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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욱.jpg

 

 

 

임마누엘교회(김태권 목사 시무)에서 개최하는 “새생명축제”의 강사로 시각장애를 가진 분이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은혜의 자리에 동참하게 되었다. 시각장애인인 부모님 밑에서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그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심히 어려웠다. 결국 그는 일곱 살 어린나이에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너무도 외로웠고 눈을 보지 못하는 그에게는 모든 것이 난관이었다. 중학교 시절 여건이 좋은 서울에서 공부하고 싶은 꿈을 품게 된다. 패기 하나만을 가지고 그는 무작정 상경을 감행한다.

역시 서울은 달랐다. 분위기는 물론 수준도 달랐다. 같은 시각장애인이지만 전용차와 개인기사까지 둔 부유한 친구가 있었다. 한 친구는 머리가 컴퓨터에 버금갈 정도로 명석했다. 한번 듣거나 배운 것은 잊어버리는 일이 없었다. “하나님이 공평하시다면 저 정도는 되야지.” 정말 부러웠다. 문제는 돈이 없었다. 당시 5,900원이던 수학 참고서를 점자판으로 사려면 10만원이 더 들었다. 선배들이 쓰고 버린 책으로 악착같이 공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끝내 무너진 그는 공부를 포기하고 7년 가까이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그러면서도 입시철만 되면 마음이 아팠다.

그의 20대는 실로 암흑 그 자체였다. 그 즈음에 그는 친구들의 자살 소식을 접한다. 개인 기사까지 두었던 친구였다. 아버지의 사업부도와 죽음을 보고는 낙심한 끝에 그 길을 택했고 한 친구는 사랑하는 자매를 만났지만 부모님이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친구들의 자살은 오히려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장애가 생을 버려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가 주일 예배에서 성도들과 함께 <사도신경>을 외우다가 가슴으로 하나님의 질문을 받는다. “너 방금 뭐라고 했니?”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사오며’라고 했는데요.” “그래 너는 내가 전능하다는 것을 믿느냐?” 마지못해 그가 대답한다. “그러셔야죠.” 다시 하나님의 질문이 들려온다. “네가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 나의 실수라고 생각하니?” 그가 대답한다. “그러면 안되시죠.” 세 번째 질문이 이어진다. “그러면 네가 그렇게 괴롭고 고통스러워했던 고아원에 경험들이 나의 거듭된 실수였다고 생각하냐?” 그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백한다. “아닙니다.”

그날이후 그의 삶은 변해갔다. 기도의 차원과 깊이가 달라졌다. 그는 혼자인줄 알았다. 버려진 불쌍한 시각장애인으로만 생각했다. 하나님도 함께 아파하고 계셨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과연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책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98년 연세대 공학과에 당당히 합격을 하게 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는 한동안 ‘교문에서 연구실까지는 1357걸음’, ‘공학관 계단수는 2층까지 8개· 7개· 8개· 7개’라는 식으로 거리감을 익히고 그 감에 의존해 캠퍼스를 오가며 공부에 전념한다.

물론 처음에는 사고도 많았다. 차량 진입을 막는 볼라드에 걸려 넘어진 것은 헤아릴 수 없고, 심지어 뚜껑이 열려있는 맨홀에 빠지기도 했다. 그의 턱과 눈썹에는 ‘무모함’의 대가인 꿰맨 상처가 선명히 남아 있다. 하지만 상처가 쌓인 만큼 거리감도 좋아졌다. 전공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도 그만큼 늘어갔다. 컴퓨터상의 문자를 점자로 변환해주는 점자번역 프로그램, 시각장애인 전용 웹 전자게시판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미국 피츠버그로 유학을 온 그는 시각장애인용 컴퓨터를 개발하는 쾌거를 이룬다. 그는 현재 피츠버그대학 재활공학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그가 바로 “가현욱 박사”이다. 잔잔하지만 진솔한 그분의 간증을 들으며 내 눈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장애의 아픔이 전해져 와서 였다. ‘축도’를 하기위해 단에 섰지만 목을 가다듬느라 애를 써야했다. 숱한 역경과 시각장애의 어려움을 딛고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준 그가 너무도 대견하고 고맙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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