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4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아듀_2014.png

 

 

어느새 2014년 말미이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다사다난”이란 단어를 되뇌이게 된다. 금년 가장 충격적인 일을 꼽으라면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사건이다. 진정 엘리옷의 말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그런대로 잠잠히 흘러가던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지축을 흔든 엄청난 사건이었다. 무려 295명의 희생자가 났고 그 중 생때같은 “단원고등학교” 학생 200여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아려온다. 한해를 마감해 가는 시점에서 그 부모들은 얼마나 애타는 심정으로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을까?

20년 전, 출근길에 성수대교가 무너져 꽃다운 무학여고생들이 죽어갔다. 이듬해 6월에는 난데없이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상상할 수 없는 주검들이 줄을 이었다.그해 여름은 비가 참 많이도 왔다. 사건이 없을 수는 없지만 어찌 대한민국은 그리 한스런 사고가 많은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게 세월은 무심히 흐르고 있다. 가슴 한켠에 응어리 없는 인생이 있을까? 가만히 묻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무엇이 그리 아프고, 아쉽고 그리운지를!

지난 일년 목회를 위해 달리다보니 한해의 끝이 보인다. 어느새 장애인 사역 13년이다. 입만 열면 “한국에서 13년 동안 교회 담임목회를 했노라!”고 외쳐왔는데 이제는 특수목회를 한 연수가 그 세월과 맘먹는다. 밀알선교단 사역하랴! 여러 교회에 초청을 받아 설교하랴! 일주일에 한번 방송하랴! 거기다가 <주간 필라>에 칼럼 쓰랴! 그렇게 바삐 몰아쳐도 특유의 여유를 잃지 않은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힘들지만 생각해보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 일주일에 한번 씩 칼럼을 쓰시려면 보통 힘이 들지 않으시겠어요?” 물론이다. 하지만 기대하며 읽어주는 분들이 있기에 매주 마다 미소 지으며 글을 써가고 있다. 어떤 때는 ‘술술’ 글이 풀린다. 하지만 어떤 날은 글의 맥락을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이런 의도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글이 흘러가기도 한다. 참으로 희한하다. 그렇게 칼럼을 집필한지 10년! 내 컴퓨터에는 500여 편의 칼럼이 가지런히 담겨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책을 내셔도 되겠네요.” 하지만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그냥 일주일에 한번 사람들의 마음을 글로 설레이게 하고 싶다. 잠시라도 독자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족하다. 소년 시절 보리밭 둑 오솔길에서 마주친 소녀가 ‘싱끗’ 수줍게 웃어준 것만으로 잠을 ‘뒤척’였듯이 내가 쓰는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어 주면 족하다. 아니 살다가 ‘언뜻’ ‘문득’ 생각이 났으면 한다. 내가 던진 한편의 칼럼이 행복상자를 열어주는 예쁘고 작은 Key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였던가? 화투를 배웠다. 화투는 ‘민화투’에서 ‘나이롱 뻥’으로. ‘섰다’에서 ‘도리지꾸 땡’으로 진화해 갔다. 그리고 드디어 “고스톱”에서 정점을 맞는다. 도박용어 중에 “퉁친다!”가 있다. 같은 패를 가졌을 때에 “없었던 일로 하다, 바꾸다.”는 뜻이다. 이것이 일상용어가 되어버렸다. 서로 마음상하거나 이권이 오갈일이 있으면 상대가 제안해 온다. “그냥 ‘퉁’ 칩시다!” 고개를 ‘끄덕’이면 성사가 되는 것이고, 고개를 가로 저으면 거절이다.

나는 성격이 ‘화끈’하다. 그것도 내 스스로의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뒷끝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거나 불이익을 주면 곰씹으며 괴로워한다. 금년을 가만히 돌아보면 좋은 일, 기쁜 일도 많았지만 마음 한구석에 ‘굉’하니 섭섭함이 고여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대인배’(大人輩)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아닌듯하다. 나이가 먹을수록 스스로가 못나 보인다. 이렇게 한없이 부족한 사람의 글을 일년 동안 읽어주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제 새해 문턱이다. 살다가 혹시 섭섭한 일, 못마땅한 일이 있었다 할지라도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그냥 “퉁치고 삽시다!”


  1.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를 재벌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롯데껌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껌 덕분에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 되었다. 지금이야 껌의 종류도 다양하고, 흔하고 흔한 것이 껌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껌은 ...
    Views26290
    Read More
  2. 다시 태어난다면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
    Views24770
    Read More
  3. 모르는 것이 죄

    소크라테스는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것이 죄”라고 했다. 의식 지수 400이 이성이다. 우리는 눈만 뜨면 화를 내며 산다. 다 알지 않는가? 화를 자주 내는 사람보다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풀리...
    Views24258
    Read More
  4. 월남에서 돌아온 사나이

    2018년 봄. 후배 선교사로부터 집회요청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트남 행 비행기 안에서 초등학교 때 추억이 삼삼히 떠올랐다. 베트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월남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이야기...
    Views25865
    Read More
  5.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4856
    Read More
  6.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7083
    Read More
  7.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6947
    Read More
  8.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0087
    Read More
  9.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7622
    Read More
  10.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8863
    Read More
  11.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7716
    Read More
  12.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8289
    Read More
  13.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8712
    Read More
  14.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9842
    Read More
  15.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30108
    Read More
  16.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7719
    Read More
  17.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1611
    Read More
  18.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7665
    Read More
  19.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8870
    Read More
  20. 이혼 지뢰밭

    어린 시절에 명절은 우리의 꿈이었고 긴긴날 잠못자게 하는 로망이었다. 가을 풍경이 짙어진 고향산천을 찾아가는 기쁨, 집안사람들을 모두 만나는 자리, 또래 친척 아이들을 만나 추억을 만드는 동산, 모처럼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Views2879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