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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정 사역을 하며 만난 한 가정의 이야기이다. 잔뜩 화가 난 것일까? 아니면 술을 한 잔 걸친 것도 같다. 나이는 얼핏 40대 후반은 된 것 같은 남자가 찾아왔다. 우선 “과거 탐사 작업”이 시작된다. 그리고는 질문을 던진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희한한 대답이 돌아온다. 다 “아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아내와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라.”고 답한다. 결국 무엇일까? 사랑은 하고 싶은데 화가 나고 사랑하고 싶은데 미움이 올라온다.

모든 부부의 소망은 소박하다. 서로가 잘 해주고 싶고 잘 지내고 싶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들어보니 이 남자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회사를 위해 무엇이든 최선을 다했고 혹시 미운털이 박힐까봐 퇴근 후 어울려 열심히 술도 마셨다. 그 덕분인지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며 중역이 되었다. 가정생활도 성공하고 싶었다. 아내의 외출은 물론이고 딸에게는 집에 들어오는 시간을 정해놓고 엄격하게 키웠다. 휴일에는 모두 시댁에 가야 한다. 하지만 한번도 가족끼리 여행을 한 적은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내와 딸이 집을 나가버렸다. “이제 당신과는 도저히 함께 못살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충격이었다. 생애 최고의 위기를 만난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위기는 위험은 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위기를 잘 살려서 전환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삶의 예술이 아닐까? 간단하다. ‘부끄러움’이나 ‘화’가 아닌 진정한 ‘나’와 ‘가정의 행복’을 선택하게 돕는 것이다. 의식은 지식과 감성과 의지, 즉 행동이 수반되는 인간의 상태이고 수준이다. 인간의식이 높아지면 볼 것이 보이고 들릴 것이 들리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상담이 이어진다. 아내가 되어보게 하고 딸이 되어 보게 한다. 남자의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르면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해 진다. “참지마세요.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우세요.” 봇물이 터지듯이 남자의 깊은 가슴속에서 통곡이 터지기 시작한다. 한참을 그렇게 둘이 울었다. 남자의 고백은 그렇다. 그의 집은 너무도 가난했다. 대학도 못 다니고 결혼 후에는 처가살이를 해야만 하였다. 그래서 악착 같이 살았다. 남에게 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다. 따라서 남자의 삶은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아내가 뭐라고 말을 하면 화부터 났다. 특별히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에는 무시하는 것 같아서 이성을 잃었다. 아내에게 직접 손을 댄 적은 없지만 거친 언어와 물건을 던지며 위협을 가했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자란 딸은 이제 아예 아빠와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벌써 오래다. 회사도 가정도 성공하고 싶었다. 그런데 두 가지를 다 놓친 것 같아 두려워진다.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남자가 말했다. “제가 정말 그동안 잘못 살았습니다. 아내와 딸을 찾아내고 싶었지만 남자 체면을 앞세우며 견뎠습니다. 제 속마음은 찾아가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요. 이제 알았습니다. 체면이고 자존심이고 뭐고 다 필요 없습니다. 아내에게 가서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하고 딸에게도 용서 해달라고 말 할 것입니다. 꼭 찾아서 함께 살겠습니다.”

남자는 아내를 데리고 두주 후에 다시 나타났다. 완강하던 아내는 진정으로 사죄하는 남편의 진심에 마음을 연 것이다. 아내가 울면서 말한다. “자기도 남편을 정말 사랑하고 함께 살고 싶다.”고. 부부를 마주 앉게 했다. 상대를 바꾸어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한다. 말할 때에 조용히 말을 듣게만 한다. 그리고 따라하게 했다. “미안합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부부가 서로를 끌어안는다. 한참이나 부둥켜안고 울던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 부부의 미소가 아름답다. 미소 속에 천국이 보인다. 그 시간에 나도 보람을 느낀다. 감동과 재미가 있고 나의 존재감에 스스로 행복하다. 기대하지 못했던 삶의 희열이 부부를 살려내던 그 시간에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물결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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