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1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이재철_목사.jpg

 

 

미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는 남쪽으로 멕시코, 북쪽으로는 캐나다이다. 멕시코는 몇 차례 다녀왔지만 희한하게도 캐나다 땅을 밟아본 경험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지난 2월, 캐나다 밀알선교단 단장인 “김신기 목사님”으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5월 10일, 캐나다 밀알선교단 창립 19주년 행사에 메인게스트로 초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반가웠다. 그렇게 캐나다를 갈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아울러 토론토에 있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일정도 잡혀졌다.

5월 8일(금)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비행시간이 맘에 들었고 이내 내가 탄 비행기는 토론토 공항에 착륙을 하였다. 토론토 공항은 한적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단장님의 반가운 미소로 일정은 시작되었다. 김 목사님의 사모님은 나와 같은 소아마비 지체장애인이다. 두 아들 중 큰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한 가정에 장애인 두 명이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단장님의 얼굴에는 항상 온화함과 여유가 넘친다. 참으로 귀한 분이다.

“강사가 왔다.”고 캐나다 밀알선교단 이사 목사님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금방 가슴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은 업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목회 일담으로 시작되어 장애인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치 십년지기가 만난 것처럼 깊은 대화가 오고 갔다. 당일 저녁부터 집회가 이어졌다. 순복음 영성교회(김석재 목사 시무) “금요 예배”에서 1일 부흥회를 인도하게 된 것이다. 바쁜 이민의 삶속에서 금요일 예배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을 보며 놀랐다.

짧지 않은 설교가 끝이 나고 기도 시간이 되자 성도들은 안수기도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역시 순복음 교회였다. 얼마만인가?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예배당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받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은혜를 사모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며 토론토 교회의 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토요일 새벽에는 “서머나 장로교회”(최재만 목사 시무)에서 설교를 했다. 이른 새벽시간. 예배당에 흩어져 앉아있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이민교회의 소망을 느꼈다. 역시 새벽에 만나는 주님의 숨결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10일(주일) 오후 5시. “캐나다 밀알선교단 창립 19주년 감사예배”가 드려졌다. 중증 장애인 “김진범”형제의 찬양은 모여온 청중들을 놀라게 하였다. 심하게 말을 더듬는 “진범”이 리듬과 박자를 놓치지 않고 찬양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모여온 성도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밀알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심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아동)들이 거리낌 없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주님을 찬양할 수 있는 곳이 밀알인 것이다. 여러 순서가 진행되고 드디어 차례가 되어 강단에 올랐다.

다들 기대에 찬 눈동자로 나를 주시했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유모어가 섞인 메시지를 전하고 기타를 치며 첫 찬양을 올렸다. “♬왜 나만 받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여기저기서 손수건을 꺼내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순간에 나의 나약함이 커다란 자랑거리임을 실감한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힘들고 무거운 짐이다. 하지만 그 고난이 내 입술의 찬양과 설교로 울려 퍼질 때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믿음을 새롭게 한다. 지금도 주님은 부족한 종을 통해 장애인들과 그 가족, 모여온 청중들의 심령을 만지고 계신 것이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네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았다.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만난 폭포는 색달랐다. 보다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엄청난 규모로 쏟아지는 폭포 줄기 아래에 서서 우렁찬 목소리로 찬양을 올렸다.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찬양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폭포 한가운데에 피어오른 쌍무지개는 연약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싸인 같았다. ‘그래, 지금처럼 순수하게 장애인들의 친구로 변함없이 살아가자!’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온화한 분위기에 캐나다에서 사역의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었음이 행운이었다.


  1.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3612
    Read More
  2.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5737
    Read More
  3.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5731
    Read More
  4.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28784
    Read More
  5.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6170
    Read More
  6.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7543
    Read More
  7.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6349
    Read More
  8.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6808
    Read More
  9.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7260
    Read More
  10.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8358
    Read More
  11.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28545
    Read More
  12.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6321
    Read More
  13.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0148
    Read More
  14.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6266
    Read More
  15.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7409
    Read More
  16. 이혼 지뢰밭

    어린 시절에 명절은 우리의 꿈이었고 긴긴날 잠못자게 하는 로망이었다. 가을 풍경이 짙어진 고향산천을 찾아가는 기쁨, 집안사람들을 모두 만나는 자리, 또래 친척 아이들을 만나 추억을 만드는 동산, 모처럼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Views27313
    Read More
  17. 시각장애인의 찬양

    장애 중에 눈이 안 보이는 어려움은 가장 극한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중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존경의 대상이 될 만한 인물들이 속속 배출된 것을 보면 고난은 오히려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끈질긴 내성을 키워내는 것 같다. 한국이...
    Views27527
    Read More
  18. 칭찬에 배가 고팠다

    어린 시절 가장 부러운 것이 있었다. 부친을 “아빠”라고 부르는 친구와 아빠에게 칭찬을 듣는 아이들이었다. 라디오 드라마(당시에는 TV가 없었음)에서는 분명 “아빠”라고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항상 “아부지”라고 불러...
    Views28518
    Read More
  19. 늘 푸른 인생

    한국 방송을 보다보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을 본다. 부부가 출연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때로는 홀로 나오기도 한다. “인생살이”에 대한 진솔한 대담은 현실적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이 드신 ...
    Views28211
    Read More
  20. 핸드폰 없이는 못살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는 시대가 되었다. 모든 세대를 초월하여 핸드폰 없이는 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눈을 뜨면서부터 곁에 두고 사는 새로운 가족기기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는 기능도 다양해져서 통화영역...
    Views3189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