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99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박찬미.jpg

 

 

이 땅에는 “저신장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 다른 말로 그 분들을 “난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신데렐라와 일곱난장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의 동화에서 혹은 서커스 공연을 하는 그들을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당사자들은 실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저신장의 조건으로 세상을 살기에는 모든 것이 장벽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한국에 갔다가 “경기 밀알선교단”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이형진 단장”은 “조금 일찍 오셔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나를 모시러 왔다. 이내 안양에 당도하고 한정식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방에는 두 자매가 미리 나와 앉아있었다. “목사님, 저의 오랜 친구들입니다. 한분은 중국에서 선교를 하고 계시고, 한분은 화가입니다.” 인사를 나누며 저으기 당황을 했다. 왜냐하면 두 자매가 다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는 자매는 “척추장애인”(곱추)이었고, 화가라는 자매는 “저신장증”(난장이)였다.

그날 그분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는 내 영이 정화되는 새로운 체험을 했다. ‘어떻게 저리 영이 맑을 수 있을까?’하는 의아심을 가질 정도로 그들은 흐트러짐이 없는 정숙함과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는 정서를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자신의 장애를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거추장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당당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중에서도 화가라는 저신장증 자매의 맑은 눈동자를 잊지 못한다. 과거에는 “난장이”를 “왜소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저신장증”으로 불리워진다.

“하석미”씨(39세)는 “저신장증” 장애를 가진 엄마이다. 어느 날, 비장애인 남편을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남편에게 예쁜 아이, 부모 없는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달랐다. 노력 끝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초음파에 비춰지는 태아의 모습은 정상이었다. 부부의 바람대로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유치원에 다닐 때만해도 다른 아이들보다 큰 키의 딸을 대견하게 바라보았다. 엄마는 행복했다.

하지만 딸 “찬미”는 한 두 해가 지나면서 다른 아이들과 현격한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딸 찬미의 말이다. “유치원 때 아이들이 점점 크는데 제 키는 그대로인거예요. ‘아! 나는 저 아이들 하고는 다르구나.’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딸은 엄마의 체형을 닮아갔다. 가슴이 저며 왔다. 결국 ‘가연골무형성증’으로 판명이 나고 딸의‘성장판’이 닫혔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된다. “가연골무형성증”이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키가 작아지는 병이다.

그러나 모녀는 강했다.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며 꿋꿋이 살고 있다. “성장판이 이미 닫혔다.”는 의사의 말에도 "성장판이 열려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차피 이제 다른 아이들도 성장판이 닫힐 시기니까 똑같다고 생각해요."라며 찬미는 애써 웃는다. 어느새 찬미는16살의 숙녀가 되었다. 키가 113cm인 찬미는 “어린 나이에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의사로부터 경고를 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찬미는 누구보다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늘 뭔가 약해보이지 않게, 왜소해 보이지 않게 친구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활발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고 찬미는 말한다. 친구들과 동대문상가에 옷을 사러 갔다. 옷이 모두 커서 맞는 옷이 없자 “난 아동복을 입어야 하고, 애들이 예쁜 옷 입을 때 못 입어서 속상하다.”며 속내를 털어 놓다가도 워낙 성격이 ‘쿨’해서인지 다 털어내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찬미는 천상 여자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이불속에 나란히 누운 모녀는 뽀뽀를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잠이 든다.

그 모습이 마치 천국을 보는 것 같다. 아름답다. 귀하다. 엄마를 소중히 여기는 찬미, 딸을 자신의 몸처럼 아끼는 엄마 “석미”씨. 언제나 건강하게 좋은 일만 생기는 그런 엄지공주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


  1. 시각장애인의 찬양

    장애 중에 눈이 안 보이는 어려움은 가장 극한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중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존경의 대상이 될 만한 인물들이 속속 배출된 것을 보면 고난은 오히려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끈질긴 내성을 키워내는 것 같다. 한국이...
    Views29050
    Read More
  2. 칭찬에 배가 고팠다

    어린 시절 가장 부러운 것이 있었다. 부친을 “아빠”라고 부르는 친구와 아빠에게 칭찬을 듣는 아이들이었다. 라디오 드라마(당시에는 TV가 없었음)에서는 분명 “아빠”라고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항상 “아부지”라고 불러...
    Views30058
    Read More
  3. 늘 푸른 인생

    한국 방송을 보다보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을 본다. 부부가 출연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때로는 홀로 나오기도 한다. “인생살이”에 대한 진솔한 대담은 현실적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이 드신 ...
    Views29726
    Read More
  4. 핸드폰 없이는 못살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는 시대가 되었다. 모든 세대를 초월하여 핸드폰 없이는 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눈을 뜨면서부터 곁에 두고 사는 새로운 가족기기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는 기능도 다양해져서 통화영역...
    Views33653
    Read More
  5. 부부의 사랑은~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논다. 그러다가 친구를 알고 이성에 눈을 뜨며 더 긴밀한 관계를 알아차리게 된다. 사춘기에 다가서는 이성은 등대처럼 영롱하게 빛으로 파고든다. 청춘에 만난 남 · 녀는 로맨스와 위안, 두 가지만으로 충분하다. 눈을 감고 내 ...
    Views28148
    Read More
  6. 장애인들의 행복한 축제

