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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는 말에는 시간 속에 치유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소리 없이 나를 스쳐지나갔다.”는 것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의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는 뜻이 담겨있다. 시간은 전혀 형체가 없다. 하지만 시간과 더불어 역사는 흘러왔고 사람들은 시간의 치유를 받으며 오늘을 살고 있다. “시간이 나를 치유해 주었다.”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은 시간에는 놀라운 치유기능이 숨어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시간 속에 치유의 효능이 들어 있었음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리도 냄새도 없고 거기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시간이지만 그곳에는 무수한 성분들이 들어있다. 시간에는 다친 영혼을 치유하는 성분뿐 아니라 부끄러운 기억들을 잊게 해 주는 망각성분이 들어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담임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망각이라.”고. 하지만 망각이 없는 인생은 얼마나 곤고한지를 나이가 들어가며 깨닫게 된다. 망각 없이 모든 것을 차곡차곡 쌓아놓는 것이야말로 끔찍한 일이다. 감사하게도 시간은 “망각성분”을 가지고 걸러내며 살도록 인도하고 있다.

시간은 새로운 힘을 내어 큰 걸음을 내딛게 하는 “의욕성분”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인류역사가 시작되며 년, 월,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로 캘린더가 탄생한다. 따지고 보면 같은 날이다. 그 시간과 날에 의미를 부여하면 인생자체가 새롭게 다가온다. 새해가 오면 사람들은 새로운 의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새날, 새달’이라는 시간은 사람들로 하여금 마무리와 시작을 반복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던져준다. 시간에는 앞날에 꽃향기와 새소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성분”이 있다. 그 기대가 인생을 설레이게한다.

스쳐가는 시간에는 버릴 수 없는 성분이 아주 많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면 그 시간이 내 인생의 전환점(터닝포인트)이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는 아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간은 내게 가장 필요한 시간이었으며 나를 성숙하게 했던 순간임을 알게 된다. 60초가 1분이다. 60분이 한 시간이다. 그렇게 24시간이 지나가면 하루가 간다. 그런 달이 열두번 지나가면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사람들마다 생일을 즐겨 챙긴다. 생일축하를 편안하게 받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본인의 생일이 언제인줄도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사람의 생일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외로운 인생도 있다. 그래서 우리 밀알선교단에서는 한 달에 한번 꼭 장애인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순서를 가진다. 생일이 왜 중요할까? 내가 태어난 날이라서? 아니면 모두가 내게 관심을 가지는 날이라서?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일년이라는 삶을 무탈하게 지내온 것과 새로운 한해를 보장(?)받는 날이어서 일 것이다.

시간은 고무줄과 같다. 유난히 시간이 길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금식기도를 드릴 때이다. 몇 분 남지 않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의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시간이 더디 간다.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 첫아이를 출산 할 때에 일이다. 아내가 분만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까지 내 생애 가장 기나긴 시간을 경험해야 했다. 요사이는 분만실에 남편이 동석을 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사실 알고 보면 몇 분 아니 몇 초도 안 걸리는 시간인데 다급한 상황에서 맞이하는 시간은 더디기 이를데 없다. 반면 정신을 차릴 순간도 없이 지나가는 시간도 있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초시계를 작동시키고 시간과 더불어 ‘희노애락’을 경험하며 인생은 엮어져 간다. 다가오는 시간을 어떻게 대하며 그 시간과 어떻게 어우러지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그렇다. 사라지는 시간이 있는가하면 살아야 할 시간이 있다. 긴 것 같지만 결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짧은 것 같지만 생을 노래하기에는 충분한 신비함이 시간에는 있다. 시간은 다양한 매력을 가득안고 저만치서 다가왔다가 사라지고 있다. 시간을 사야한다. 지금을 살자! ‘황금’, ‘소금’도 귀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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