다

    어린 시절 가장 부러운 것이 있었다. 부친을 “아빠”라고 부르는 친구와 아빠에게 칭찬을 듣는 아이들이었다. 라디오 드라마(당시에는 TV가 없었음)에서는 분명 “아빠”라고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항상 “아부지”라고 불러...
    Views28658
    Read More
  19. 늘 푸른 인생

    한국 방송을 보다보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을 본다. 부부가 출연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때로는 홀로 나오기도 한다. “인생살이”에 대한 진솔한 대담은 현실적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이 드신 ...
    Views28357
    Read More
  20. 핸드폰 없이는 못살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는 시대가 되었다. 모든 세대를 초월하여 핸드폰 없이는 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눈을 뜨면서부터 곁에 두고 사는 새로운 가족기기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는 기능도 다양해져서 통화영역...
    Views3204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