    어느새 27회를 맞이한 밀알 사랑의 캠프(25일~27일)가 막을 내렸다. 실로 역동적인 캠프였다. 마지막 날은 언제나 그렇듯이 눈물을 가득 담고 곳곳을 응시하며 다녀야 했다. 철없는 10대 Youth 친구들이 장애아동들을 돌보는 모습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오기 ...
    Views32023
    Read More
  7. 쾌락과 기쁨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한다. “요즈음 재미 좋으세요?” 재미, 복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사는 맛이 있느냐는 것이다. 대답은 갈라진다. “그저, 그렇지요.” 내지는 “예, 좋습니다.” 사실 사람은 재미를 찾아 ...
    Views35172
    Read More
  8. 나에게 영성은…

    같은 인생을 살면서도 눈앞만 보고 걷는 사람이 있고, 내다보고 사는 인생이 있다. 중학교 동창 중에 희한한 친구가 있다. 남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을때에 미국을 품는다. 벼...
    Views31041
    Read More
  9. 밤나무 & 감나무

    나무마다 생긴 모양도 다르고 맺는 열매도 다양하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생김새가 다르듯 성향도 다 각각이다. 그것이 사람의 매력이다. 나무와 비교해 보자. 밤나무는 밤나무대로, 감나무는 나름대로 개성과 멋을 풍기며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 밤나무는 ...
    Views32629
    Read More
  10. 죽음과의 거리

    지난 주간 우리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만 했다. 젊은 목회자 가정에 불어 닥친 교통사고 소식에 모두는 말을 잃었다. 얼마나 큰 사고였으면 온 식구가 병원에 실려가야했고, 그 충격으로 세 자녀 중에 막내 딸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겨우 5살 나이에...
    Views33033
    Read More
  11. 생각의 시차

    한국의 지인에게 전화를 할라치면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 있다. ‘지금, 한국은 몇시지?’ 시차이다. 같은 지구별에 사는데 미국과 한국과는 13시간이라는 차이가 난다. 여기는 밤인데 한국은 대낮이고, 한창 활동하는 낮이면 반대로 한국은 한밤중...
    Views29890
    Read More
  12. 냄새

    누구나 아침에 눈을 뜨면 냄새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날씨, 온도, 집안분위기를 냄새로 확인한다. 저녁 무렵 주방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를 맡으며 식탁의 기쁨을 기대한다. 아내는 음식솜씨가 좋아 움직이는 소리만 나도 기대가 된다. 나는 계절을 냄새...
    Views31976
    Read More
  13. 야매 부부?

    지금은 오로지 장애인사역(밀알)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목회를 하면서 가정 사역을 하며 많은 부부를 치유했다. 결혼을 하고 마냥 행복했다. 먼저는 외롭지 않아서 좋았고 어여쁘고 착한 아내를 만났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행복했다. 하지만 허니문이...
    Views30576
    Read More
  14.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평탄한 길만 가는 것이 아니다. 험산 준령을 만날 때도 있고 무서운 풍파와 생각지 않은 캄캄한 밤을 지날 때도 있다. 그런 고통의 시간을 만날 때 사람들은 좌절한다.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하고 포기 해 버린다. 이 땅에는 성...
    Views31241
    Read More
  15. 상큼한 백수 명예퇴직

    부지런히 일을 하며 달리는 세대에는 쉬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언제나 일에서 자유로워져서 쉴 수 있을까?’ 젊은 직장인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해서 내 오랜 친구는 50에 접어들며 이런 넋두리를 했다. “재철아, 난 일찍 은퇴하고 싶...
    Views30898
    Read More
  16. 봄날은 간다

    봄은 보여서 봄이다. 겨울의 음산한 기운에 모든 것이 눌려 있다가 대기에 따스한 입김이 불기 시작하면 곳곳에서 생명이 움트기 시작한다. 숨어있던 모든 것들이 서서히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실로 봄은 모든 것을 보게 한다. 아지랑이의 어른거름이 아름...
    Views31655
    Read More
  17. 어린이는 "얼인"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요, 5일은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어린이날은 왠지 모든 면에서 너그러웠기 때문이다. 어른들도 야단치는 것을 그날만은 자제하는 듯 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어린이날은 우리에게 꿈을 주...
    Views33003
    Read More
  18. 장모님을 보내며

    수요일 오후 급보가 날아들었다. 근간 몇 년 동안 숙환으로 고생하시던 장모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난감한 것은 월요일에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장모님이기에 한국에 나가긴 해야 하는데 너무도 부담스러웠다. 월요일 뉴욕에서 열리는 행...
    Views32383
    Read More
  19. No Image

    아빠, 내 몸이 할머니 같아

    장애인사역을 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플 때는 희귀병을 앓는 장애인을 만날 때이다. 병명도 원인도 모른 채 고통당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와 가족들은 커다란 멍에를 지고 가는 듯 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2개의 희귀질병 앓고 있는 김새봄 양. 대학입...
    Views31129
    Read More
  20. 혹시 중독 아니세요?

    사람은 누구나 무엇엔가 사로잡혀 산다. 문제는 “얼마나 바람직한 것에 이끌려 사느냐?” 하는 것이다. 사로잡혀 사는 측면이 부정적일 때 붙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중독이다. 중독이란 말이 들어가면 어떤 약물, 구체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 없어...
    Views3309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